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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구정경 다음으로 오래된 다라니 발견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7.07.16 16:25
  • 댓글 0

고려 보살상서 1007년작 목판인쇄물 나와
5월 문화재청·발굴조사단 조사 도중 발견

세계 최고 목판인쇄물 무구정광다라니경 다음으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이 최근 안동 보광사에서 발견됐다.

문화재청과 조계종 문화유산발굴조사단은 7월 16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동 보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과 복장유물 수습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유물들을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13세기 목조관음보살좌상과 보협인다라니, 정원신역화엄경소, 소전동, 인본다라니, 비단 저고리 등 인쇄사·복식사에 상당히 중요한 유물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유물은 이번에 발견된 보협인다라니경은 그동안 국내의 보협인다라니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1007년 총지사 판본이다. 그동안 총지사 판본 중 소재가 알려진 것은 김원섭 씨 소장본과 월정사 소장본인데 김원섭 씨의 본은 도난당하고 월정사본은 아직까지 보존처리를 하고 있어 현물을 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이번에 발견된 보협인다라니경은 最古 보협인다라니경 중에서도 실물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유일본에 해당된다.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 문화유산발굴조사단은 ‘불교문화재 일제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안동시 도산면에 소재한 보광사를 조사하던 중 기존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13세기 『목조관음보살좌상』을 발견하였다. 그런데 이 불상의 촬영을 위해 불상을 옮기는 과정에서 불상 안에 들어있던 복장물들이 흘러내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보상살의 밑면을 확인한 결과 복장 봉함판과 대부분의 복장유물은 이미 사라진 상태였고, 복장유물 일부가 남아있었다.

현재 복장유물은 조사와 함께 응급조치 후 불교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져 보관되고 있으며, 문화재청과 문화유산발굴단은 앞으로 유물의 보존처리와 함께 심도 있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1. 목조관음보살좌상(木造觀音菩薩坐像)   

보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높이 111㎝, 무릎 너비 70.5㎝)은 기존에 학계에 알려져 있지 않던 불상이다. 신라 금관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화형보관(花形寶冠)을 비롯하여 섬세하고 아름다운 장식으로 화려하게 멋을 낸 보살상이다. 오른다리를 왼다리 위에 편안하게 올렸고, 오른손은 엄지와 중지를 둥글게 맞대었고, 왼손 역시 엄지와 검지를 둥글게 맞대고 무릎 위에 올려 설법인(說法印)을 취하고 있다.

화려한 보관에 걸맞게 보살상 또한 걸작이다. 이국적이면서도 우아한 귀족풍의 얼굴 모습, 단엄하면서도 안정된 신체 비례, 간결하지만 탄력 넘치는 주름 표현, 불상 몸체 전반에 걸쳐 정교하게 장엄한 영락장식 등은 화려하게 꽃을 피운 고려시대 품격 높은 불교문화의 한 단면을 선명하게 대변하고 있다.

이 보살상은 안동 봉정사 「목조관음보살좌상」(1199년 제작 추정)과 모든 면에서 유사하지만 양감이 강조된 이국적인 얼굴 모습, 당당해진 신체, 간략화된 무릎 주름 등은 서산 개심사 「목조아미타불좌상」(1280년 하한), 서울 개운사 「목조아미타불좌상」(1274년경), 화성 봉림사 「목조아미타불좌상」(13세기 후반, 1362년 하한) 등과 친연성이 확인된다.

따라서, 이 관음보살상은 우리나라 불상에서 13세기 전반과 중반을 잇는 귀중한 상으로 평가되며, 아직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는 13세기 고려 불교조각사 연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2. 『일체여래심비밀전신사리보협인다라니경(一切如來心秘蜜全身舍利寶篋印陀羅尼經, 이하 ‘보협인다라니경’)』  

이 자료는 크기가 32×45㎝로 세로로 길게 인쇄되어 있으나 내용상으로 구분한다면 3단과 2단으로 구분한 5판(板)의 연결이므로 각각으로 볼 때 5장(張)에 해당한다. 이러한 인쇄는 본디 인쇄 후 잘라서 연결하여 권자본이나 첩장의 형태로 만들었으나 여기서는 그러한 과정을 생략하고 있으므로 복장을 목적으로 인출(印出)된 것이라 생각된다. 낱장으로 3~4장 뭉쳐서 복장되어 1~3판은 3장, 4~5판은 20장이 수습되어 전체는 23장이다.

