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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당간 무너뜨린 동국대 규탄”

기자명 법보신문
  • 교계
  • 입력 2009.01.16 11:40
  • 댓글 0

역경후원회, 영담 스님 등 책임자 비판
공개참회 없을 땐 모든 후원 중지할 것

“일생을 바쳐 역경사업에 몰두해 온 노스님을 정중한 예우와 따스한 환송은 못한다 하더라도 이렇게 어느 날 갑자기 일언반구의 상의도 없이 매몰차게 내쫓는 이런 무뢰한들이 활개를 치는 불교 집안 풍토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동국대가 역경원장 월운 스님을 일방적으로 해임한 것과 관련해 동국역경후원회(이하 후원회)가 이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후원회는 1월 15일 ‘법의 당간을 무너뜨린 동국대를 규탄한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평생 역경사업에 매진해 오신 우리시대의 역경보살, 경학(經學)의 대가 월운큰스님이 일생 몸과 마음을 다 바쳐 헌신해온 역경불사의 현장에서 쫓겨나고 말았다”며 “아무나 감당할 수도 없고 하려들지도 않는 역경원장이라는 고난의 자리에 앉아 오로지 역경불사에만 몰두해온 노스님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무례요 무자비한 폭력”이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후원회는 이어 “큰스님의 이러한 역경불사 원력에 감복해 만 13년을 한결같이 십시일반 동참해왔고 생을 마치는 그날까지 스님을 도와 역경불사에 동참하리라 기도 발원해 왔다”고 밝히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날아든 날벼락 같은 역경원장 해임 소식에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후원회는 또 “큰스님의 건강을 염려하는 상좌스님들의 걱정을 더느라고 스님께서는 창에 검은 커튼을 설치해가며 밤을 지새우는 날이 한두 번이 아니셨다고 한다”며 “이 길만이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라는 사명감 하나로 그 어렵고 힘든 직분을 감당해 오신 스님에게 찬사와 감사의 인사가 아니라 닭벼슬보다 못한 종단의 권력을 쥐기 위해 스님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지 다사 한 번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후원회는 특히 “종단의 위계와 질서를 송두리째 흔들어버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위해서는 책임자의 깊은 참회와 반성이 있어야 하겠기에 저희들은 아래와 같은 결의사항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후원회는 △이번 사태를 독단적으로 처리해 스님과 불교의 위상을 실추시킨 동국대 이사장 직무대행 영담 스님은 모든 공직에서 사퇴하고 공개 참회할 것 △계약 기간이 만료되고도 아무런 말이 없다가 뒤늦게 계약해지를 통보하며 스님과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후임 원장을 임명하는 무례를 범한 동국대 총장과 학사부총장은 행정적인 실수를 인정하고 월운 큰스님께 정중하게 참회할 것 △월운 큰스님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역경사업의 활발한 전개를 위한 역경원 활성화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할 것 등을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후원회는 “만약 위의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할 것이며, 저희 후원회원들은 향후 역경사업에 대한 모든 후원을 중지할 것을 결의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동국역경후원회 회원 성명서 전문

법의 당간을 무너뜨린 동국대를 규탄한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늘이 울고 땅이 슬퍼할 일입니다. 평생 역경사업에 매진해 오신 우리시대의 역경보살, 경학(經學)의 대가 월운큰스님이 일생 몸과 마음을 다 바쳐 헌신해온 역경불사의 현장에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일생을 바쳐 역경사업에 몰두해온 노스님을 정중한 예우와 따스한 환송은 못한다 하더라도 이렇게 어느 날 갑자기 일언반구의 상의도 없이 매몰차게 내쫓는 이런 무뢰한들이 활개를 치는 불교 집안 풍토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도대체 법(진리)을 추구하는 불교집안에서 통할 법이나 한 일인지 어안이 벙벙합니다. 아무나 감당할 수도 없고 하려들지도 않는 역경원장이라는 고난의 자리에 앉아 오로지 역경불사에만 몰두해온 노스님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쫓는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무례요 무자비한 폭력입니다.

월운큰스님은 1962년 비구대처의 오랜 분쟁을 끝내고 새롭게 발족한 통합종단 대한불교조계종의 3대 사업의 하나인 역경사업을 위해 헌신해 오신 고(故) 운허큰스님의 상좌로  운허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1993년부터 만 15년간을 동국역경원 원장 직에 봉직해 오셨습니다. 그 결과 2001년에는 마침내 해인사 소장 고려대장경을 전부 번역 간행하는 쾌거를 이룩하였고, 뒤이어 개역 전산화불사를 시작해 이제 2년 남짓이면 대작불사가 전부 마무리 하게 되어 있어 지금도 노구를 돌보지 않으시고 역경불사에 여념이 없으신 종단의 큰 어른이십니다.

저희 후원회원들은 큰스님의 이러한 역경불사 원력에 감복해 만13년을 한결같이 십시일반 동참해 왔고 생을 마치는 그 날까지 스님을 도와 역경불사에 동참하리라 기도 발원해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날아든 날벼락 같은 역경원장 해임 소식에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말로 이래도 되는 건가? 재가불자도 아니고 출가불자인 스님이 이런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벌일 수 있다는 말인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겉으로는 그럴듯한 이유와 구실을 갖다 붙였지만 속 내용은 어이없게도 봉선사 문중 출신의 현직 동국대이사스님 한 분이 반대편으로 돌아섰다는 단지 그 이유 하나로 엉뚱하게 화살을 돌려 봉선사 조실인 월운스님을 역경원장직에서 내좇은 것입니다. 사실상 세 기관을 통합해 운영할 재원도 부족하고 실효성도 떨어져 휴면상태로 남아있다는 불교학술원을 발족하는데 스님이 걸림돌이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말입니다.

팔순이 넘은 노령에 큰스님인들 이 일을 감당하기가 쉽겠습니까? 그럼에도 은사스님의 유지를 내가 마무리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시며 의욕적으로 역경불사에 매진해 오셨습니다. 큰스님의 건강을 염려하는 상좌스님들의 걱정을 더느라고 스님께서는 창에 검은 커튼을  설치해가며 밤을 지새우는 날이 한두 번이 아니셨다고 합니다. 스님께서 도대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런 고생을 하시겠습니까? 이 길만이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라는 사명감 하나로 그 어렵고 힘든 직분을 감당해 오신 스님에게 찬사와 감사의 인사가 아니라 닭벼슬보다 못한 종단의 권력을 쥐기 위해 스님을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것이 있을 수 있는 일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습니다. 아무리 묻고 또 물어도 해답이 없고 이해가 되지 않는 이번 역경원장 해임사태에 대한 책임을 준엄하게 따져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시는 이런 종단의 위계와 질서를 송두리째 흔들어버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위해서는 책임자의 깊은 참회와 반성이 있어야 하겠기에 저희들은 아래와 같은 결의사항을 요구합니다.

▷이번 사태를 독단적으로 처리해 스님과 불교의 위상을 실추시킨 동국대 이사장 직무대행 영담스님은 모든 공직에서 사퇴하고 공개 참회하라.
▷계약 기간이 만료되고도 아무런 말이 없다가 뒤늦게 계약해지를 통보하며 스님과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후임 원장을 임명하는 무례를 범한 동국대 총장과 학사부총장은 행정적인 실수를 인정하고 월운큰스님께 정중하게 참회하라.
▷월운큰스님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역경사업의 활발한 전개를 위한 역경원 활성화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라.

만약 위의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할 것이며, 저희 후원회원들은 향후 역경사업에 대한 모든 후원을 중지할 것을 결의한다.  

불기 2553년 1월 15일

동국역경원후원회 회원 일동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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