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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굳건함이 법당의 존폐를 결정한다

기자명 법보신문
▲포교학 개론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변화가 불측해서 그렇게 잘해주고 친절히 해주는데도 멀어지는 사람이 있고, 전혀 냉정히 대하는데도 한없는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있다. 모두가 전생사 인연인가? 어떤 알 수 없는 인연이 작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몸과 마음을 다해 최선을 다하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의 만남이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란 얘기가 떠오른다.


모두가 인연 따라 만나고 인연 따라 흩어지는 게 인생이라는데 포교를 하다보면 무엇을 잘못해서 그 사람들이 나오지 않는지, 무엇 때문에 저들이 저다지도 비난을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인생사가 그렇고 법당사가 그렇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또 떠나가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항상 생각했던 일은 저들이 떠나가지 않고 부처님 말씀 속에 함께 화합된 삶을 살아가게 할 수는 없을지,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뇌했다.


고민 끝에 생각해 낸 것이 공감대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떠나가는 사람들이야 어찌하겠냐 만은 남아있는 사람들을 스님 혼자 모두 감당할 수는 없다. 어떡하든 하나로 묶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조직의 중요성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직을 만들려면 공통적 이데아와 공감대가 필요하지 않는가. 그래서 만든 것이 1년 코스 혹은 1학기 코스의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한 달에 한두 번의 법문으로는 공감대를 만들어 낼 수가 없다. 적어도 몇 달씩 만나 같이 밥 먹고, 커피 마시는 가운데 어떤 유대감이 형성되고 조직력이 형성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같은 생각은 적중했다.


원자들의 체계를 보라. 맨 가운데 태양과 같은 원자핵이 있고 바깥에 전자가 돈다. 원자핵 가운데는 중심을 잡아주는 중성자가 있고 항상 태양과 같이 빛나는 양자가 있다. 양자는 플러스(+) 전기를 띠고 외곽의 전자는 마이너스(-) 전기를 띤다. 이것이 조직의 근본원리라 할 수 있다. 원자는 가장 작은 단위의 조직이 아닌가. 조직의 핵심에는 항상 조직에 긍정적인 인물이 위치해야만하고 흔들리지 않는 중성자처럼 부동의 의지를 가진 자들이 존재해야만 한다.


외곽을 도는 전자가 항상 부정적인 마이너스 전기를 띠는 것처럼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들은 조직 내에서 소외된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몇 달간 공부를 시키다보면 법당에 긍정적인 사람들을 이내 파악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을 모아 조직을 짜는 것이다. 매사에 법당에 긍정적이고 스님에 대해 호의적인 사람은 떠나갈 확률이 그렇게 크지 않다.


세월이 흐르고 새로운 신도가 흘러들게 되면 또 다른 변화가 오고 기존의 사람들 가운데도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확고부동한 교육 시스템을 갖게 되면 그때마다 긍정적이며 우수하고도 영민한 신도들을 만날 수 있다.


그래야만 조직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스님 혼자 모든 일을 해낼 수 없고, 많은 조력자들이 필요하다. 또 어려운 일들을 함께 풀어갈 유능한 신도들이 절실하다. 조직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아무리 사람들이 오고 또 간다 해도 흔들리지 않는 중추적인 핵심신도들이 있는 한 절대로 쓰러지지 않는다. 부처님께서도 영산당시 수불부촉 십대제자 십육성 오백성 독수성내지 천이백 제대아라한 무량 자비성중 하시지 않으셨던가. 부처님의 승단 역시 하나의 피라미드 형태를 지닌 조직이 아니고 무엇인가.


▲지광 스님
포교 원력을 세운 보살들께 당부 드린다. 신도들은 오고 또 간다. 그러나 오고 또 가는 신도들 가운데 흔들리지 않는 핵심신도들을 만들라. 강한 조직력을 양성하라. 스님의 신념을 따르는 긍정적인 핵심 신도들을 만들지 않으면 그 법당의 미래는 어둡다. 그를 위해 신도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해야한다. 조직을 위해 최소 몇 개월간의 강력한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이것은 필요조건이 아니라 사활이 걸린 문제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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