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능산리 목간은 사찰 건립 관련 장부”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7.01.24 13:20
  • 댓글 0

한국목간학회서 이 병 호 학예사 주장

<사진설명>능산리에서 출토된 사면목간.

최근 부여 능산리에서 출토된 목간들이 능산리 절과 관련된 목간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능산리 출토 목간들은 출토지점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나성 관련 목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통설이었다.

그런데 1월 10일 서울시립대에서 개최된 한국목간학회 제1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부여 능산리 출토 목간의 성격’을 발표한 이병호 국립부여박물관 학예사는 “능산리 고분군 8차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4면 목간이 능산리사지 축조와 관련된 목간”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 학예사는 “능산리 출토 목간들이 대부분 초기 자연배수로 상에서 출토되었으며, 이 지역의 지형이 북쪽은 높고 남쪽은 낮은 형태임을 감안할 때 이는 북쪽에 있던 건물터에서 흘러내려왔을 가능성이 높다”며 “자연배수로 북쪽에는 능산리사지가 위치해 있었고, 따라서 사찰의 유지와 관련된 사무, 특히 물품의 저장이나 출납을 담당했던 시설에서 버린 목간”이라고 주장했다.

이 학예사는 이 목간들이 폐기된 시점을 6세기 후반 무렵 즉 성왕이 죽은 이후로 추정했다.

4면 목간과 함께 출토된 와당이나 서배수로와 연결된 배수시설의 배치관계 등을 볼 때 금당지가 건립되거나 완성되고 회랑지가 건립되기 시작하던 6세기 무렵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목간들에 기록된 내용들은 무엇을 담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이 학예사는 1·2면의 지약아식미기(支藥兒食米記)에서 지약아는 어떤 건물이나 시설에 쌀을 지급한 내역을 담은 장부이며, 지약아는 그 명칭상 주술사의 활동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3면은 식미 관련 기록을 지운 다음 사용한 2차 목간이며, 4면 목간은 지약아라는 어떤 건물이나 시설에서 능산리사지의 건립에 동원된 지방민들에게 쌀을 지급한 내역을 기록한 장부라고 설명했다.

불과 수년전까지만 해도 발굴현장에서 발견되는 버려진 나무조각에 불과하던 목간들이 최근 한국고대사의 비밀을 푸는 열쇠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출토된 목간들은 대부분 짐꾸러미나 관청의 간략한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된 내용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불교사와는 그다지 큰 관련이 없는 자료로 간주돼왔다.

이번에 발표된 이병호 학예사의 주장은 사지와 목간을 연결시켜 해석했다는 점에서 불교사 연구자들에게 큰 주목을 끌고 있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