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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도 나눔도 단짝 도반 있어야 늘어요”

기자명 법보신문
  • 복지
  • 입력 2007.03.26 09:53
  • 댓글 0

7년 반찬 조리 봉사 박정자-황의란 보살

매주 화요일은 도봉서원복지관서 자비행
20년 도반 인연…법명도 원덕행-원덕화

<사진설명>20년 도반 박정자, 황의란 보살은 화요일마다 반찬 조리 봉사를 하고 있다.

“황 보살이 안 보이네. 오늘은 좀 늦으려나? 혹시 무슨 일이 생겼나?”

무료급식소에 들어서자마자 두리번거리며 황의란(62·원덕화) 보살을 찾는 박정자(60·원덕행) 보살. 봉사활동은 물론 늘 붙어 다니니 황 보살이 보이지 않으면 내심 노심초사다. 결국 휴대폰을 꺼내 들고야 만다. 그렇게 목소리라도 들어야 안심이 되는 모양이다.

박 보살과 황 보살은 단짝이다. 번지수만 틀리지 주소도 도봉구 도봉 2동이다. 시장 갈 때도 같이 집을 나선다. 서로 알고 지낸지 벌써 20여 년. 그 동안 강산이 두 번은 변했을 터인데 여전히 변함없는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수행의 한 방편으로 봉사를 택한 도반으로서의 인연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매주 화요일 오전 12시면 진각복지재단(대표이사 회정) 도봉서원종합사회복지관(관장 전승범) 무료급식소에 어김없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박 보살과 황 보살. 2001년 복지관에 무료급식소가 생긴 후부터 여태껏 함께 도시락 반찬 조리와 포장 봉사를 하고 있으니 7년째다. 지금은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소속 화목회로 활동 중인 이들이 싸는 도시락 120여 개는 지역의 독거노인, 재가 장애인 등 소외이웃들에게 주린 정과 배고픔을 채워주고 있다.

“사실 이웃사촌으로 알고 지내다가 도봉서원종합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같이 하면서 급속히 가까워졌어요. 저녁 찬거리를 하러 장 보러 나갈 때면 같은 것을 골라 그날 식단이 똑같았던 경우도 있었지 뭐에요.”(황의란 보살)

“더 좋은 것은 원찰은 달라도 좋은 법회가 있으면 서로 앞 다퉈 가자고 말해요. 성지순례도 꼭 함께 가고요. 지난 번 낙산사 화재 땐 낙산사에 들러 원만히 도량이 제 모습을 갖추게 해달라고 부처님께 기도드렸어요. 둘이서 함께 염원하니 신심도 쑥쑥 크네요.”(박정자 보살)

박 보살과 황 보살은 60줄로 접어든 인생의 제 2막을 봉사활동으로 열기 시작했다. 60대에 접어든 적지 않은 나이지만 봉사활동에서 오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지론.

“아버님, 어머님 같은 분들과 이생을 불편한 몸으로 살고 있는 분들이 모두 부처님과 다르지 않고, 이들에게 따뜻한 도시락 한 끼를 공양한다고 생각하면 부처님 법대로 살고 있구나 싶어 환희심까지 느껴집니다. 오늘도 하나 배우고 가는구나 생각합니다.”

이제는 반찬을 조리할 때 척하면 척하고 손발이 착착 맞아 뭘 원하는 지 알 정도라니 그야말로 이심전심, 염화미소의 경지에 이르렀다. 하지만 박 보살과 황 보살은 봉사를 하면서 단순히 삶에 보람을 느끼려고 한다면 쉽게 지친다고 경계한다. 돈독한 신심이 수반되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 황 보살은『반야심경』독송과 관세음보살 염불을, 박 보살은 『지장경』독경과 『천수경』독송을 매일같이 거르지 않고 해오고 있다.

청정수행의 사표인 곡성 성륜사 故 청화 스님으로부터 도봉산 광륜사에서 원덕화, 원덕행이라는 법명도 사이좋게 받은 두 보살. 보시바라밀을 수행의 첫 덕목이며 공덕의 첫 손으로 꼽는 이들이 바로 무명을 밝혀나가는 도반들이다.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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