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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경 스님의 유식삼십송 강설]⑨제6식의 성격

기자명 법보신문

감각기관 따라 발생한 느낌은 모두 6종
아뢰야식, 말라식, 육식이 마음작동 주도

다음으로는 세 번째의 의식이 있다.
여기에는 여섯 종류의 차별이 있다.
대상을 요별(了別)하는 것을 성격으로 삼고,
착함[善]과 착하지 않음[不善],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마음현상과 상응한다.
(次第三能變 差別有六種 了境爲性相 善不善俱非)

이것은 제8송이다. 여기서는 마음작동을 주도하는 세 번째의 의식인 육식(六識)의 성격을 설명한다. 육식의 성격과 기능을 보통 요별(了別)로 호칭한다. 요(了)란 각각의 대상을 인식하는 것을 말하고, 별(別)이란 대상을 인식할 때 감각기관에 따른 차별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여섯 종류가 있다. 눈, 귀, 코, 혀, 몸, 마음[眼耳鼻舌身意] 등의 감각기관은 각기 서로 다른 대상을 인식한다. 눈은 색깔을, 귀는 소리를, 코는 냄새를, 혀는 맛을, 몸은 감촉, 마음은 마음의 대상을, 각각의 기관에 따라서 각기 상응하는 대상을 가진다.

이때 여섯 가지 감각기관은 그에 상응하는 대상과 의식이 결합되면서, 인식이 성립된다. 이것을 감각[根], 대상[境], 의식[識]의 세 가지가 만나서 접촉을 이루어진다는 의미에서 ‘삼사화합촉(三事和合觸)’이라고 한다. 이렇게 접촉이 있으면, 다음으로 느낌이 발생된다. 예를 들면, 가을 하늘을 보면, 마음에서 청명하게 느낀다고 할 때, 대상은 푸른 색깔이고, 감각기관은 눈이고, 여기에 의식이 결합하면서 접촉이 성립되고, 청명한 느낌이 발생되었다고 설명할 수가 있다.

이렇게 해서 각각의 감각기관에 따라서 발생된 느낌은 여섯 종류가 있고, 그 맛의 종류는 즐거운 느낌, 불편한 느낌,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느낌 세 종류가 있다. 이에 따라서 행위를 하게 된다. 즐거운 느낌에는 탐착을, 즐겁지 않는 느낌은 혐오와 함께 도피의 행동을 한다. 이런 행위는 윤리적 가치에 따라서 착함, 착하지 않음,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것 등 세 종류로 다시 분류한다.

여기서 눈, 코, 귀, 혀, 몸과 관련된 다섯 가지 의식을 마지막 여섯 번째의 의식과 구별하여, 전자를 전오식(前五識)이라고 부른다. 전오식은 세 가지의 중요한 특징을 가진다. 첫째는 각기 상응하는 대상이 분명하게 구별된다는 점이다. 색깔을 보는 것은 눈이지, 귀로 색깔을 볼 수는 없다는 뜻이다. 둘째는 외적인 자극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수동적이라는 의미는 경험내용을 해석하거나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는 항상 현재의 시점에서 작용된다는 점이다. 이점은 매우 중요한 관점이다. 대부분의 마음작용이 미래나 과거에 매달리기 때문에 명상수행은 바로 현재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한다.

반면에 여섯 번째의 의식, 제6식은 전오식과 비교할 때, 첫째는 언어적인 표상작용을 하고, 둘째는 현재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셋째는 다섯 가지의 감각기관을 통괄하는 역할을 한다. 제6식의 언어적인 기능은 제7식의 자아의식과 결합함으로써 경험내용을 조직하고 해석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이것은 다른 동물과 다른 인간에게 고유한 능력을 부여하지만, 또한 많은 인지의 왜곡과 감정적 혼란을 야기시키기도 한다.
이상으로 아뢰야식, 말라식, 육식 등은 마음작동을 주도하는 세 의식이다. 이들은 보통 심ㆍ의ㆍ식(心意識)이란 용어가 동의어로서 혼용된다. 대체로 초기불교의 경전이나 『청정도론』과 같은 남방 상좌부 전통에서는 이들을 구별하지 않고 동일한 의미로 사용한다. 반면에 『구사론』 이후로 북방의 유식불교 전통에서는 엄격하게 그 기능에 따라서 구별하여 사용한다. 심(心)은 정보를 기억하는 제8식을 말할 때, 의(意)는 자아를 사량하는 7식, 식(識)은 대상을 요별하는 경우를 가리킬 때에 사용한다.

인경 스님 동방대학원대 명상치료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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