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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물장난, 말장난

기자명 법보신문

[논설위원]윤청광 방송작가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시절에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다. 서울시장에 취임하자마자 시작했던 ‘청계천 복원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물길’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그 덕분에 인기를 끌어 불법 주민등록 전ㆍ출입신고, BBK 의혹, 부동산투기 등 결정적인 흠집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는 망언까지도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에 속아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줬다.

그러나 그가 대통령에 취임한지 3개월이 지난 오늘의 결과는 ‘아니올시다’로 나타나고 있다. 국가적으로나 민족적으로 아무 급한 볼일도 없는 데 부랴부랴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에게 문안인사를 올리기 위해 미국까지 날아가서 사진 몇 장 찍은 대가로 미국산 쇠고기에 뼈와 창자까지 몽땅 사먹기로 두 손 들고, 그걸 방미 선물이랍시고 허리가 부러지게 짊어지고 돌아와서 결국 저 어이없는 ‘광우병 쇠고기 소동’을 자초한 게 바로 이명박 대통령 아닌가.

어디 그 뿐이랴. 장관, 비서관 등 그가 발탁한 인물들은 대부분이 부동산투기로 재산을 축적한 땅 부자들. 그래서 ‘강부자’, ‘고소영’ 등 웃지 못 할 유행어까지 만들어졌다. 게다가 국민의 60% 이상이 반대하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기어이 강행할 심산으로 잔머리를 계속 굴리고 있으니, 그에 대한 인기가 20%로 추락한 것은 당연한 일. 과연 저 실력으로 대통령 임기 5년을 무사히 다 채울 수가 있을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대한민국의 국가물류 운송체계의 혁신과 관광벨트 조성을 통해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단군 이래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엄청난 토목사업을 벌임으로써 경제 활성화까지 노리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대운하 계획은 광범위한 국민적 반대에 봉착, 대운하 사업의 백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번지고 있다. 대운하를 반대하는 운동은 처음에는 불교계를 비롯한 환경단체 등에 국한됐다. 그러나 갈수록 그 세가 확장되어 서울대학교 교수단,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사회 각계각층으로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갔고 급기야는 국민의 대다수가 ‘위험천만한 대운하’ 계획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운하 사업을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고 나서자, 이에 당황한 이명박 정부는 이제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

“대운하가 아니라 뱃길만 손보겠다. 강바닥을 파내고 물길을 정비하겠다. 배의 크기를 줄여서 물류보다는 관광위주로 가겠다. 민간기업이 극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면 막을 길이 없지 않은가. 임기가 끝나기 전에 반드시 시행할 것”이라고 거의 매일같이 말을 바꿔가며 이명박 정부의 관계자들이 대운하 계획에 대한 말장난을 끝없이 쏟아내고 있다. 정부는 국토가 절단 나고, 큰 재앙을 자초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대운하 계획을 끝까지 고집할 심산인 모양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 계획을 포기하지 않으면 ‘광우병 쇠고기 파동’보다도 더 무서운 극단적인 저항에 직면하게 되리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는 되도록 말을 아낀 법정 스님도 이명박 정부의 무모한 대운하 계획은 “어떤 희생을 치루더라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비장한 각오를 피력한바 있다. 또 청계천 물놀이로 재미를 본 이명박 대통령이 계속해서 무모한 물장난을 계속하기 위해 국민을 우롱하는 말장난까지 계속한다면, 우리 국민은 결초 이명박 대통령의 만행을 용납지 않을 것이다.

독일도 실패했고, 미국에서도 실패한 인공 대운하 사업은 하루라도 빨리 포기하고, 손을 드는 것이 국가이익에 부합될 것이다. 만일 대운하 계획을 강행할 경우, ‘촛불’ 데모가 아닌 ‘횃불’ 데모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윤청광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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