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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세시풍속-토끼날엔 여성의 바깥출입 금해

기자명 법보신문

“이날을 톳날이라 한다. 토끼는 방정맞고 경망한 짐승이라 이 날은 이른 아침은 물론 해가 뜬 뒤에도 여자의 바깥출입을 금한다. 톳날에는 머슴이나 식모도 절대 들이지 않으며 나무그릇, 쇠그릇 등 사람의 손으로 만든 그릇도 집안에 들여오길 꺼린다.”


우리민족은 토끼날을 상묘일(上卯日)이라고 하여 불길한 날로 보았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이 날에는 남의 식구는 물론 다른 사람이 만든 그릇 등도 집안에 들이지 않았다. 이런 부정적인 영향은 여자들에게 더욱 강해서 이 날은 남자가 먼저 일어나 문을 열어야 하며, 여자가 자기 집에 먼저 들어오는 것을 철저히 금했다. 또 전남지방에서는 불길한 날이라 해서 어부들이 출항을 하지 않는 전통도 가지고 있었다.


한편으로 토끼날은 장수를 비는 날이기도 하다. 토끼는 묘방인 동쪽을 맡은 방위신이기 때문에 양의 세계인 해에서 양기를 받고, 음의 세계인 달에서 음약을 받아먹어 음양기운의 조화로 인해 눈이 밝으며 토끼의 간은 불로장생의 명약이 된다는 점에서 토끼는 장수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날은 남녀 할 것 없이 명실이라 해서 명주실을 청색으로 물들여서 팔에 감거나, 옷고름에 매다는 전통을 가지고 있었다. 이렇게 하면 실만큼 명이 길어지고 장수할 수 있다는 속설에 따른 것이다. 같은 이유에서 상묘일에 실을 짜거나 옷을 지으면 길하다 하여 부녀자들은 가장의 옷을 짓거나 베를 짜는 풍습이 있었다. 또 이날 새로 뽑은 실을 토사(兎絲-톳실)라고 하여, 이 실을 주머니 끝에 달아매어 재앙을 물리치는 액막이로 사용하기도 했다.


임신 중에 토끼 고기를 먹지 않는 풍속도 전해지고 있다. 이것은 토끼고기를 먹으면 눈이 빨간 아이를 낳는다거나 입술이 언청이인 아이를 낳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임신 중에 음식물을 금기하는 것은 그 모양이 흉측하거나 음식물의 주력이 뱃속 태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두려움에서 발로한다. 토끼를 금하는 풍습은 토끼 특유의 생김새에서 비롯됐으며, 특히 ‘입술 언청이’는 원인을 알 수 없지만 흉한 모습으로 인식되어 특히 꺼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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