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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칼럼]

기자명 법보신문

부처님 오신 뜻을 실천하자
이기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오월은 축제의 달이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 날, 어버이 날, 부처님오신날, 스승의 날이 모두 5월에 있다. 과연 축제의 달이라 할 만하다. 스승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부처님은 인류의 가장 위대한 스승의 한 분이셨다. 비록 불교인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누구도 이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20세기 인도의 한 구루는 “인생은 의미 없는 축제”라는 말을 했다. 왜 그럴까? 축제는 즐거운 행사다. 즐겁지 않고 괴로운 축제는 아마 없을 것이다. 만약 인생이 즐거운 축제의 연속이라면 바로 극락이 아니겠는가? 『아미타경』에 극락세계에 사는 중생들에게는 “어떠한 괴로움도 없고 오직 즐거운 일만 생긴다(無有衆苦 但受諸樂)”라고 설했다

2550여년 전 사월 초파일에 석가모니는 카빌라국의 정반왕의 아들로 매우 행복한 가정에 태어나셨다. 그분이 카빌라성의 밖으로 나가보시기 전에는 인생은 아무런 괴로움도 없는 즐거운 것이었다. 석가모니가 태어나셨을 때 어떤 선인이 그분이 전륜성왕이나 전 인류를 제도할 수 있는 부처가 되리라는 예언을 했었다.

이를 들은 정반왕은 부처가 되는 길을 막으려고 일부러 세존이 인생의 어떠한 괴로움도 볼 수 없도록 신하들에게 철저하게 지시했다. 하지만 세존은 성 밖에 나가게 됐고, 비로소 생로병사의 인생의 고통스러운 실상을 보시고 큰 충격을 받으셨다. 그 자신을 포함하여 어느 누구도 이 고통스러운 인생의 실상을 피할 수 없음을 알게 되자 그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를 피하는 길이 과연 있을 수 있는가? 이 의문은 그 분에게 화두가 되었고 궁성에서 결코 이를 해결할 방도가 없음을 깨닫고 드디어 아무도 모르게 야밤에 성을 빠져나가셨다.

여러 스승들을 만나고 가진 고행을 거친 후, 성도일 보리수 밑 길상초에 앉아서 마침내 생로병사의 고통을 완전히 끝내는 길을 발견하시고 부처가 되셨다. 이 날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날이 되었다. 그분은 평생을 그 위대한 길을 우리 중생들에게 가르치시다가 열반하셨다.

세존은 처음엔 우주의 진리 따위엔 관심이 없으셨다. 그분의 관심사는 오직 그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인류의 생로병사의 고통을 뿌리 채 없애는 데에 있었다. 그러나 그 길을 찾다보니 결국 우주와 인생의 실상을 깨닫게 되신 것이다. 깊은 자비심에서 출발하여 결국 커다란 깨달음을 이루신 것이다.

그 깨달음이 무엇인가? 고통 받아야 할 내가 실재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아무리 찾고 찾아보아도 고통 받아야 할 나를 찾을 수가 없었다. 내가 없는데 우리가 지각하는 것에 어떤 실제성이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가? 모두가 모르는 것뿐이다. 오직 모를 뿐이다.(Only Don’t Know, 但知不會) 이것이 인도의 구루가 “인생은 무의미한 축제”라고 주장한 이유이다.

우리가 진정 이렇게 자각한다면 우리가 만나는 모든 것이 새로운 것이고 우리는 무한한 신비감 속에서 면도날처럼 예리한 각성으로 매 순간 순간 극락에서 살게 되리라 생각한다.

세존이 오신 날을 기리는 진정한 의미는 그분의 육신이 오신 것을 기리는 것보다 그분의 가르침을 기억하고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만약 그분의 가르침을 매 순간, 아니면 매일 기억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면 매일 매일이 부처님 오신 날이 되리라 생각한다. 매일 매일이 좋은 날이고, 매일 매일이 극락으로 가는 날이 되리라 생각한다.

“오직 모를 뿐” 대신에 부처님을 생각하는 염불도 좋다고 생각한다. 세존께서는 『아미타경』에서 “지금 염불하는 사람은 지금 극락세계에 왕생한다”고 분명히 설하셨다. 왜냐? 아미타불이 열반이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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