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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안의 세상 책밖의 세상] 밥상 바꿔야 살아남는다

기자명 법보신문

『밥상혁명』/강양구·강이현 지음/살림터/2009

일본 사이타마현 생활클럽은 자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커피 등을 제외한 모든 먹을거리 상품을 국산으로만 만든다.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의 상생을 특별하게 여기며, “지역의 생산자가 있어야 소비자도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 책의 필자는 “일본의 생활협동조합은 공동구매를 넘어서 세상을 바꾸는 중이다. 만드는 손과 먹는 손이 맞잡으니 세상이 바뀌고 있다”고 하는데, 이 원칙은 세상 어디든 적용될 것이다.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정부와 국민·종교 지도자와 재가 신도가 손을 맞잡으면 세상이 바뀌는 정도가 훨씬 달라질 것이다.

먹을거리를 바르게 해결하려는 몸부림은 이제 세계 곳곳의 도시인들에게 ‘텃밭’ 만들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도시 주변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거나 집안 정원의 잔디를 거두어내고 텃밭으로 만들어 채소를 직접 심어 먹는다. 이 추세가 ‘유행’이 되었고 이제 안전한 먹을거리 확보 차원을 넘어 세상을 지키고 바꾸는 환경과 사회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텃밭에서 먹을거리를 직접 생산하면서 자연스럽게 운동도 하고 믿을 만한 과일·채소를 공급받고, 도시 농업이 증가할수록 공공 보건이 더욱더 증진되며, 주민들이 이웃과 지역에 더 큰 애정을 가지게 되어 범죄 예방 효과를 보기도 한다.” 그뿐인가? 매주 대형 할인점에 가서 카트를 가득 채우면 매년 온실가스 4톤 이상을 배출하게 되고 지역먹을거리로만 채우면 온실가스 발생이 0.3톤으로 줄어들지만, 텃밭에서 직접 기른다면 온실가스 배출을 100% 가까이 줄일 수도 있다. 먹을거리 문제를 바르게 풀어나가는 것이 ‘세상을 바르게 사는 것’이다.

지역먹을거리 운동은 도시인과 농민이 함께 세상에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농민에게 돌아가는 몫이 최종 가격 기준으로 미국 3%, 영국 7%, 프랑스 18%에 불과”하고, 먹을거리 운송에 들어가는 에너지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이 막바지까지 이르렀으며, 혹 석유파동이 다시 일어나게 되면 식량 위기도 함께 세상을 짓누르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염에 찌든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을 하지만 실행에 옮기는 이들은 별로 없다. 이런 사람들은 1년간 모든 식사를 자기 집 주변 150㎞(100마일) 이내에서 난 먹을거리로 해결하는 ‘생활실험’에 도전하고 그 경험을 묶어 『100마일 다이어트』라는 책으로 출간한 캐나다 밴쿠버의 엘리사 스미쓰씨의 다음 말을 음미해볼만하다.

“과거 히피들은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도시를 떠났지만 우리는 도시 안에서 삶을 변화시키고자 한다.” 눈을 제대로 뜨고 세상을 바르게 볼 수만 있으면, 도시라고 해서 꼭 떠나가야 할 차안이나 예토(穢土)가 아니고 얼마든지 정토로 바꾸어갈 수 있는 곳이다. 밥상을 바꾸지 않으면 모두 죽는다. 그 열쇠는 각자 마음먹기에 달려 있으니,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가 아닌가. 

이병두 불교평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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