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을 알고 싶은 친구에게
반야심경을 알고 싶은 친구에게
  • 법보신문
  • 승인 2007.11.0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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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의 반야심경』
텐진 갸쵸(달라이라마)지음 / 무우수

시중에 나와 있는 몇 안 되는 반야심경 해설서 중에 나는 『달라이라마의 반야심경』을 으뜸으로 꼽습니다.

그 첫째 이유는, 여느 반야심경 해설서가 으레 시도하는 오온이나 십이처, 십팔계, 십이연기, 고집멸도 등과 같은 기초교리에 대한 세세한 설명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경전 설명에 앞서 기초교리를 비롯하여 괴로움(苦)에 대한 다각적인 설명이 들어 있기는 하지만 초기경전인 아함경에서 익혀야 할 수준의 설명은 과감히 생략하고 있습니다. 반야심경은 그러한 기본교리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 경이 아니라 그 기본교리를 통해 어느 정도의 위치에 도달한 수행자에게 그 단계를 뛰어넘도록 독려하는 경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제1부 불교 전반에 대한 이해’ 부분에서 참 좋은 가르침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쉽사리 개종하지 말라’라는 항목에서 달라이라마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전통종교를 지키라고 격려합니다. 그들이 불교나 다른 종교를 배우고 싶어 하는 경우에도 그들의 전통종교를 지키면서 다른 종교에서 배우라고 합니다.”(p.25)

특히 반야심경이 ‘공성(空性)’을 설명하는 경인만큼 타종교인에 대한 부탁은 자못 의미심장합니다.

“나는 공성에 관심을 보이는 기독교 친구들에게 말하길, 공성은 불교의 독특한 개념이기 때문에 독실한 기독교인인 경우에는 공성에 너무 깊이 빠지지 않는 것이 현명할 거라고 충고합니다. 만일 그가 불교의 공성이라는 개념에 깊이 빠져서 진심으로 공성을 깨닫기 위해서 노력한다면 창조주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창조주는 절대적이고 독립적이고 영원한 존재이기 때문에 공성일 수가 없는 개념입니다.”(p.32)

세 번째 이유는, ‘공성’에 대한 매우 자세하고 충실한 설명이 돋보이기 때문입니다. 중관학파와 유식학파는 공성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그리고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내용에 대해 형상과 공성의 측면에서 이 부분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전통적인 견해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나아가 공성의 여덟 가지 측면에 대한 설명은 참으로 진지하고 친절합니다.

반야심경을 읽다보면 항상 아쉬운 점이 있는데 “그렇다면 대체 이 경을 읽고 어떻게 수행하란 말인가?”하는 점입니다. 달라이라마는 그런 아쉬움을 간파하기라도 하였는지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을 수행에 관해서 할애하고 있습니다. 반야심경을 지송하고 공부하는 수행자라면 보리심을 품어야 하는데 그 보리심은 나와 남을 동등하게 생각하고, 입장을 바꿔놓고 상대를 바라보아야 하는 수행을 필히 동반한다고 말합니다.

“보리심은 점진적으로 발전 된다”고 강조하는 이 책을 읽다보면 반야라는 것이 그저 개념으로만 파악되는 지혜가 아니라 고통을 싫어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나와 똑같은 타인을 상대로 쉬지 않고 몸으로 부대끼며 터득해 가는 가장 아름다운 지혜의 결정체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는 그래서 반야심경을 제대로 알고 싶어 하는 친구에게 꼭 이 책을 권합니다. 

동국역경원 역경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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