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피이야기]위대한 가피는 암흑 속 섬광처럼 흘러든다

기자명 법보신문

위험은 사람을 위축시키기도 하지만 강하게도 만든다. 계속 우리들에게 펼쳐지는 위험스런 문제들을 보라. 그들은 우리들에게 끊임없는 해결책을 요구한다. 어떻게 보면 인생은 위험한 문제를 끝없이 풀어내야만 하는 과정이다. 어려운 문제가 던져졌을 때, 우리들은 항상 긴장할 수밖에 없다. 긴장이 있을 때 눈은 빛난다. 긴장은 언제나 에너지를 강화시킨다. 긴장을 삶의 활력소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의 위험 부담이 오히려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성공적인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항상 문제의 위험부담을 과감히 수용한다. 던져지는 문제는 언제나 위험 그 자체가 문제를 제대로 풀어내면 합격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고통의 나락에 떨어진다. 우리의 인생이 고통인 이유는 항상 위험스런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해서이다.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서는 항상 법을 공부해야만 하고 기도를 해야만 하는데, 그게 여의치 못해서다.

탁월한 인물들은 어떠한 위험 가운데서도 용감하다. 꿋꿋이 해결책을 찾으며 전진한다. 불교는 언제나 문제를 해결하는 성공자의 길을 얘기한다. 성불의 길은 위험으로 덮여있다. “게으르지 말라, 부지런히 정진하라. 법을 등불로 삼고 자신을 등불로 삼고 나아가라”는 가르침 이상의 해결책이 있을 수 있겠는가? 불교는 온통 성공적인 문제풀이를 위한 교육이다. 성공적인 인간은 그가 과거에 몇 번 실패했건 그것을 따지지 않는다. 무한한 패배, 무한한 고통, 무한한 위험이 주어져도 결코 굴복하지 않는다.

부처는 성불의 순간까지 수많은 위험의 능선을 넘었다. 그는 항상 “순간을 놓치지 말라, 이 순간을 중시하라”고 가르쳤다.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모두 떠나라” 가르쳤다. 오로지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위대한 성공자의 길, 성불의 길이라 가르쳤다. 불교는 언제나 순간에 충실한 인간이기를 강조한다. 수도 없이 위험스런 문제해결에 실패할 수밖에 없기에 그 누가 허물하거나 비판하더라도 그에 흔들리지 말라고 얘기했다. 순간을 버리는 사람은 영원을 버린다고 하고 순간에 충실치 못한 사람은 패배의 수렁을 걸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위험이 닥쳐올 때 쉽게 풀려지는 문제는 문제도 아니다. 몇 날, 며칠씩 끙끙대며 문제를 안고 칠흑 같은 암흑 속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처절한 순간에 한 줄기 섬광과도 같은 빛이 흘러든다. “아!” 나도 모르는 탄성이 암흑을 찢고 솟아오른다. 새벽별을 바라보며 터지는 깨침의 노래가 있다. 그때 그는 광명이 된다. 칠흑 같은 암흑을 통하지 않고 깨달음의 순간이 열리던가. 불교는 암흑의 터널을 지나며 때를 기다리는 종교다. 때를 기다리며 하염없는 암흑 속을, 고통 속을, 위험 속을 걷는 종교다.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한다.

순간을 아끼며 노력하며 때를 기다리는 사람, 때가 오면 그는 과감히 행동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때요, 시간이요, 기회다. 왜 선수들의 방망이가 순간을 놓치는가. 순간의 처절함을 깨닫는 연습이 모자라서다. 불교는 기다림이다. 처절한 위험을 뚫고 나가는 기다림이다. 기다리는 것이다. 얼음이 녹으려면 햇빛을 기다려야 한다. 해낼 수 있다고 믿으라. 시간의 지배자가 되라. 불교는 시간의 지배자가 되라고 가르친다.

인간 최대의 약점은 자기 경시다. 자기를 믿어라! 부처님께서도 자신을 등불로 삼으라 하셨다. 칠흑 같은 암흑 가운데서도 자기를 믿어라. 자기를 경시하기 때문에 망한다. 자기를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기에 문제풀이에 실패한다. 불교는 자기의 중요성을 지극히 강조했다. 정상급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정상이라고 생각지 않으면 안 된다. 칠흑 같은 암흑의 길을 걷더라도 빛을 생각하며 나아가라!

온 세상이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 경제위기니 뭐니 해서 온통 위험스런 단어들이 이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다. 칠흑 같은 밤이 오고 있다고 난리들이다. 결코 기죽지 말라! 우리들은 칠흑 같은 밤을 벗 삼아 사는 부처님의 아들딸들이다. 위험과 고통을 어루만지며 나아가는 위대한 전사들이다. 인생은 본래 위험과 고통 극복의 명수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성불의 길을 걷는 수행자들에게는 무언가 독특한 특징이 있다. 그들은 항상 위험을 찬스라 생각한다. 그들은 위대한 부처님의 가피가 암흑 가운데 섬광처럼 흘러든다고 굳건히 믿는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