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전문 인력 양성이 불교 현대화 동력

동국대 불교대학원 겸임교수 서광〈사진〉 스님은 4월 28일 열린 ‘불교와 사회 포럼’에서 불교상담심리전문가가 오늘날 현대판 조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불교의 현대화를 위한 심리적 문화적 접근-불교상담심리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에 나선 서광 스님은 불교상담이 불교의 현대화를 이끄는 대표주자가 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리고 “마음을 치유하는 입장에서 볼 때 경·율·론 삼장이 마음치료를 위한 처방전과 같으므로 이 삼장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현대판 조사, 즉 불교상담심리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교의 현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그 동력을 현대인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불교상담심리에서 찾을 수 있고, 때문에 불교상담심리 전문가는 현대인들에게 할과 방으로 제자의 미혹함을 떨쳐내도록 도왔던 옛 조사들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서광 스님의 이같은 주장은 불교 현대화의 당위성에서부터 출발했다. 주제 발표에서 “불법의 존재 가치는 오직 중생으로부터 중생에 의해서 중생을 위한 것일 때에만 빛날 수 있는 것이므로, 불교가 현대인의 필요와 취향 눈높이에 맞춰서 변화하고 거듭나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 불교 현대화의 당위성을 밝힌 스님은 다섯 가지 면에서 불교가 방향전환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님은 첫 번째로 불교가 스승에서 프렌드십으로 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처님 법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도반처럼 친구처럼 도와야 하며 전법할 때는 친구 같은 스승으로 부처님 일을 할 때는 파트너십으로 거듭나는 불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개인의식을 아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글로벌 의식과 현상의 변화에도 민감해야 한다”며 개인의식에서 글로벌 의식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리고 세 번째로 마음공부는 어디까지나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도록 철저히 현재의 언어·문화·정서에 맞게 살아있는 언어로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과거 시점에서 현재 시점으로의 의식 변화를 주문했다. 스님은 특히 현대인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생존경쟁에 시달리면서 정신적 평화, 심리적 치유가 필요하기 때문에 경전을 심리 치유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다섯 번째로 현대인들은 수행에 있어서도 전체적이고 전인적인 체험을 좋아하고 있으므로 심미적·정의적·인지적 수행방편의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포럼에 참여한 200여 명의 사부대중이 서광 스님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이 다섯 가지의 방향전환이 불교의 현대화를 위한 심리·문화적 접근을 가능하도록 하는 전제조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서광 스님은 “불교의 현대화를 위해서 경·율·론 삼장을 심리 치유적 관점에서 올바르게 이해하고 재해석함으로써 현대인의 마음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불교상담심리 전문가의 양성이 시급하다”며 전문가 양성 필요성을 제기했다.

스님은 이어 “현대판 조사, 불교상담심리 전문가를 양성하는 사회적으로 공인된 자격제도 안에서 경·율·론 삼장을 심리 치유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이해하는 연구방법론을 체계화해야 한다”며 전문능력을 갖춘 불교상담심리 전문가를 양성해 불교의 현대화를 앞당기는데 공동 노력할 것을 제안했다.

심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