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교수의 한의학과 수행]⑤ 정좌 수행과 요통
[김동일 교수의 한의학과 수행]⑤ 정좌 수행과 요통
  • 법보신문
  • 승인 2008.09.1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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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는 참선 효과 높이는 최고의 동적 수행
 
참선은 더이상 출가자만의 수행법이 아니다. 참선수행을 하고 있는 재가불자들. 법보신문 자료사진

108배하면 참선으로 맺힌 기 절로 풀려
요통 완화되면 보조기구 등 의존 말아야

세월의 무게를 이기는 것은 바로 진리다. 부처님의 법이 그러하다. 인도 변두리의 작은 나라 고민 많은 왕자님의 속앓이에서 비롯된 사유는 인류를 자비의 법을 구원하는 숙명적 불법으로 원대하게 승화되어 세월을 이기고 있지 않은가.

진리에 비해 사람의 삶이란 다양한 형태로 변하기 마련이다. 옷차림이 달라지고 음식의 기호가 변하며 질병이 역시 달라진다. 30년 사이에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더 맵게 먹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요리책의 고춧가루 사용량 변화는 과연 극단적이라 할 만하였다.
질병은 어떠할까? 오늘의 주제인 요통을 예로 들어보자. ‘야단법석(野壇法席)’이 이루어질 즈음에 인도의 숲속 어느 평지를 빼곡하게 매웠을 대중들은 요통을 앓았을까? 필경 오늘날처럼 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서울의 경제력이 집중된 지역에 가면 척추전문병원들이 많다. 부자들은 허리가 부실한 것일까? 짊어진 것이 많으면 허리가 휘고 힘이 들기 마련일 것이다. 돈다발이든, 고철더미든 짊어진 것은 고통의 근원이다.

요통은 허리와 그 주변이 아픈 것을 말하는데, 전체 인구의 약 80%가 경험하고 있는 증상이라 수행자에게도 비켜가지 않는 병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요통은 요추 하부, 즉 요골과 천골 혹은 천골과 장골부분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것으로 서있는 자세로부터 오는 근육의 스트레스, 근육과 건의 퇴행성 변화 및 척추 자체의 병변 등과 관련이 있다.
어쩌면 요통은 인간이 직립하면서 생긴 병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산업화가 진행된 국가일수록 요통을 앓는 사람이 더 많은 탓에 문명병으로도 볼 수 있다. 요통은 같은 자세로 계속 일하는 사람, 떨림이 있는 공구를 사용하는 일을 하여 계속되는 진동에 척추가 노출되어 있는 사람, 무거운 것을 반복해서 들어 올리는 사람들에게 요통이 잘 생길 수 있다. 이외에도 무엇이든 한 가지를 반복하는 작업은 요통을 유발하기 쉽다.

앉아서 고정된 자세를 취할 때는 서서 움직일 때보다 척추 마디 사이의 디스크(추간판)에 가해지는 압력이 더 높아 요통이 잘 생길 수 있다. 바르게 누워있는 것이 디스크에 가장 낮은 압력이 가해지는 자세이다. 서 있는 것보다는 앉아 있을 때의 압력이 더 높고, 특히 앉은 상태에서 무거운 것을 들 때 가장 높은 압력이 주어진다. 또한 엉거주춤 허리를 숙이고 물건을 드는 자세에서도 이 디스크에 높은 압력을 가해지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러한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만이 문제가 아니라 척추에 붙어 있는 인대와 직접 움직임을 주관하는 근육의 긴장과 피로가 요통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사실 요통의 대부분은 근육의 갑작스런 수축이나 만성적인 피로 때문에 생긴다.

이처럼 요통은 대부분 허리를 중심으로 한 근골격계와 관련된 문제로 생기지만 가끔씩 흉곽·복부·골반 등에 포함된 기관의 질병이나 심리적인 요인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요통은 환자가 느끼는 정도가 다양하여 활동할 때 가벼운 통증을 느끼는 것에서부터 절대안정을 해야 하는 경우까지에 이른다. 어떠한 정도이든 요통은 인간의 모든 생활과 활동 및 의욕에 장해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허리가 아파도 대부분은 적절한 휴식으로 저절로 낫게 된다. 약 70%는 2주 내에 회복되고,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는 90~95%가 회복된다. 그렇지만 요통이 나았다고 해서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생활습관이나 노화에 의해 재발이 잘 되는데, 회복된 환자의 50% 정도에서 요통이 재발하고 35%에서는 다리가 절절거리는 증상인 좌골신경통을 동반하며, 그 중 일부는 흔히 ‘허리디스크’라고 하는 요추 추간판수핵탈출증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이렇게 요추 추간판수핵탈출증이 되더라도 모두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정작 수술을 해야 하는 요추 추간판수핵탈출증은 허리 아픈 환자의 4% 내외에 불과하다.

요통은 타고난 척추의 해부·생리적 특성과 관련이 많지만 후천적인 생활방식을 건강하게 유지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고, 이미 발생된 요통도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악화되므로 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심리적 긴장은 근육의 강직을 유발하여 근육성 요통을 발생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척추의 변위까지 일으킬 수 있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다리를 굽혀 물건을 몸에 붙여 전신으로 무게를 분산하여 힘을 쓰는 습관을 기른다.
또한 오래 서있는 동작을 피하도록 하며, 불가피하게 서있어야 할 때는 높이가 낮은 물건을 놓고 한쪽 다리로 번갈아가며 디뎌서 허리의 통증을 줄인다. 다리를 편 상태에서 오래 앉거나 장시간 운전을 하지 않도록 한다.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1시간마다 10분씩 쉬도록 한다.

너무 푹신하고 두꺼운 요를 사용하거나 지나치게 푹신한 침대에서 잠자지 않도록 한다. 잠을 잘 때는 스스로 편하다고 느끼는 자세를 취하도록 한다. 의자는 약간 단단하지만 편한 느낌이 들면서 허리와 등이 곡선에 맞게 잘 지지되는 것을 사용하며, 푹 꺼지는 의자나 소파는 사용하지 않는다. 운전할 때는 의자를 세우고 허리를 등받이에 밀착하며, 고개를 숙이지 않고 운전한다. 장시간 운전을 피하며, 한 시간마다 간단한 체조를 하고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국소적으로 허리의 근육을 강화하고 유연성을 기르는 운동과 함께 전신적인 긴장 완화와 체력의 증진을 도모하는 운동을 꾸준하게 한다. 운동할 때나 일상생활에서 몸을 갑자기 비틀거나 뒤로 젖히지 않는다. 발뒤꿈치는 신체의 하중이 최종적으로 실리는 곳이므로 요통의 예방이나 완화를 위해서는 이 부분을 잘 감싸면서 받쳐주는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특히 굽이 높은 신발이나 발 앞쪽이 좁은 신발, 굽이 낡아 닳은 구두는 가급적 신지 않도록 한다.

많은 요통 환자들이 보조기를 착용하면 요통이 덜해진다고 한다. 통증이 어느 정도 완화되면 이러한 보조기나 복대를 착용하지 않도록 한다. 만약 장기간 착용하면 근육이 약화되어 오히려 또 다른 요통의 유발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피부를 자극하여 발진을 유발하기도 하고, 심리적인 의존을 일으키게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보조기를 착용하여 그 힘으로 허리를 지탱시킬 것이 아니라 운동을 통해 자신의 허리 근육을 발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108배는 정좌한 참선으로 기가 맺힌 것을 풀어주고 요통을 예방하는 중요한 동적 수행이요, 건강체조가 되기도 한다. 수행에도 음양의 조화가 있는 셈이다.

김동일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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