권수에는 ‘고려국총지사주진염광제대사석홍철경조보협인경판인시보안불탑중공양시통화이십오년정미세기(高麗國摠持寺主眞念廣濟大師釋弘哲敬造寶篋印經板印施普安佛塔中供養時統和二十五年丁未歲記)’ 라는 조성자와 간기(刊記)가 나타나고 있다. 총지사(摠持寺) 주지인 진염(眞念) 광제대사(廣濟大師) 홍철(釋弘哲)이 보협인다라니경(寶篋印陀羅尼經)을 조조(雕造) 인시(印施)하고 불탑(佛塔) 중에 봉안하여 공양(供養)하기 위함으로 개판 시기는 통화(統和) 25년 정미(丁未)이다. 우리나라의 기년(紀年)으로는 고려 목종(穆宗) 10(1007)년에 해당한다.

다음에 변상도가 이어지는데 변상도는 보협인다라니경(寶篋印陀羅尼經)의 내용을 그림으로 묘사한 것으로 일반변상도의 성격과 같이 경문(經文)의 내용을 표현한 것이다. 중국 오월(吳越)의 975년 개보판(開寶板) 변상도보다 그림의 구도가 더 치밀하며, 형식적이지 않고 경문의 내용을 더욱 세밀하게 설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구도나 사물의 묘사가 매우 사실적이다. 한국 판화미술사에 있어서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본문은 권두제(卷頭題) 다음부터 시작되며 계선(界線)은 없이 상하간 4.8~5.1㎝이며, 각 행(行)마다 주로 9자(字), 경우에 따라서는 10자(字)씩 되어 있다. 글자의 크기는 일정하지 않으며, 서체는 신라대(新羅代)로부터 사용해 오던 사경체(寫經體)로서 구양순체(歐陽詢體)를 바탕으로 하였다. 자획 하나 하나가 뚜렷하며 판 전체가 균형있고 묵광(墨光)도 선명하다. 이것은 고려 인쇄술의 발전상과 우수성을 잘 나타내 주는 예이다.

경의 내용은 보협인다라니(寶篋印陀羅尼) 40구(句)의 공덕을 설한 것으로서 이를 독송(讀誦)하여 받아들이면 일체여래(一切如來)의 위신력(偉信力)과 서원력(誓願力)에 의한 호념(護念)으로 모든 번뇌에서 해탈할 수 있고 지옥에 떨어진 사람은 극락에 갈 수 있고 질병을 가진 자는 쾌유하여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고, 각종의 난해(難解), 공포, 저주도 물리칠 수 있으며 빈궁에 처한 사람도 헤아릴 수 없는 복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수록하고 있다.

「일체여래심비밀전신사리보협인다라니경(一切如來心秘密全身舍利寶篋印陀羅尼經)」의 목판 권자본은 현재 전하고 있는 고려(高麗) 최고의 문화유산이며, 또한 고려 대장경의 개판사업의 터전을 구축해 주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높다. 지금 전하는 것으로는 일본 동경박물관(東京博物館) 소장본이 있고, 국내에서는 고(故) 김완섭(金完燮) 소장본이 알려져 있었으나 현재 행방불명이라 하므로 이번에 발견된 보협인다라니가 국내에서는 유일한 자료가 되었다.

이 보협인다라니경은 5개 판을 차례로 위에서부터 찍었기 때문에 장정(裝訂)하기 이전의 형태로서 인쇄사나 다라니의 간행사로 볼 때 그 원형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인 동시에 서지학·미술사·불교사 연구에 있어서도 중요한 자료가 되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게 평가된다.

