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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시론]불교 이념과 자원봉사

기자명 법보신문

각현 스님 연꽃마을 이사장

불교의 가장 이상적인 인간상은 ‘보살’이다. 불자는 누구나 보살이 되기 위하여 노력하는 구도자여야 한다. 깨달음을 추구 하며 가없는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뜻을 실천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노력을 펼치는 존재가 보살이다.

보살은 타인을 돕기 위해서 축생의 몸을 받는 것도 기꺼이 행한다는 절대적 이타행을 실천한다. 보살의 목표는 이웃을 위한 끝없는 헌신과 봉사다. 헌신과 봉사야 말로 오늘날 자원봉사자의 이념이며 철학이고, 보살정신의 실천은 복지국가의 이상적 목표다.

보살은 자비와 연기이론을 근본사상으로 무장한 실천행자다. 자비는 불교의 본분이며 생명 존중의 기본 이념이요, 보살의 최고의 덕목이다. 자비사상을 통하여 생명존중, 만유평등, 기회균등의 원리를 체득하는 것이 불자의 도리이며, 또한 자원봉사자의 생활규범이어야 한다. 자비야 말로 일체 중생을 고통에서 구원하려는 부처님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연기(緣起)는 불교의 기본적인 세계관으로써 자신과 다른 생명체를 대립과 갈등의 관계가 아니라 상호 협력의 관계로 봄으로써 공동체 사회를 이룩해야하는 당위성을 제시하는 사회관이기도 하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볏단을 맞세워 놓은 것처럼 서로 상의상존 관계에 있기 때문에, 하나가 넘어지면 다른 것도 넘어지는 것처럼 타인의 문제가 타인의 것으로만 머무르지 않고 자기 자신의 문제까지도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가르침이다. 고로 연기원리로는 타인의 고통이 곧 나의 고통이며 우리 모두의 고통이 되는 것이다. 너와 내가 분리되어 있는 존재가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더불어’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체 중생은 모두가 한 가족이며 동일 생명이니, 남을 돕는 것이 곧 자신을 돕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 가르침은 불교의 핵심 사상일 뿐 아니라 또한 자원봉사자의 이론적 배경이 되기에 충분한 말씀이다. 이 가르침이야 말로 얼키고 설키고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정화하고, 혼탁한 사회를 맑게 할 수 있는 이 시대 최고의 사상적 대안이 아닌가 생각 한다.

사회복지는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여 인간에게 ‘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인간을 도와주는 사회적 노력이며, 자원봉사 활동은 무보수를 통한 사회복지의 ‘자발적 시민참여 운동’이다. 사회복지나 자원봉사자의 당위성에 대하여 이렇게 완벽한 사상적 근거를 제시한 종교가 이 지구상에 또 있을까 의문이 갈 정도다.

지금 우리나라는 사회복지의 전성시대이며 자원봉사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에서도 ‘자원봉사 진흥법’을 제정하고, 행정안전부에 ‘자원봉사 센터’, 보건복지가족부에 ‘자원봉사 인증 센터’가 설치되어 조직적으로 자원봉사를 관리하고 있으며, 다양한 계층에서 사회복지활동에 물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어 자원봉사 참여 열기는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사회복지 현장에서 불교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왜 그럴까? 보살이 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자비심과 연기적 이론으로 무장한 불자들이 천만이 넘는 다는데, 정작 소외받은 자들의 주변에는 불자들이 보이질 않으니 웬 일일까?

21세기 최첨단 산업사회는 지구촌이 한 가족, 한 이웃처럼 사는 초과학시대를 살아가야 하는데 기복에만 연연하는 믿음이 아직도 팽배하단 말인가?

“실천이 없는 종교는 모래로 밥을 짓는 것처럼 허망한 행위”라고 옛 선사가 지적하셨다. 불교는 어느 종교보다도 사회복지를 강조하고 자원봉사의 활동원리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정작 행동으로 옮기는 데는 미흡함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종교는 그 시대의 얼이고, 정신이어야 한다. 종교집단은 시대를 이끄는 정신적 흡입력이 필요한 단체여야 한다. 사회가 원하는 것을 제공하지 못하는 종교는 국민에게 외면당할 수 밖에 없다. 불교 사회복지 활성화는 구호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불자들의 자원봉사 활성화와 비례 되는 것이다.

각현 스님 복지법인 연꽃마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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