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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통일-전문인력 양성 급선무

기자명 법보신문
  • 교학
  • 입력 2007.09.17 09:00
  • 댓글 0

영문불서 편찬의 선결과제는

“개인의 원력으로는
세계화 토대마련 불가능
종단·학교 차원의
지원 펀드-관련학과
마련돼야”

◇용어 통일화 작업

전문가들은 한국 불교서적의 영문화 작업을 위한 기초 작업으로 불교용어 통일화 작업이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2004년 한국불교학회는 한국철학회의 철학용어 표준화사업에 동참해 표준 불교용어 3000여개를 정비했다. 2004년 당시 1차 용어정비를 마친 후 아직까지 마무리를 하지 못한 상태다.

한국불교학회장 이평래 충남대 명예교수는 “용어 정비작업에 한문, 산스크리트어, 영어, 티베트어 학자들이 대거 투입되는데 보통 한 단어당 5000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 된다”며 “1차작업 이후 5개 종단에 지원요청을 했지만 한 군데도 지원해주겠다는 곳이 없어서 결국 1차 작업을 마친 후 사업전개를 잠정적으로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영불교사전 편찬

용어 표준화작업이 완료되면 이를 묶어 사전으로 편찬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현재 한국에서 나온 영문불교사전은 서광 스님이 2005년에 발간한 ‘한영불교사전(불광출판사)’이 유일하다. 서광 스님이 10년 동안 공을 들여 만든 이 사전은 4000여 표제어로 단어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소한 3만 단어 정도는 담겨야 비로소 번역이나 해석에 필요한 사전으로 원활하게 활용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1930년대에 이미 한영불교사전이 발간됐고, 일본에서는 1950년대 이후 불교일영사전이 간행돼 이미 10여종 이상의 불교영어사전이 구비돼 있으며, 영문선학사전까지 여러 권 발간된 것과 비교해볼 때, 한국의 상황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번역의 기본도구가 되는 불교영어사전이 없이 불교의 국제화와 영역을 시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최근 전자불교사전(Digital Dictionary of Buddhism)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찰스 뮐러 교수와 동국대 국제불교사상사학회 전옥배 연구원이 2008년 발간을 목표로 5년째 불교한영사전(운주사 발행) 편찬 작업을 공동 진행하고 있으며,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또한 2008년 상반기에 불교문화사전을 편찬할 계획으로 현재 작업 중인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문인력 양성

영문사전들이 편찬되고 영문 불교용어가 표준화된다고 해도 이를 번역할 만한 전문인력이 없다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리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근 불교학 전공자들은 산스크리트어, 빨리어 등 초기불교 원전 해독을 필수과목으로 이수하는 등 외국어 활용 수준이 높아지고 있지만 영어 구사능력은 여전히 갖춰지지 않고 있다. 전문번역인력이 양성되기 위해서는 불교학 커리큘럼 내에 영문텍스트가 포함되는 외에도 영문번역을 전문으로 양성하는 기관이나 학과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동국대 불교학과 김용표 교수는 “고급 영어구사능력을 갖춘 불교학 전공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교나 종단의 지원펀드가 마련돼야 한다”며 “영어에 대한 기초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불교텍스트를 영역하는 트레이닝을 커리큘럼으로 갖춘 세미나와 연구기관, 관련학과의 개설이 이루어지고, 연구 성과가 축적된 후에야 비로소 불교와 영어를 동시에 갖춘 전문인력의 배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2년부터 국내최초의 불교영문저널 「International Journal of Buddhist Thought & Culture」를 발간해오고 있는 김용표 교수는 “한 권의 영문잡지가 발간되기 위해서도 불교학과 영어 구사능력을 동시에 갖춘 번역자, 이를 감수해줄 네이티브 불교학자, 그리고 한자와 한국불교용어를 전문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는 중간역할자 등 3군의 그룹이 동시에 투입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네트워크의 활용

용어통일화와 한영불교사전, 전문연구진들이 갖추어진 다음에는 ‘불교학의 국제적인 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무리 전문번역가라 하더라도 외국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혹은 국제학회에서 통용되는 언어를 정확하게 끄집어내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연구자들 스스로 국제 표준용어를 익히고 이를 국내 학계에 반영하기 위해서 국제교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학자들의 설명이다.

서울대 윤원철 교수는 “불교문헌을 영역하는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고급영어를 전문적으로 구사할 수 있어야 하며 아울러 그 분야의 소양을 갖춘 사람들과 국제적으로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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