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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 방한 불씨 지피나

기자명 법보신문
  • 사회
  • 입력 2007.09.10 09:56
  • 댓글 0

혜총 스님 초청 발언에 中 긴장 역력
대사관, 간담회 자청 등 발빠른 ‘경계’

“포교원의 수장으로 있는 이상 (달라이라마 방한이) 성사되도록 일조를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약속한다.”

최근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 스님의 ‘달라이라마 방한 추진’ 발언이 알려지면서 교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티베트 망명정부와 중국, 우리 정부를 둘러싼 미묘한 정치역학구조를 감안한 완곡한 표현임에도 이해 당사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특히 중국 대사관측은 교계 기자간담회를 자청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겉으로는 한중불교교류에 대한 의견을 경청하기 위한 자리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오비이락(烏飛梨落)의 느낌을 희석시키기에 역부족으로 보인다.

달라이라마 방한과 관련된 혜총 스님의 발언은 지난 8월 30일 포교원을 방문한 티베트 여성 수행자 프로젝트 린첸 칸도 총재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였다.

이날 린첸 총재는 “달라이라마가 한국의 불자들을 만나고 싶어 한다”며 혜총 스님의 도움을 요청했고, 이에 대해 혜총 스님은 “(그동안 방한이 성사되지 않은 것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정치적 역학 구도 때문에 중국의 영향력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양해를 구한 뒤 “달라이라마 방한이 되도록 노력 하겠다”고 확답했다.

또 “티베트가 중국에 합병 당할 당시 스님들과 함께 반대 시위를 했다”며 티베트 불교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린첸 총재가 방한은 불교여성개발원, 원불교여성회, 참여불교재가연대의 초청을 받아 이뤄졌다. 티베트 망명정부에서 내무부와 보건부 장관을 지낸 티베트를 대표하는 여성 지도자로 티베트 여성들의 자립과 복지, 수행을 돕는 티베트 여성수행자 프로젝트의 수장을 맡고 있다. 따라서 그의 국내 일정 대부분도 이런 목적에 따라 진행됐다.
그러나 린첸 총재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그가 달라이라마의 막내 동생인 켄도최겔 림포체의 부인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달라이라마의 복심(腹心)이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혜총 스님과 린첸 총재의 만남에 남다른 무게감이 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린첸 총재 초청을 주도한 교계 단체가 혜총 스님이 당연직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불교여성개발원과 지난 2000년 달라이라마 방한을 위해 적극 뛰었던 참여불교재가연대라는 점도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하는 진원지로 작용하고 있다.

교계 일각에서는 대통령 선거를 몇 달 앞 둔 현재를 달라이라마 방한의 적기로 보고 있다. 말년 병장으로 책임을 질 필요가 없는 노무현 정부,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간과 쓸개도 빼줘야 하는 대통령 후보들. 여기에 2008년 중국 베이징 올림픽이 불과 10여 개월 앞 둔 중국의 다급한 입장들이 현 상황에서 절묘하게 얽혀있다.

린첸 총재가 “(중국이 지금은) 요란을 떨지만 일단 달라이라마 방한이 성사되면 중국의 영향력도 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역학 관계를 정확히 분석한 계산된 발언이라는 분석도 그래서 가능하다.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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