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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칼럼] 에베레스트의 네팔 각료회의

기자명 법보신문

12월 4일자 CNN 홈페이지에 “에베레스트에서 네팔 각료회의가 열리다”라는 기사가 게재되었다. 기사는 빙하로 덮인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를 배경으로 해발 5242m의 고지에서 열린 각료회의의 인상적인 사진을 제공하였다. 24명의 각료들은 방한복을 입고 “히말라야를 구하자”라는 푸른 현장(懸章)을 두르고 산소마스크를 착용했으며 강풍 때문에 육성이 잘 들리지 않아 회의는 마이크를 사용하여 진행되었다.

마다브 쿠마르 네팔 수상은 12월 7일부터 18일까지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를 앞둔 시점에서 이 각료회의가 매우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히말라야가 전지구환경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함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지구온난화로 히말라야의 빙하가 녹으면 남 아세아의 강물이 줄어들어 네팔,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중국의 10억이 넘는 사람들이 물 부족난을 겪게 되리라 예상하고 있다.

수상은 가난하고 미개발된 지역의 사람들이 지구온난화로 큰 피해를 입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는 “지구는 인류의 공동 거주지임으로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방출하는 국가들이 가장 큰 희생을 감수해야한다”라고 주장했다.

코펜하겐의 유엔 기후변화회의는 1997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하여 마련된 교토의정서가 2012년에 만료됨으로 이를 대체할 새로운 국제협약을 만들기 위한 모임이다. 이 회의에 전 세계 190여국 대표단과 100여국 정상들이 참여한 것은 지구온난화 문제가 이제 21세기 인류가 풀어야할 절체절명의 화두가 되었음을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기후학적 측면에서 지구는 지난 1만년의 따뜻한 간빙기를 지나서 대략 10만 년의 사이클로 온도가 6~8도 씩 점차 하강하는 새로운 빙하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19세기의 산업혁명 이후 대기 중의 온실가스의 증가로 지난 1세기 동안 지구의 온도는 0.7도 증가 하였다. 이 정도의 온도 변화로도 여름철 북극해와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고, 인도에서 장기간 폭염이 지속하고 중부 유럽에서 홍수가 발생하여 수백 명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의 방출을 규제하는 적극적인 국제적 공조가 취해지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금세기 말에 지구의 온도는 1.4~5.8도 상승하리라 예측한다.

온도가 3~4도 상승하면 농지가 사막으로 변하고 모든 종의 절반이 멸종하고 바다가 땅을 집어삼켜 수백만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대재앙이 발생할 것이 예상된다. 2007년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기온이 2도 이상 상승하면 인류의 미래가 위태롭다는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따라서 이번 회의의 목적은 지구의 기온상승이 2도 이상을 넘지 않도록 이산화탄소의 방출량을 감축하는 국제 협약을 체결하는데 있다. 이 회의의 성패는 선진국이 온실가스 방출량을 감축하도록 국제협약으로 규제하고 개발도상국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데에 달려있다. 교토의정서 체결 시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으로 온실가스방출 감축의무를 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유럽연합(EU)이 개발도상국에 2020년 배출전망치 대비 15~30%를 감축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정부는 최고 목표치인 30%를 아무 조건 없이 독자적으로 감축하겠다고 제의해 국제사회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첨예한 이해대립으로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에서 난항이 예상되지만, 협상의 기본 정신은 네팔 수상의 주장대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방출하는 국가들이 가장 큰 희생을 감수해야한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다.

이기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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