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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 쌓고 나를 돌아보는 뜻깊은 시간

기자명 법보신문

완연한 봄이다. 아침 창(窓)을 열면, 싱싱한 풀꽃냄새가 코를 찌른다. 산문에 몸을 담고 수행하며 살아 온지 어언 사십 여년, 새삼 이 봄이 내게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어떤 연유일까?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가 어제 오늘 다르듯 세월은 찰나처럼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


‘바른 마음 자비실천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순수한 열정만을 지니고 나섰던 ‘108산사순례’도 어느 듯 5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다. 세상일은 그저 열정만으로 되지를 않는다. 거기에는 적당한 행운과 힘든 노력이 뒤따라야만 한다. 어디 그것뿐인가. 부족한 것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우리 ‘산사순례기도회’가 무탈하게 반 순례를 회향할 수 있었던 것도 불보살님과 청담 스님의 가피 때문이다.


성찰이란 자신을 뒤돌아보고 참회 하는 것이다. 세상사 하루하루 눈코 뜰 새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자신을 삶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란 어렵다. 그러나 한 달에 한 번씩 산사순례에 나와 참회의 시간을 갖고 지난 한 달간 ‘잘 살았는가 못 살았는가 그럼, 어떻게 살 것인가?’ 참회하고 자숙하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지 않는가.


어디 그것뿐인가? 우리는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고 있으며,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일’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세상의 불행과 행복은 남 탓이 아니라 반드시 자신의 행동으로부터 온다. 남을 대할 때는 부드럽고 진실한 마음으로 대하고 거짓과 사심을 버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복을 짓는다면 모든 가정에 행복과 부처님의 가피가 깃들 것이다.


우리는 ‘108산사순례’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비록, 작은 보시를 행하고 있지만 장장 9년간이 지나면 그 공덕은 쌓이고 쌓여 엄청난 가피를 얻을 것이다. 저축이란 꼭 은행에만 하는 게 아니라 마음의 자비심을 구하고 그 공덕을 저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복도 그와 같다. 평소 공덕을 저축하지 않은 사람이 복을 구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는 것이다. 부처님의 인과법은 위대한 것이다. 살면서 자신이 지은 선악의 결과는 반드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순간순간 그릇된 것이 없는지 자신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참회하는 마음이다.


기도는 어지러운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고 새롭게 자신을 뒤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다. 부처님 앞에서 108참회를 하는 기도의 순간은 진실로 즐거운 시간이다. 산사순례에 오는 가장 큰 목적이 여기에 있다. 더불어 남과 함께 남을 위해 공덕을 베풀고 나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아름다운 시간이다.


지혜로운 삶에 대해 부처님은 ‘법보장경’에서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고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겁게 하라. 태산 같은 자부심을 갖고 쓰러진 풀처럼 자기를 낮추고 역경을 참아 이겨내고 형편이 잘 풀릴 때를 조심하여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회원들 모두는 부처님 말씀을 깊이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


다음 순례는 남도(南道)의 가지산 석남사이다. 순례를 나설때는 마음가짐을 단단히 해야 한다. 명심해야 할 것은 자연에 대한 존경심이다. 부처님이 이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연기의 가르침을 주신 적이 있다. 자연과 우리는 둘이 아닌 하나이며 서로 의지하며 조화롭게 살아야하는 존재이다. 순례 중 눈에 보이는 풀꽃하나 나뭇가지 하나 내 몸처럼 귀중하게 여겨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동체대비(同體大悲)’이다. 여기에서 타인을 위하고 나를 위하는 마음이 생긴다.


▲선묵 혜자 스님
타인과 자연의 존재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 이 또한 ‘108산사순례’의 마음이다. 먼 길을 나서고 돌아오는 마음의 끝에 즐거운 행복감을 모두 느꼈으면 한다.  


선묵 혜자 스님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도선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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