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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조사선원장 현 웅 스님 특별기고

기자명 법보신문
  • 선정
  • 입력 2007.02.12 11:08
  • 댓글 0

자기만 아는 禪, 그것을 알아 무엇하겠나
話頭 타파와 見性에 대한 小考

견성(見性), 그것은 성품(性品)을 본다는 말이다.

그러나 요즈음 선문에서 보면 화두를 타파하니 옛 공안(公案)상에 막힘이 없어 그 공안마다 답이 딱딱 맞아 나와야 한다고 떠든다. 그리고 이 답이 안 나오면 견성은 아니라고 떠든다. 또한 아무도 이 공안에 답한 사람이 없고 오직 본인만이 답을 해놓았다고 떠든다.
그렇다. 옳은 답도 나와야 한다. 또 이치 길도 터득돼 있어야 한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이사(理事)무애가 되어 있는가?

견성의 의미로 보면 이사무애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건 행리(行理)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 삶 속에서 경계를 만나면 피하지 말고, 그 경계에 물들지도 않고 또한 걸림도 없어야 한다. 그리고 그 경계 속에서 지혜가 나와서 그 만나는 경계를 역순에서 순으로 바뀌어지게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백천공안에 막힘이 없다고 떠들면서 경계에는 매여 있다면 그것도 옳은 견성이냐는 것이다. 난 이렇게 본다. 이런 분들은 선리(禪理)는 아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성품을 바로 봐 깨쳤다면 이치만 밝은 게 아니고 삶이 밝아지고 경계 또한 삶 속에서 밝아져 나와야 한다.

후학들은 이치를 설해준 법리만 믿고 그런 것에 주눅이 들어 눈을 바로 못 뜨고 바른 선의 길을 못 들어가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선문의 길에 못 들어가고 저절로 알고 모르는 것에 얽어매어 놓고 만다. 옛 사람들의 선지식과 요즈음의 선지식 차이가 이런데 있지 않나 생각한다. 선을 지도하는 분들은 이런데 더 진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발심동기를 만들어 주어야 하고 스스로 자심(自心)이 불(佛)이라는 신심(信心)을 가지게 해야한다. 그리고 법에 대한 바른 소견을 갖도록 법리(法理)를 설해 주어야한다. 남이 경험 못한 것을 경험했다고 혼자 우뚝 선 것처럼 하여 이것을 알아야한다는 등 이 도리에 삼세제불의 안목이 갖추어져 있다고 떠들어댄다.

그 메아리는 어디를 향하여 가다가 사라질 것인가! 군중 속에 돋보이는 것보다 군중 속에 묻혀 그 군중이 밝아지는 것이 이사를 겸비한 밝은 선지식이 아니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선의 전통은 사장 될 것이 뻔하다. 이런 선은 사람을 구속하기 때문이다. 선이 사람을 구속해 놓는 것은 선의 바른 길이 아니다. 이건 전통 선이 못된다. 소위 인가를 수 십 번 받고 공안에 안 막힌다 한들 이 삶 속 어디에 필요한 선이겠는가! 이런 이들은 자기만이 안다는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럴까? 그런 선을 알아서 무얼 하자는 건가!

물론 그 정도만 되어도 법에 대한 바른 소견은 갖추어져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불교가 여기에서 한 번 더 못 나간다면 다시 어두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선리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그 터득한 이치 길 마저 버리고 삶 속에 활발발하게 살아 있는 선이 나와야 사람에게 큰 이익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선(禪)이 불(佛)의 마음이고, 불의 마음이기에 그 언어와 행이 바르게 나와 부처의 말을 살려내고 이 현실 삶 속에서 사람사람 속에 부처가 있음을 증명해주는 부처를 대신하는 옳은 선지식(善知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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