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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제가 곧 입재…365일 안거 각오로 수행”

기자명 법보신문
  • 정진
  • 입력 2007.03.26 10:09
  • 댓글 0

부산 미타선원, 첫 산철 결제에 50명 입방
참선안심법문-수행문답으로 선정력 향상

<사진설명>미타선원 시민선방에서 수행중인 재가불자들이 산철 결제 정진을 하고 있다.

“선악과 일체 모든 것은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말미암은 것임을 알지니, 그런 까닭에 ‘마음이 근본’이니라. 만약 해탈을 구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모름지기 근본을 알아야 한다. 만약 이런 이치를 통달하지 못하고 쓸데없이 노력을 허비하여 바깥 모양에서 구한다면 옳지 않느니라.” - 대주혜해 스님 『돈오입도요문론』

토요일 오후, 부산을 대표하는 쇼핑과 문화의 거리 광복로를 지나 최근 불도 부산의 수행일번지로 성장하고 있는 용두산 미타선원(주지 하림)에 들어섰다. 법회가 있는 날이 아니기 때문에 도량은 고요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앞선 불자의 뒤를 따라 들어선 시민선방에는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불자들이 가부좌를 하고 앉아 수행의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미타선원은 올해 처음으로 산철 결제 방부를 들였다. 3월 19일부터 시민선방인 선열당과 안심당에서 시작된 산철결제에는 50여 명의 재가선객들이 방부를 들였다. 산철은 여름과 겨울에 각각 3개월씩 이어지는 하안거와 동안거 사이에 수행자들이 만행을 할 수 있는 승가(僧家)의 유행기(遊行期)를 말한다.

산중의 스님들도 바랑하나 둘러메고 만행을 떠날 시점에서 “해제했다고 수행의 끊을 놓을 수는 없다”는 마음 하나로 미타선원에 방부를 들인 불자들은 모두 50명이다. 지난 겨울 미타선원이 처음으로 재가불자들의 동안거 방부를 받았을 때 20여 명이 동참했었다. 따라서 선원 문을 연 이래 처음으로 시행하는 산철결제 입방자 수가 안거 입방자의 2배를 넘어선 것이다. 남녀와 노소의 구분 없이 다양한 계층이 참여한 산철결제에는 기존에 수행을 해왔던 구참 수행자와 초심자가 절반정도씩이다. 처음으로 동안거를 회향하고 또 처음으로 산철결제를 시행하는 시민선방으로서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무엇이 불도 부산의 재가불자들을 선객으로 만들었을까.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수행도량이라는 점이 미타선원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누구나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집중해 수행하고 싶은 공간이 필요할 때에 언제나 찾을 수 있는 곳이지요.” 미타선원 입승 혜성 스님의 설명이다.

미타선원은 5월 16일까지 2개월 동안 이어지는 산철결제 기간 중에도 오전 9시∼11시, 오후 2시∼4시까지 하루 두 차례 4시간만큼은 안거 때와 똑같이 입선하고 방선한다. 그리고 그 외 시간에는 자율수행이 이어진다. 24시간 선원을 개방하고 있어서 직장인 불자들은 주로 저녁시간을 이용해 수행을 하고 있다. 결국, 수행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언제든지 수행정진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미타선원 선방에서는 스님과 재가불가 함께 수행을 한다. 하지만 선원운영과 수행력 증진의 효율성을 위해 구참자는 선열당에서, 초심자는 안심당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자리를 분배했다. 이에 따라 스님은 초보자들에게는 안심법문을 통해 수행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고, 나름대로 수행이력이 붙은 구참자들과는 수행문답을 통해 수행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미타선원 산철결제에 입장한 초심자들은 대부분 매주 토요일 열리는 참선안심법회 참석자들이다. 선어록을 비롯해 경전해설과 참선의 기초를 설명하는 안심법회 참석자들이 발심해서 수행자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그동안 안심법회에 참석해온 불자들에게는 첫 실참수행인 셈이다.

미타선원 시민선방에는 청규가 있고 용상방이 있다. 소임을 나누는 용상방에는 입방자 전원이 도량청소를 할 수 있도록 구역이 지정돼 있고, 공양보조 시간도 정해져 있다. 그리고 선원 청규의 제1은 화합이다. 또 매월 초하루법회 참석과 보름마다 진행되는 제방의 선지식 친견도 지켜야 할 청규에 포함된다.

참선수행 초보자 주부 손미숙 씨(안덕행, 48)는 “참선은 나와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알았는데 참선안심법회에 참가하면서 산철 결제를 결심했다”며 “집착보다 수행을 통해 비우며 인생을 회향하고 싶다”고 산철결제에 방부를 들이 이유를 밝혔다. 10년째 참선수행을 하고 있는 한 참가자는 “이제야 고향을 만난 것처럼 편안하다”며 “스님의 지도는 간화선, 위빠사나의 구분을 넘어서 참선을 위한 기초를 잡아주기 때문에 수행을 위한 확실한 길잡이가 된다”고 설명했다.

미타선원 주지 하림 스님은 “좌선 수행에 있어서 도움이 될만한 어록과 경전에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바로 지금, 앞 생각, 뒤 생각을 쉬는 데 있다”며 “방편 이전에 참선 수행의 기본을 다지는 데 주력해 ‘수행중심도량’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선원 운영방침을 소개했다. 051)253-8687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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