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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시론] 자전거 타고 절에 갑시다

기자명 법보신문

전정봉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봄기운이 나타나기 시작하니 교외로 나가면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세상이 참으로 밝고 젊어진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세상 수많은 발명품 중에서 자전거처럼 우리 인류에게 큰 공헌을 한 발명품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불의 발견과 바퀴의 발명이 오늘날 인류가 발전하기까지 제일 큰 공헌을 했다고 하지 않습니까?

인류가 생기고 사람들이 모여살기 시작 하면서 마을이 생기고, 마을과 마을이 생기면서 서로 좀 더 빠르게 갈 수 있는 도구의 필요성이 나타나면서 바퀴가 발명된 것이지요. 그래서 경영학에서는 자전거의 발명을 발상의 전환에서 생겨난 것이라고도 합니다. 바퀴는 우리의 활동영역을 확장시킨 공헌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무거운 짐을 운반해 주는 운반수단으로서도 큰 변화를 주었으며, 우리의 건강생활에 직간접적인 공헌을 한 것 또한 간과 할 수 없습니다. 한때는 자동차라는 운반수단에 의하여 우리와 조금은 멀어진 듯 한 적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자전거는 여전히 이웃집 아저씨의 생업수단으로, 신문배달원의 이동수단으로 이어지며 여전히 우리에게 친숙하지요.

자전거라면 어릴 적 타던 세발자전거를 먼저 기억합니다. 아장아장 걷는 시기가 지나면 타게 되던 그 세발자전거는 초등학교 중학교를 거치면서 두발 자전거로 바뀌고 시간을 절약하는 운반 기구로서는 물론, 놀이 겸 운동 그리고 학교나 직장에 가는 교통수단으로서 인기를 누리기도 했지요. 학창시절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통학하는 친구를 보면 참으로 부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자전거가 다시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습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도시마다 자전거 길을 만들거나 만든다는 소식입니다. 정부와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심의 자전거전용 도로를 만들거나 구상 중이며 활발히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매년 봄이면 한번쯤 기사화 되던 자전거의 낭만이 이제는 사회정책의 변화를 타고 가까이 다시 오게 된 겁니다. 자동차 대신 자전거로 다녀오는 시장보기, 출·퇴근 하기, 마을길은 물론 도심과 관광지에서의 자전거 타고 달리기 운동 등 참으로 많은 자전거 이용 예찬론이 쏟아지고 있기도 합니다. 에너지 절약은 물론 환경보호 차원에서 지구를 살리는 수단으로까지 재발견 되면서 녹색성장전략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자전거가 선진외국들의 경우에는 전국민 필수 운동기기라는 것임을 알고 있는지요? 네델란드를 포함한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자전거타기를 에너지 절감과 저이산화탄소운동의 참여방법으로, 또는 자연환경 파괴를 막는 방법의 하나로 국민이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것은 이를 다름 아닌 국민보건담당부처와 환경청 그리고 문화재보호국과 관광청이 담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건강은 개인스스로 관리를 해야 한다는 국민보건차원에서 자전거타기 운동을 전개하며, 환경청에서는 환경보호 차원에서, 문화재보호국과 관광청에서는 자동차 유해물질로 문화재보호를 위한 차원과 관광자원의 보호를 위해서 자전거타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자전거타기운동을 나라의 행정과 국민이 협력하면서 생활화 하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도 산 좋고 물 좋은, 자연보호가 잘되어있으며 우리의 전통문화와 문화재가 살아 숨 쉬는 사찰 등과 연계된 자전거전용도로를 개발해 보는 것이 어떨지 생각해 봅니다.
하얗게 난 절집으로 가는 길, 표시판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보면, 달리는 싱그러움에 즐거움도 있겠지만 부처님을 향하여 가는 길에 여유를 가지면서 부처님의 말씀도 새겨보고, 정적인 생각과 동적인 사고를 함께 함으로서 느끼고 얻을 수 있는 부처님의 지혜로움은 그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 겁니다. 학교에서, 사회에서는 배울 수 없는 귀중한 만남, 진한 가슴으로 느끼고 배울 수 있는 부처님의 감동을 만날테니까요. 그래서 절집으로 가는 길에도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한번쯤 자전거타고 절에 가보시면 어떨런지요?

전정봉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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