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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이란 단어를 화두처럼 생각하며 살라

기자명 법보신문
▲ 포교학 개론

불교는 마음이다. 마음과 마음이 하나 돼야 부처님이 나투신다. 포교는 마음과 마음을 하나로 잇는 숭고한 작업이다. 설법으로도 할 수 있고 의식으로도 할 수 있다. 아름다운 예술품으로도 각종 불교문화도 그 중요한 몫을 해내고 있다. 마음과 마음이 하나로 연결되는 곳에 부처님이 계시고 감동이 있다. 포교는 부처님 가운데 하나 되는 감동의 세계다.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역량이 바로 포교의 중요한 성공요인이 될 것이다.


‘신심명’의 가르침에 “신심불이 불이신심(信心不二 不二信心)”이라 하신대로 진정한 신심 가운데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믿어야하고 믿게끔 해야 한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말이 있듯 믿음이 없는 곳에 감동이 있을 수 없다. 어떠한 경우에 사람들은 강한 신뢰감 내지는 신심을 갖게 될까? 몸과 마음을 모두 바쳐 열심히 기도하는 스님의 모습을 보라. 정성을 다해 의식을 집전하는 스님을 볼 때 신도들은 그 진지한 모습에 감동을 한다. 그 가운데 무한한 신뢰감이 싹트고 신심이 돈독해지는 것이다.


결국 신도들의 신심 내지는 감동은 스님의 부처님을 향한 뜨거운 신심 가운데 잉태되는 것이다. 강한 신심, 한없는 신심은 감동 그 자체이고 투철한 정진과 맞닿아 있다. 신심이란 “내가 부처님을 믿습니다”고 외치는데 있지 않고 몸과 마음을 던지는 정진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어느 보도에서 접한 얘기다. 유수한 기업의 중견사원 아내들에게 물었다. 무엇에 반해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했는가하는 질문에 “무언가에 몰두해 있는 남편의 얼굴이 너무 아름다워 결혼을 결심했다”는 답변이 있었다. 몸과 마음을 던져 기도에 매진하는 스님들의 뒷모습과 얼굴이 얼마나 숭고할까. 아마도 그 순간만은 부처님의 모습과 닮아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마음과 마음이 부처님과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 감동이 절로 일지 않을 수 없으리라.


절에 와서 신도들이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언제일까.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절은 그라운드도 아니고 놀이공원도 아니다. 절은 부처님 모시고 기도하는 곳이다. 어떤 경우에 신도들에게 감동을 안겨 줄 수 있는가. 감동을 자아내기 위해서, 하나의 마음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성찰해야 한다. 항상 하나가 될 수 있고 하나로 만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연구하고 또 궁구해 보라.


설법을 할 때도 부처님 법을 전하는 것이니 신도들은 그저 잘 들어줘야한다는 일방통행적인 법문이 아니라 감동을 줄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귀중한 시간을 내 찾아온 귀중한 손님들을 귀중하게 정성스럽게 모시는 자세가 돼야 한다. 한 사람을 만나도 부처님을 만나는 것 같이 대한다면 상대방에게 틀림없이 감동을 자아 낼 수 있을 것이다. 포교사, 법사들은 항상 신도들을 대할 때마다 ‘감동’이라는 단어를 화두처럼 생각해야한다.


처음 법당 문을 열었을 때 스스로 다짐했던 굳은 결의가 하나 있었다. ‘단 한사람이 오더라도 부처님 한 분 오신 것처럼 대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몸과 마음을 다해 신도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진지한 기도를 하자. 법문을 하더라도 신도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내용인가 항상 생각하자 다짐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고 드나들다보니 처음의 생각이 많이 변해지긴 했지만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항상 고심하며 살아 왔다. 단 한 사람을 대하더라도 부처님을 대하는 것 같이 노력하자 다짐했건만 제대로 해왔는지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그렇게 되려고 노력해 왔다는 점만은 얘기할 수 있다. 법당 운영이란 스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신도들과 더불어 하는 것이라서 신도 간에도 서로 대할 때 부처님 대하듯 하라 얘기하면 웃어넘기는 사람들이 많다.

 

▲지광 스님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그러나 부처 되려고 법당에 나오는 이상 그 어느 누구도 상대방을 부처로 대하려 노력해야하는 것 아닌가. 그 같은 노력이 감동을 자아내는 길이 될 것이다. 항상 포교사, 법사들은 감동이라는 단어를 마음 깊숙이 아로새기며 살자.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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