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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사회 도움을 주는 불교가 되라

기자명 법보신문
▲포교학개론

신도들은 자신들의 시주금이 보람 있게 쓰여 지길 원한다. 단 한 푼이 들어와도 그 쓰임새가 보람 있게 쓰여 졌음을 알려 줘야한다. 세속인들의 주된 관심사는 무엇인가. 재물과 색(色)아닌가. 재물에 대한 관심이 이토록 중요할진대 그들의 시주금이 어떻게 쓰여 지는지는 당연히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들 사찰이나 포교당의 경우는 어떤가. 교회나 성당보다 오히려 주지의 재량권이 크다. 여타 종교는 장로니 뭐니 해서 지켜보는 눈도 많고 관리 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그런데 사찰이나 포교당들은 신도들에게 자신들의 시주금이 보람 있게 쓰여 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는가.


그 해결책으로 이웃돕기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동사무소나 구청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서 주변의 불우한 이웃들을 돕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그래야지 주변 주민들의 인식도 좋아지고 그들의 접근 가능성도 높아진다. 법당에서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다. 자연히 포교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작전상이든 전략적이든 나는 당초 몇 푼 되지 않는 시주금이었지만 이웃돕기가 중요하다고 판단해 동사무소나 구청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과 인연을 맺어나갔다.


기왕에 돈을 쓰려면 불우한 어린이들이라거나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주는 것이 훨씬 더 의미 있다고 판단했다. 당연히 주변과 신도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고 함께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점점 사회복지사업이 커지면서 이왕이면 제대로 복지 사업을 하자해서 관계부처를 찾았다. 담당자가 불교도 복지법인을 내느냐 하는 소리에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게 86년이었나 싶은데 그전에는 이렇다 할 불교계 복지법인이 없었다는 얘기다. 귀를 의심했다. 또 스님들을 좀 키워야겠다 해서 안암동 중앙승가대학을 찾았다. 당시 외부 장학금이 전무하다는 사실에 신도들과 함께 놀란 적이 있었다. 그때가 85년이었다.


포교에 뜻을 두려는 스님들은 분명히 부처님의 자비 정신이 어떻게 사회에 구현돼야 하는가를 몸소 실천해보여야 한다. 이후로 불교 관계 복지법인이라든가 장학금을 제공하는 분들이 점차 늘었지만 스님들이 자신들의 상좌들에 대한 면학의지에 그다지 큰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가슴 아팠다. 부처님 말씀을 펼치는 일이 결국 그를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는 일일 것이다. 작은 포교당에서나마 사회복지사업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은 신도들은 물론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신선한 의식을 심어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 후로는 발을 넓혀 군부대나 교도소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신도들과 함께 다니기도 했으나 법당 짓는 일 그리고 능인선원의 장기사업 가운데 하나인 학교를 짓는 일이 커져 복지사업에 계속 큰 힘을 쏟지 못했던 것은 조금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필연적으로 사찰이나 포교당들도 이웃돕기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신도들이 보람을 느끼도록 해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란 판단이다. 능인선원을 만든 뒤 얼마 지나서부터 본격적인 원력을 세웠던 것은 무엇보다 승려나 불교 교역자들 특히 여타 종교식으로 하면 전도사 등이 제대로 육성 되지 않고 중요시되지도 않는 것이 대단히 안타까웠다.


그래서 법당이 제대로 틀을 갖추고 힘이 되면 꼭 불교계의 전도사 즉 전법사를 육성해 전국으로 전 세계로 뿜어내는 교육기관을 하나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신도들과 상의한 결과 흔쾌히 동의해 주어 능인의 숙원인 학교 건립 작업이 부지매입 등부터 차곡차곡 진전되어 이제 개교할 날이 얼마 앞으로 다가와 있다. 능인선원이 만드는 대학은 여타 대학과는 궤도를 달리해 특성화된 대학으로 전법사 등을 양성하는 대학이 될 것이다.


▲지광 스님
내가 눈을 감기 전 그와 같은 원력이 어느 정도 빛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드리고 있다. 인색하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학교에 벽돌 한 장 쌓는데 모든 것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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