<사진설명>발원문을 읽고 있는 대중공사 회원들. |
승가의 세속화와 부도덕성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승가에 대한 내부적인 성찰과 비판 기능을 담당하게 될 ‘청정승가를 위한 대중공사’(가칭, 이하 대중공사)가 3월 중순 창립한다.
지난해 5월 몇몇 스님들에 의해 발의로 시작된 대중공사는 그 동안 10여 차례의 만남과 워크숍을 통해 향후 활동방향에 대해 논의해 왔으며, 지난 1월 15일에는 대전 장태산 자연휴양림 대회의실에서 설문조사를 통해 조계종 중앙종회에 대한 평가와 대중공사 발전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 창립준비위원장 만초 스님을 비롯해 대안, 동출, 선오, 종선, 종호, 지인, 진오, 하림, 지도, 성각, 혜안, 원명, 금강, 심산, 성원, 법수 스님 등 30여 명이 동참하고 있는 대중공사는 앞으로 특정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구체적 현실 사안을 진단, 반성, 비판, 대안을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실제 대중공사는 이날 워크숍에 앞서 중앙종회에 대한 설문분석을 토대로 중앙종회 측에 △토론과 종책생산의 역할 강화 △종회의원 특권화 되는 것 방지 △승가사회에 대한 도덕적 감시 기능 회복 △종책 생산을 위한 전문성과 상시성 견지 및 상임분과위 활동 강화 △공청회 등 여론수렴 확대 △종책모임을 합법적 연구모임으로의 전환 △종회사무처의 기능 강화 △종회 회의운영의 진지성 확보 △종회의원이 책임성 강화 등을 제언하기도 했다.
대중공사는 대중의 신뢰를 얻고 효율적인 비판 기능을 위해 어른 스님들을 중심으로 한 지도위원회를 구성해 자문을 얻는 한편 취지에 공감하는 40대 전후의 비구, 비구니 스님들이 중심이 된 실행위원회는 ‘법에 의지하되 사람에 의지하지 않는다(依法不依人)’는 정신으로 필요한 현실사안을 다룸으로써 생활이 수행이 되고 수행이 생활이 되는 풍토를 형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승가 및 재가자를 중심으로 연구위원회를 구성해 수행과 교화, 승가와 재가, 불교와 사회에 대한 진단과 연구 및 토론을 통해 방향과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각종 사안에 따라 재가단체들과 적극 연대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대중공사는 특히 이 모임이 종권을 멀리하고 순수한 성찰과 비판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관을 통해 중앙종무기관 교역직이나 종회의원 등의 참여를 배제하고, 또 회원들 중 종회의원 등을 지향할 경우 회원자격을 박탈한다는 방침이다.
대중공사 창립준비위원장 만초 스님은 “승가의 청정성은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비판으로부터 비롯된다”며 “대중공사가 창립의 순수성을 잃지 않고 자정의 기능을 다 할수록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