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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red][집중취재][/font] 교계 댓글 문화 현주소

기자명 법보신문

현황과 전망

사안 따라 댓글 수십·수백개…현대판 ‘대중공사’
적극적인 자기 견해 표출…열띤 학술 토론의 장

 
교계 댓글 문화를 이끌고 있는 불교 언론 홈페이지.

교계 언론을 비롯한 몇몇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댓글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인터넷이 불교계의 새로운 소통창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인터넷이 급격이 확산되면서 종단, 사찰, 교계 언론, 신행단체, 수행모임 등을 중심으로 속속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그러나 몇 해 전까지도 인터넷은 새로운 정보를 알리거나 습득하는 차원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최근 댓글문화가 불자 네티즌의 의사소통 역할을 담당하면서 때론 교계 이슈를 낳거나 변화를 이끄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동시에 익명성을 악용해 상습적으로 남을 헐뜯거나 허위 사실을 퍼뜨리는 구업(口業)의 진원지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댓글문화의 한 가운데 있는 것이 바로 교계 언론이다. 본지 홈페이지를 비롯해 불교포커스, 불교닷컴, 미디어붓다 등 인터넷 교계 언론이 불교계의 민감한 문제를 다루면서 이에 대한 교계여론이 속속 댓글로 이어지곤 한다. 특히 각 사안에 따라 수십에서 수백 개의 댓글이 이어지는 사례도 부쩍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그저 바라보고 침묵했던 이전과는 달리 댓글이라는 소통수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부조리를 비판하고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제시하는 사례들이 크게 늘고 있는 현상으로도 해석된다. 그런 까닭에 오늘날 ‘대중공사’는 절이 아니라 컴퓨터 앞에서 댓글로 이뤄진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불교를 지향하는 홈페이지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특정인에 대한 욕설과 음해가 잇따르고 있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심지어 정치적인 문제나 이해관계가 얽혀 댓글을 무기 삼아 설전이 벌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이유들로 댓글이 수사의 대상이나 명예훼손 등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말 권오민 경상대 철학과 교수의 문제제기를 계기로 약 3개월간 지속된 ‘불설·비불설’ 논쟁은 교계 댓글문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승경전과 마찬가지로 아함과 니까야 또한 불설은 확실하지만 붓다의 친설로 볼 수 없다”는 권오민 교수의 주장에 동의하는 쪽과 “아함과 니까야에는 붓다의 원음이 담겨있다”는 반대쪽 입장이 극명히 나뉘면서 댓글을 통한 다양한 의견개진들이 잇따랐다.

특히 불교학자 못지않은 ‘강호의 고수들’이 속속 댓글논쟁에 참여하면서 그 자체로 새로운 주장과 정보가 오가는 진지한 학술토론의 장이 되기도 했다. 실제 지난 8월초 ‘불설·비불설’ 기고문이 처음 실린 것을 기점으로 약 3개월간 매번 수십에서 수백 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큰 관심이 이어졌다. 여기에는 학자나 교수, 스님이나 재가라는 형식과 허울을 벗어던지고 오직 ‘법(法)’을 갖고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여느 학술토론보다 순수했다는 평과 함께 바람직한 댓글문화의 모델이라는 찬사까지 나왔다.

이런 까닭에 교계의 익명성의 댓글 문화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긍정과 부정이 오가는 게 교계 댓글 문화의 현실이다. 마치 똑같은 물이라도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고 뱀이 먹으면 독이 되는 이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교계 인터넷 댓글문화는 갈수록 활성화되고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교단 일에 무관심하고 그대로 수긍하는 예전 불자들과 달리 최근엔 출·재가자를 떠나 참여하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게 전반적인 흐름이기 때문이다.

김호성 동국대 교수는 “나쁜 댓글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듯 좋은 댓글은 누군가에게 베푸는 최고의 자비행이 될 수 있다”며 “홈페이지 운영자들도 자극적인 기사가 아닌 불교와 세상을 맑히는 정보를 제공하는데 노력할 때 바람직한 댓글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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