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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 善業 쌓고 있는지 점검하라”

기자명 법보신문
  • 선정
  • 입력 2007.02.0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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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애관 지도 서울고법 김 경 종 수석부장판사

“자애관은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진심으로 간절하게 정신적·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것이고,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나와 같이 행복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개발해서 유지하는 수행입니다.”

보리수선원에서 자애관 수행 지도를 하고 있는 김경종(54) 서울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는 나와 남의 행복과 편안함을 발원하는 것이 자애관 수행이라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지난 1999년 어느 암자에서 평소 인연이 있던 스님의 소개로 붓다락키타 스님을 처음 만나면서 위빠사나 수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수행을 통해 무상·고·무아를 체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면서 위빠사나 수행자의 길로 들어섰다.

99년 위빠사나수행 첫 경험

2000년 보리수선원이 설립된 이후 본격적으로 수행에 입문한 김 판사는 휴가철이면 어김없이 1주일 집중수행에 참여했다. 2년을 매일같이 수행하면서 어느 날인가 고요함이 찾아왔고, 그때부터는 수행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위빠사나는 경전 그대로가 수행체험으로 이어진다”는 김 판사는 “수행을 하면서 잘못된 길로 가지 않고 자신이 바르게 수행하는지 알 수 있는 것이 위빠사나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수행 단계마다 지도를 받고 스승에게 검증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위빠사나 수행의 장점으로 꼽았다.

위빠사나 수행은 시시비비를 명확하게 가려야 하는 판사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된다. “수행을 하면서 평상시에 알아차림이 많아지는 것은 물론, 탐욕·성냄·미움을 순간 순간 알아차림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나 자신을 알게 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법정에서 판결을 내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김 판사의 설명이다.

수행은 개인사에 있어서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2002년 부친이 병원에서 사경을 헤맬 때 김 판사는 2시간씩 수행을 한 연후에 편안한 얼굴로 부친을 대했다. 그 덕분에 부친이 세상을 떠날 때도 편안한 마음으로 보낼 수 있었고, 부친 역시 편안한 모습으로 떠날 수 있었다.

수행은 일상생활에서의 변화도 불러왔다. 판결이나 자녀들과의 문제 등에 있어서 잘한 일은 스스로 흥이 나서 흥분하게 되고,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스스로를 책망하고 후회하면서 생각이 끊어지지 않아 불면의 밤을 보내기도 했으나, 알아차림을 하면서 편안하게 잠을 청할 수 있게 되었다.

알아차림이 판결에 큰 도움

자신 스스로 수행을 통해 이런 변화를 체험한 김 판사는 붓다락키타 스님의 권유로 자애관 수행지도를 하기 시작했다. “수행지도는 나 자신을 점검하고 수행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선업을 쌓는 길이기도 하다”는 것이 김 판사의 생각이다. 때문에 알아차림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아침·저녁으로 30분∼1시간 정도 좌선 수행을 하고 있다. 김 판사는 “일어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면 일상에서 개념과 관념에 휘둘리게 된다”며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는 위빠사나 수행을 하면 생활의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수행의 이익을 설명했다.

위빠사나 수행을 만나기 전에 오랜 세월 대승불교 법문을 들었던 김 판사는 깨달음을 선업을 쌓는 것으로 설명한다. 그는 “위빠사나 수행을 하면서 깨우쳤다고 해서 스스로 깨우쳤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으며, 말로 드러내기 전에 스스로 노력하고 선업을 쌓고 있는지 확인하는 마음자세가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 그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선한 마음을 갖기 위한 것이 수행이고, 이 순간 선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가 하는 점검이 중요하며 이것이 쌓이면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고 깨달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사진설명>보리수선원을 찾은 불자들이 김경종 판사의 자애관 수행법 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어 “수행은 지혜를 얻는 과정이기 때문에 직접 체험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초보수행부터 수행기회를 많이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전과 법문에 지나치게 의지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2월 12일자로 울산지방법원장으로 승진 발령된 김 판사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정신적 가치에 관심을 갖고 수행에 입문하면 세상이 변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올바른 과정을 거쳐 자신에게 만족할 때 일반인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라며 “수행을 하면 현재의 자신에게 만족하고 순간에 최선을 다할 수 있으며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수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행은 지혜 얻는 과정

김 판사는 자애관이 필요한 이유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나 자신에 대해 좋다 나쁘다는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자애를 1주일 정도 하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용서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김 판사는 “나와 적대적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보내는 자애심이 나 스스로에게 보내는 자애심과 같은 정도가 될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며 자애관은 스스로 노력해서 개발하는 수행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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