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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염불의 불교-1

기자명 법보신문

불교는 일본문화사의 최고 정점
일본예술 깊이도 불교에서 비롯

일본문화사 가운데 무엇이 가장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일까? 뭐니뭐니해도 몇몇 불교인들의 행적이 훌륭하고 깊이 있는 것이리라. 불교가 키워낸 고승들의 말씀이나 행적, 혹은 묘코닌(妙好人)과 같은 독실한 신자들의 일생일 것이다.


‘묘코’는 흰 연꽃[白蓮華], 즉 깨끗한 마음을 의미한다. 아무리 생각해 보더라도 그들 이상으로 훌륭하게 일본인의 자세를 보여준 사례는 보이지 않는다. 그들을 생각하면, 불교가 얼마나 깊이 있는 종교인가, 그리고 인간이 얼마나 높은 경지까지 도달할 수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실로 그 승려와 신도들의 존재로 인해 일본의 문화에 천근의 무게가 더해졌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그들이 없었더라면, 일본은 나라 안팎으로 무엇을 자랑할 수 있었겠는가?


돌이켜 보건대, 정신문화에서 종교보다 깊이 있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예술 또한 심오한 것 중의 하나이겠으나, 그것이 심오한 경우는 종교적 깊이가 있음으로써 가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만약 현시대에 자랑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뭔가 종교적인 것이 결핍되었기 때문이라 말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생각할 때, 일본에 불교가 전해지지 않았더라면 일본은 어느 정도의 정신적 깊이를 가질 수 있었을까?


불교는 처음에 인도에서 발생했지만, 누가 뭐라 해도 순수한 동양의 종교이다. 마침내 동양 전체에 스며들어서 민족의 피가 되고 살이 되었다. 우리의 성격이나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 또 생활 방식의 핵심에도 스며들어 있다. 그런 까닭에 불교는 이미 일본의 불교가 되었다 해도 좋을 것이다.


불교를 떠나서 일본의 역사는 성립될 수 없다. 도교·유교·신도(神道), 그 밖에 다양한 종교가 있었지만 불교 앞에서는 아직 그 그림자가 옅고 흐릴 뿐이다. 불교가 실로 어느 정도의 깊이와 청정함과 크기를 가졌는가 하는 것은, 불교가 얼마나 훌륭한 비구·비구니·거사들을 배출해냈는가로 입증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위대함은 실로 그러한 고승들이나 묘코닌의 위대함 이상으로 더 위대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일본이 위대하다면, 그러한 불교인들이 위대한 만큼 위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위대함은 그들에 의해서 결정되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만약 그러한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일본의 문화에 어느 만큼의 존재이유가 있을 것인가? 우리 일본 민족에게 무한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은 우리의 역사 속에 남긴 그들의 발자취 때문이리라.

 

▲야나기 무네요시

생각컨대, 스이코(推古)왕조가 쇼토쿠(聖德)태자보다 위대할 수는 없다. 스이코 시대의 문화적 가치는 전적으로 현명한 태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아니겠는가? 당시 학문의 절정은 태자의 저작 ‘산교기쇼(三經義疏)’에서 결정되었다.


일본불교사연구소 번역

 

 

 

 



* 스이코(554~628) : 천황이라는 호를 최초로 사용한 일본의  여자 군주. 조카였던 쇼토쿠를 황태자로 삼아 섭정을 하게 했다.
*쇼토쿠(574~622) : 일본을 고대국가로 발전시키는 데 기초를 쌓았으며, 불교를 정착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산교기쇼(三經義疏)' : 쇼토쿠태자가 지었다고 전하는 ‘법화의소(法華義疏)’(615년), 승만경의소(勝經義疏)(611년), 그리고 ‘유마경의소(維摩經義疏)’(613년)의 총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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