3. 『범서총지집(梵書摠持集)』대비로자나성불경등일대성교중일승제경소설일체비밀다라니(大毗盧遮那成佛經等一代聖敎中一乘諸經所說一切秘密陀羅尼) 

이 자료는 전체가 4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습된 것은 39장으로 8장이 결장(缺張)되어 있다. 형태 면에서 보면 인쇄 후 낱장의 상태로 2~3장씩 뭉쳐서 복장되었던 관계로 위치도 다르고 각장마다 수량의 차이가 있다. 사주에 변란(變欄)이 있고 계선(界線)은 없으며, 장차(張次)의 구분은 각장에는 순차가 ‘이복(二卜)’, ‘오복(五卜)’ 등으로 장차(張次)의 단위가 ‘복(卜)’으로 되어 있고 결장(缺張)된 것은 23, 24, 25, 29, 33, 37, 38, 42장이다.

제목은 『범서총지집일부(梵書摠持集一部)』이며 행을 달리하여 ‘대비로자나성불경등일대성교중일승제경소설일체비밀다라니(大毗盧遮那成佛經等一代聖敎中一乘諸經所說一切秘密陀羅尼)’라는 부제(副題)를 달고 있다. 내용은 대일경 등 기타 다른 경전에서 언급된 비밀다라니 즉, 진언을 수록하였다. 1장에는 제목에 이어 6개의 원형 만다라에 진언(眞言)으로 구성되어 있고, 2장은 4개로 되어 있으며 3장부터는 제목은 한자(漢字)로, 내용은 범자진언(梵字眞言)으로 되어 47장까지 전체 진언 수는 400여종이 된다. 끝에는 ‘시경오세육월복일해동장안광제포개판인시무궁 봉축 성수만년겸기법계유식함령공증보리자 선사사원중교(時庚午歲六月卜日海東長安廣濟鋪開板印施無窮 奉祝 聖壽万年兼冀法界有識含靈共證菩提者 禪師思遠重校)’라 하여 경오(庚午) 6월에 평양 광제포에서 개판(開板) 인시(印施)하고 왕의 수(壽)를 누리고 법계는 두루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기원과 함께 선사(禪師) 사원(思遠)이 중교(重校)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그 시기는 ‘경오육월복일(庚午六月卜日)’로 함께 있었던 다른 자료의 간기와 대조하면 개판 시기는 1150년으로 추정된다. 1166년의 「대비로자나성불경등일대성교중무상일승제경소설일체비밀다라니(大毗盧遮那成佛經等一代聖敎中無上一乘諸經所說一切秘密陀羅尼)」와 내용과 구성은 완전히 같으나 제목에 『범서총지집일부(梵書摠持集一部)』가 없고 ‘무상(無上)’이 추가되어 있으며, 다만 장차 표시에서 ‘복(卜)’과 ‘장(丈)’으로 혼합되어 있는데 ‘장(丈)’의 표기는 초조대장경의 장차 표시 중의 하나이다. 진언 수는 495종을 수록하고 있다. 1218년 금산사(金山寺)에서 발원하고 개태사(開泰寺)에서 간행한 범서총지집도 「대일경등일대성교제경중소설일체비밀타라니(大日經等一代聖敎諸經中所說一切秘密陀羅尼)」인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약간의 표현 차이는 있지만 비교해 보면 체제는 같으나 1~2장에 원형 만다라는 없고 법신진언(法身眞言)을 위시하여 진언 수는 595종을 수록하고 있다. 1302년 아미타불 복장자료의 범서총지집도 제목은 『범서총지집일부(梵書摠持集一部)』이며 행을 달리하여 「대비로자나성불경등일대성교중일승제경소설일체비밀다라니(大毗盧遮那成佛經等一代聖敎中一乘諸經所說一切秘密陀羅尼)」라는 부제(副題)는 같으나 1218년 다라니와 비교하면 구성과 체제는 다르지만 수록된 진언의 순차는 같고 전체 합이 432종으로 훨씬 적다. 따라서 1166년대 간행된 다리니와 같은 종류임을 알 수 있어, 이와 비슷한 시기인 1150년경으로 추정할 수 있다.

