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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우 스님의 계율 칼럼] 선방 대중으로 참여하는 법

기자명 법보신문

마음을 모으고 단련하는 곳이 선방
수행대중에 피해 주는 행위 삼가야

선방의 대중 방을 선당(禪堂)이라 한다. 마음을 거두어 흩어 지지 않음으로 선(禪)이요, 성현(聖賢)을 단련(鍛鍊)하는 곳이므로 당(堂)이라 한다.

좌선하는 자리 위에서 옷이나 이불을 털어서 소리 내거나, 바람을 일으키거나, 곁의 사람을 신경 쓰이게 하면 안 된다. 좌선하는 자리에서 내려올 적에는 가만히 게송을 외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저 중생들 잘 비키라. 내 발 밑에서 죽거들랑 극락에 가 다시 태어나거라”고 하라. 좌선하는 자리를 내려오면서 가만히 게송을 외우는 것은 악을 쉬고 자비를 행하는 생각을 나타내는 것이다. 게송을 외운 뒤에는 다시 “옴, 시리 일리 사바하”를 7번 외우라 했다.

말을 할 때, 큰 소리로 소리 지르면 못쓴다. 문의 발을 살며시 들고, 나와서는 다 내린 뒤에 손을 떼라. 그것은 청렴한 뜻이니, 염치를 가려 막는다는 것이다.

옛날에 천자는 밖으로 병풍을 쳤고, 제후(諸侯)는 안으로 병풍을 치며, 대부(大夫)는 발(簾)로써 하고, 선비는 휘장으로써 한다고 했다. 반드시 드리운 뒤에 손을 뗀다는 것은 두 가지 과실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첫째는 덤벙거림이 없음이요, 둘째는 물건을 손괴하지 않음이다. 신발을 끌어 소리 내면 못쓴다. 큰기침하거나 가래를 돋우면 못쓴다. 곁의 사람과 머리와 귀를 맞대고 세상일을 말하면 못쓴다. 또 도반을 만나서 정답게 인사하더라도 큰방에서 오래 이야기 하면 못쓴다. 물가나 나무 그늘 밑으로 가서 속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라. 만일 경을 보게 되거든 바로 앉아서 마음을 맑히고 가만히 볼 것이요, 소리 내면 못쓴다. 몸과 마음을 맑히고 가만히 보라는 것은 속으로 생각하는 것이니, 이는 삼업이 깨끗한 것을 밝힌 것이다. 몸이 단정하면 생각이 바르고 마음이 맑으면 이치가 저절로 생김을 말한다.

둘째 ‘판’을 치거든 미리 선방으로 들어가라. 제자리에 가거든 가만히 게송을 외운다. 단정히 앉을 적에 중생들과 함께 보리좌에 앉아서 착심(着心)하지 말라. ‘판을 친다’는 것은 종판(鐘板)을 치는 것을 말하는데, 백장총림(百丈叢林)에서 설립한 것이다. 일찍이 종판을 짊어지고 다니며 울려서 법도에 게으르지 않게 하므로 총림에 종판을 두고 있다. 판을 두 번 치는 것은 처음에 치는 소리는 머무르고, 다음에 치는 것은 준비를 하고, 판이 세 번째로 울리면 곧 마땅히 하던 일을 멈추고 선방에 나아가고 차 한 잔 마실 시간이라도 지나서는 안 된다. 보리좌(菩提座)는 본래부터 깨달음의 근본이 있는 공왕(空王)의 자리이다. 이 자리는 사람마다 본래 갖추었으나 아직도 깨닫지 못한 까닭으로 “반드시 원하는 것”이라 말한다.

선당을 천당(穿堂)이라고도 하는데, 의심을 뚫어 선정에 들게 하니, 천당(穿堂)이다. 선당 상인(上人)이 전정(專精)으로 활구(活句)를 참구하여 모든 부처님의 묘리(妙理)를 한 꼬챙이로 모두 뚫는다. 그런 까닭으로 선방을 천당이라고도 한다. 선당 복판으로 지나가지 못한다. 윗자리와 아랫자리로 오르내릴 적에 마땅히 조심하여 곁에 사람을 시끄럽게 하지 말라. 자리 위에서 글씨 쓰면 못쓴다. 다만 대중이 경을 볼 적에는 무방하다. 자리 위에서 밤에 모여 앉아 서로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면 못쓴다. 자리 위에서 바느질하면 못쓴다. 잠자는 시간에 곁의 사람과 이야기하여 대중을 시끄럽게 하면 못쓴다.

출가한지 오래지 않은 사람들만이 지켜야 할 대중생활이 아니다. 출가한지 이미 여러 해 되는 수행자는 이미 내 것이 되어 있어야 한다.  

철우 스님 조계종 계단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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