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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소통은 포교 성패 결정짓는 제1 요인

기자명 법보신문
▲포교학 개론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가능한 한 의견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부처님께서도 화합승(和合僧)이란 말씀을 강조했듯 신도들과의 화합이란 면을 항상 유념해야한다. 아무리 의견을 모아도 부정적인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지만 사람들이 모이는 법당을 운영해 나가려면 여러 사람들의 조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의 도움을 얻고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하는 비전 제시와 함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란 청사진이 중요하기에 법사 자신이 미래에 대한 입지가 확고해야 한다. 장기적 측면과 단기적 계획이 정해져야 한다. 그 같은 계획이 있어야만 신도들과 함께 공통의 목표를 향해 전진해나갈 수 있고 여러 사람들의 힘을 결집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포교에 관한 글을 쓰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얼마나 많은 스님들이나 교역자들이 비전을 가지고 포교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인지, 또 현실이 그에 걸맞은 환경인지 하는 문제는 안타깝지만 대단히 부정적이라는 점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기존의 절들에서도 포교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데, 새롭게 건물의 한 귀퉁이를 얻어 시작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또 선을 중시한 나머지 포교에 대한 시각이 그렇게 긍정적이지 못한데 선방이나 다니지 무엇 때문에 그 어려운 포교를 한다는 것인가. 또 대다수의 불교신자들은 이미 모두 기존 절에 다니고 있는데 새로운 신도들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가. 나는 언제부터인가 포교를 하겠다고 찾아오는 스님들에게 웬만한 결심이 서지 않으면 시작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갖가지로 힘에 부치고, 하다가 말아버릴 것이라면 어설픈 시작은 낭비가 될 수밖에 없어 이 같은 충고를 한다.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점검해보고 또 현실의 척박함을 고려한 다음에라도 “나는 포교를 해야겠다”는 원력을 세운 경우라야만 포교에 관한 얘기를 할 수 있다. 그 같은 원력이 투철히 선 다음에 어떤 일에 대한 비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이다. 확고한 비전 없이 여러 사람들의 힘을 결집시키기는 어렵다. 목표의식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것 아닌가. 드러커의 말대로 탁월한 인물들의 특징을 세 가지로 집약할 수 있는데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기획능력, 사람들을 그 비전에 동화되도록 하는 교육능력, 그들을 결집시킬 수 있는 조직능력을 생각하지 않고는 나름대로의 미래를 구축하기 어렵다. 스스로의 기획능력, 교육능력, 조직능력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한 후에 앞으로 나아가야할 것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점차 세계는 탈종교 사회, 종교다원화 사회로 변모돼가고 있다. 전반적인 대중들의 종교의식은 점차 박약해지고 있다는 사실들이 각종 논문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미래 포교의 여건이 그렇게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같은 부정적 여건 하에서 포교사들이 뚫고 나가야할 장애물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렇지만 원력을 세우고 이왕 시작하신 분들은 신도들과의 유대를 돈독히 하고 그들과의 대화의 끈을 항상 늦추어서는 안 된다. 요즈음 소통과 화합이라는 얘기들을 많이 쓰듯이 소통의 문제, 화합의 문제는 참으로 사회 어느 부문보다 종교 부문에 더욱더 필요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법당이나 절에 나와 봤자 무슨 소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들의 호주머니를 털어야하는 것이다. 일말의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 시간들이고 돈들이고 하는 것이 과연 의미로운 일인가. 신도들을 항상 스스로에게 묻는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지광 스님

물론 모든 신도들을 다 만족시켜줄 수는 없지만 그들과의 끊임없는 대화와 의사소통을 통해 의미로운 인간관계를 유지해나가는 것이 법당, 포교당의 미래 명운을 가름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스님들이 특히 이 같은 점에 취약하다는 사실이야말로 포교에 큰 난관이 아닐 수 없다는 점을 부기해두고 싶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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