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금동천왕상(왼쪽)과 감은사 동삼층석탑 사리기 외함의 북방다문천(오른쪽). 관점에 따라 공통점에 주목할 수도 있고 차이점에 주목할 수도 있다. |
한국불교 조각은 인도나 서역, 중국의 불교조각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조각이 서역과 중국을 지나면서 어떻게 바뀌었고, 다시 한국불교조각에 이르러서는 무엇이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임영애 경주대 교수가 최근 펴낸 『교류로 본 한국불교조각』은 그동안 발표했던 논문을 다시 풀어쓴 것으로 불교조각을 바라보는 시각을 크게 넓혀 서역과 중국과의 교류관계 속에서 한국불교조각의 특징을 파악하고 있다.
‘한국불교 조각의 정체성이 무엇인가’라는 화두에 대한 해답과 관련해 임 교수는 동양 불교조각이라는 큰 틀에서 찾고 있다. 국내 학계가 한국불교조각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했다고 해서 ‘타자’의 긍정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닐뿐더러 지금까지 국내 학계의 흐름이 각국의 불교미술이 갖는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에 주목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임 교수가 문화 수용의 과정에서 매개체의 문제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기울이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단순한 양식의 차이를 아는 것보다 전래 과정에서 어떻게 변해갔는지, 무엇 때문에 변했는지에 관한 이유가 더 중요하며, 중국에서 이미 변한 것을 다시 신라에 들여오는 과정에서 생겼던 문제를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전형’과 ‘변형’의 변주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신념이다.
교류관계를 통해 한국불교조각의 독자성을 파악하고 한국불교조각의 위상을 정립하려는 임 교수의 연구는 열악한 한국고대불교조각 연구의 공백을 메워줄 유용한 방법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