참고로, 중교(重校)한 사원(思遠) 스님은 금구금산사혜덕왕사진응탑비(金溝金山寺慧德王師眞應塔碑, 1111년) 음기(陰記)에 중대사(重大師) 사원(思遠)이 등장하지만 동일인물인지는 알 수 없다.

이 범서총지집은 평양 광제포에서 선사(禪師) 사원(思遠)이 교정하여 간행된 것으로 현재 알려진 것이 없는 유일한 것이며, 현존 범서총지집 중에서 가장 빠른 시기의 간행물이라 할 수 있다. 인쇄의 상태도 비교적 좋고 지질이나 판각술은 고려의 인쇄문화의 특징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서지학 및 밀교사상과 다라니 연구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

4. 『정원신역화엄경소 권6(貞元新譯花嚴經䟽 卷六)』단간(斷簡)

절첩본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 교장(敎藏)이다. 전·후(前後)가 없는 1장으로 상하에 변란(變欄)이 있고 상하간은 28㎝, 무계(無界), 전엽(全葉) 30행 20~22자. 판심제는 정원화엄소(貞元花嚴䟽), 권차(卷次)는 육(六), 장차(張次)는 십일(十一), 각수(刻手)는 영문(永文)이라 되어 있다. 판각이 정교하며 인쇄도 깨끗하다.

일본 다이도큐기념문고(大東急記念文庫) 소장본인 『정원신역화엄경소』권제10(貞元新譯花嚴經䟽 卷第十) 말(末)에 ‘수창원년을해고려국대흥왕사봉선조조(壽昌元年乙亥高麗國大興王寺奉宣雕造)’라 하여 고려 헌종 1(1095)년에 교장도감에서 판각된 판본이라 당시 고도로 발달하였던 인쇄문화를 입증해주는 자료이다.

5.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단간(斷簡)

장엄정토분 제십(莊嚴淨土分 第十)에 해당되며, 전·후(前後) 이은 부분이 떨어져 없는 상태이나 고려시대 목판본(木版本)이다. 상하에는 변란(變欄)이 있으며 유계(有界), 1행의 자수는 10자(字), 크기가 16×37.7㎝이며, 수량은 1장이다.

6. 『백지묵서불설인왕반야바라밀경(白紙墨書佛說仁王般若波羅蜜經)』단간(斷簡)

백지에 묵서로 쓴 『불설인왕반야바라밀경(佛說仁王般若波羅蜜經)』의 ‘관공품(觀空品)’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고려 중엽의 사경이다. 전·후가 결락(缺落)되었으며 계선이 있고 1행의 자수는 21자(字)이며, 크기는 27.5×76㎝로 1장이다. 처음에 복장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7. 『소전동(所詮童)』단간(斷簡)  

판심제를 서명으로 하였으며 제26과 제27에 해당되는 절첩본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 고려 교장(敎藏)으로 2장이다. 목판본(木版本), 상하에는 변란(變欄)이 있으며 상하간 21㎝, 무계(無界), 전엽(全葉)은 30행(行) 22자(字)이며, 인쇄는 깨끗하지 못하다.

8. 『잡문(雜文)』단간(斷簡)    

 

서명은 판심제로 하였으며, 정손(丁遜)의 ‘법계관문초서’(法界觀門鈔序)가 있는 1장으로 장차(張次)는 43이다. 목판본(木版本), 사주단변(四周單邊), 유계(有界), 반엽(半葉) 9행(行)20자(字), 상하향흑어미(上下向黑魚尾)이다. 낱장이기는 하나 인쇄는 깨끗하다.

9. 『범자다라니(梵字陀羅尼)』

31.7×34㎝의 크기에 지름 24㎝ 원내에는 약 20줄의 진언이 판각되어 있다. 그 중앙의 여래는 대일여래(大日如來)로 추정되며 원주에 배열된 제불(諸佛)의 인(印)들은 태장계(胎藏界) 만다라에서 보이는 각종 진언(眞言)이나 범자불형상(梵字佛形象)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판각의 상태나 만다라의 형식적인 면, 밀교적인 시대상을 미루어 보면 고려시대의 것으로 처음 복장할 때의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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