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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칼럼]재가불교운동

기자명 법보신문

보광 스님 동국대 교수

우리나라에서 재가불교운동은 대단히 어려움이 많다. 일반적으로 불자들은 삭발염의하고 스님의 차림새만 하여도 일단 신뢰감을 가지고 맹목적인 귀의를 한다. 불자들은 스님의 수행이나 위의는 가리지 않고 일단 승복을 입고 가사장삼만 수해도 삼보의 하나로 생각하여 귀의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러다보니 재가불자들이나 재가포교사들이 포교당을 운영하거나 신도단체를 인도해 간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재가불교운동은 유마거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중국에서도 방거사나 백거이, 소동파 등 눈 밝은 거사불자들이 많이 나왔으며, 원(元), 명(明), 청(淸)의 불교계를 이끌어 왔다. 따라서 이들의 행적을 모은 것이 『거사전(居士傳)』이다. 우리나라에도 신라의 부설거사나, 고려의 이자현, 이색, 조선의 효령대군, 변계량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들은 자신의 수행력과 인품으로 승속을 초월하여 감화를 주었다.

근래에 와서 한국불교에서 대표적으로 신행단체를 이끌어 온 재가불자로는 이한상 거사나, 장경호 거사, 서돈각 박사, 이기영 박사 등이 있다. 이 분들은 각자의 나름대로 종단과 불교계에 많은 보시와 헌신적인 포교를 하였다. 이한상 거사는 불교신문을 창간하고, 삼보법회를 만들었으며, 장경호거사는 대원불교대학과 불교진흥원을 만들었고, 서돈각 박사는 대학생불교연합회를 만들어 한국불교를 엘리트화 했다. 그리고 이기영박사는 한국불교연구원을 설립하여 젊은 불자들을 길러왔다. 이분들의 공통적인 면은 재력이나 학자로서 자신의 능력을 부처님 전에 받쳐왔다는 것이다. 현재에도 전북불교대학의 강건기 교수나, 백제불교문화대학의 사재동 교수 등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재력도 없고, 학자도 아닌 동산반야회 김재일 법사는 순전히 자신의 신심과 원력으로 한국불교에 크게 기여하였다고 하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필요가 있다. 동산반야회가 성공할 수 있었던 몇 가지 요인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무진장 스님이라는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부루나존자를 모셨다는 점이다. 스님께서는 동산불교대학 학장으로 계시면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증명법사로서의 자리를 지켜주셨으며, 김재일 법사를 믿고 모든 것을 맡겼다고 보여진다. 무진장 스님이 계시지 않는 동산불교대학을 생각할 수 있을까? 이 시대에는 참다운 어른 노릇도 쉽지 않다.

둘째는 신심과 원력이다. 많은 불교교양대학이 있지만, 대부분이 불교교리나 교양 차원에서 불교를 가르치다보니 그 졸업생들이 지식으로 불교를 이해하지 종교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동산불교대학에서는 졸업하기 위해서 반드시 “나무아미타불” 불명호를 10만 번 써야 된다. 그리고 “전국염불만일회”를 결성하여 염불과 기도를 중시하고 있다.

셋째는 모든 재산이나 명예를 부처님 전으로 회향하였다는 점이다. 공무원으로 있다가 포교를 위해 공직을 그만두고 동산반야회를 결성하여 온 몸을 바쳤다. 그리고 동산반야회의 모든 재산을 종교단체이름으로 등기하여 오래 보존할 수 있게 하였다. 여기에는 김재일 법사도 훌륭하지만, 그 뜻에 동의해준 가족들도 대단하다고 찬탄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심 없이 회향한 공덕으로 5000 불자들의 결속력은 더욱 단단해 질 것이다.

이러한 그가 만일(万日)을 기약하고 염불하며 5000여 염불행자들을 길러두고 먼저 극락정토로 가고 말았다. 그의 49재가 8월 5일이니 왕생극락을 기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시대의 재가불교운동 성공사례로서 대표적인 불자를 보내면서 한국불교의 저변확대를 위해 헌신한 김재일 법사의 공덕을 찬탄하면서 불보살님 전에 동산반야회와 동산불교대학의 발전을 염원한다.

보광 스님 동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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