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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광 스님의 가피이야기] 무한 가피의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기자명 법보신문

무한자(無限者)에 대한 몰입이 무한을 낳는다. 무한자와 하나가 되면 이기적 자아가 녹아진다. 끝없이 자기를 녹이는 과정을 통해 무한의 왕국에 도달한다.
왜 바다를 보고 싶은가? 왜 텅 빈 하늘을 우러러 보는가? 왜 어머니가 그리워지는가? 왜 부처를 찾는가? 왜 기도하고 싶어지는가? 우리의 마음 가운데 무한이 있기 때문이다. 무한을 만나고픈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무한자와 하나인 마음 때문이다. 본능적으로 기도하고 싶은 마음 역시 우리의 본질이 부처인 까닭이다.

바다의 깊이를 알려면 기꺼이 뛰어들어야 한다. 부처님의 무한을 알려면 몸을 던져야한다. 작은 나 이기적인 나가 부서질수록 부처님의 나는 더욱 더 자란다. 부처님을 얻으려면 무수한 지옥을 건너야한다. 허공이 부처이기에 결국 인간의 성장은 버리는 곳에서 온다. 모든 생명체들을 보라 구더기도 장구벌레도 배추벌레도 누에도 모두 껍데기를 내던지고 하늘을 난다. 그들은 모두 하늘을 나는 꿈을 머금고 산다. 삶이 너무 자유로워 끊임없는 구속을 받지 않는다면 참다운 자유를 어찌 알 것인가?

모든 생명체들은 껍데기를 쓰고 있지만 근원으로 돌아가려는 갈망을 지니고 있다. 모든 껍데기는 수행으로 소멸된다. 수행을 통해 부처님과 함께 하는 곳에서 불멸의 느낌을 갖게 된다. 기도 가운데 죽음의 공포가 사라지고 죄의식이 녹아진다. 그는 각성 상태가 되면서 강하게 타인을 끌어들이는 힘이 넘친다. 부처님과 하나 되면 우주의식의 존재를 분명히 깨닫는다.

물질에 마음을 두면 괴로운 이유는 여기에서 드러난다. 현상적 인간은 전체가 아니다. 개별자가 아닐 때, 이기적인 나를 떠날 때 그는 스스로 고양되어 전체를 꿰뚫게 된다. 자기를 버리는 과정을 통해 무한의 왕국에 도달한다. 수행을 통해서만 그곳에 이를 수 있고 새로운 능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알라.

기도는 보다 높은 차원으로의 능력을 배양하고 삶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비결이다. 마음을 비울 줄 아는 자들만이 축복을 받는 도리가 있다. 그들은 부처님을 체득한 자들이다. 무한의 세계, 영원의 나라는 기도와 정진으로 마음을 순수하게 맑게 가다듬을 수 있는 선택된 자들에 의해서만 도달될 수 있다. 부처님 세계는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더욱 더 밖으로 드러난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유로운 존재다. 세계와 자기를 무화(無化)시켜가며 세계와 자기를 재창조해나간다. 불성은 진정 우주 그 자체다. 바람처럼 어디에나 있다. 그러나 바람의 존재를 파악하려면 부채를 사용해야하듯 몸과 마음을 던지는 수행을 통해서만이 부처의 무한 가피력을 느낄 수 있다.

법화경의 가르침대로 부처님은 거름치는 아들이 안쓰러워 거름치는 옷을 입고 항상 거름치는 아들과 함께 하신다. 부처님께서는 이렇듯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나 우리의 마음이 열리지 않아 느끼지 못할 뿐이다. 아들이 점차 자라 부처님의 왕국을 감당하는 적자가 되듯 누구나 보살이 될 가능성을 가진 존재들이다. 본래 마음자리가 불생불멸이라 해서 기도를 게을리 하고 수행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공부를 하지 않고 기도를 하지 않는 사람은 진흙 속에 쌓인 보석이다.

사람들은 부처님으로부터 도망 나와 부처를 찾으려한다. 부처님께 등을 돌리고 귀를 닫고서 어찌 부처를 만나겠는가? 누구도 진정 기도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존재이다. 공부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존재이다. 갖가지 모든 번뇌는 부처를 등진데서 온다. 왜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왜 수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왜 공덕을 쌓지 않으면 안 되는가? 우리의 본질이 부처이기 때문이다. 무한이기 때문이다. 그를 모르는 자를 무명중생이라 부른다. 무한 가피의 길은 진정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다.

지광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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