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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세계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가져라

기자명 법보신문
▲ 포교학 개론
 

포교를 하면서 대단히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는 보이지 않는 세계에 관한 통찰이다. 불교는 마음을 바탕으로 전개되는데 마음은 보이지 않는 차원이면서 현실과 영원을 관통한다. 자연히 삶과 죽음의 문제가 함께 다뤄질 수밖에 없다. “생사일여(生死一如)”라 하신 부처님 말씀이나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의 예에서와 같이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는 하나인 것이다.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를 어떻게 함께 다룰 것인가.

현실의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사후세계 영가들의 문제, 중음신 내지는 귀신들로 불리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존재들에 대한 질문에 대해 확고부동한 불교적 지견이 확립돼야 한다. 신도들의 질문 중 반 이상이 영가와 관계된 문제라는 사실은 포교에 있어 사후세계에 대한 공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여타 종교와 달리 불교는 갖가지 보이지 않는 세계의 존재들을 위한 많은 의식들이 펼쳐지고 있어 이에 대한 분명한 설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신중기도, 미타기도, 지장기도, 관음기도는 물론 각종 시식 및 천도재, 우란분재, 예수재, 수륙재 등 불교 고유의 의식들은 대부분 보이지 않는 영혼들 내지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신령스러운 존재들을 향한 것이 대부분이다. 영혼들을 위한 기도와 제사에 대한 투철한 이해가 분명히 서있지 않을 경우 신도들을 제대로 이끌어가기 어렵다. 영가들은 이 땅을 등지더라도 불생불멸의 어떤 존재로 남을 수밖에 없음을 명료하게 설명하고, 그들의 행로를 후손된 도리로 어떻게 보살펴 주어야 하는지 분명한 관점을 제시해야만 한다. 대부분의 신도들은 산자들의 삶의 고통의 해소를 위해 기도를 하지만 이 땅을 등진자들의 평안을 도모하기 위한 기도 역시 그들의 큰 관심사다.

그들에게 죽음 다음의 세계와 현실세계와의 연관성을 확실히 이해시키고, 이 땅 역시 부처님나라의 일부이며 이 땅에서 삶의 전개에 따라 삼계육도가 벌어진다는 사실을 투철하게 가르쳐야 한다. 우리 모두는 하루 24시간을 살면서 잠자는 시간보다 눈을 뜨고 사는 시간이 훨씬 길기에 눈에 보이는 세계가 압도적일 수밖에 없다. 그 결과 현실세계에만 몰입해 영원히 살 것처럼 아등바등 대는 중생들에게 이 땅에서의 삶이 한편의 드라마와 같고, 한 조각 구름이 생겨났다 사라지는 것 같다는 사실을 확고하게 얘기해야만 한다.

기껏해야 백년도 못살고 죽는 인생, 세월의 흐름은 얼마나 빠른지 깨닫게 해야 한다. 쏜살같은 이 땅에서의 삶이 철두철미하게 부처님 가르침따라 의미로워야 한다는 사실을 마음 깊숙이 아로새기도록 해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삶에 취해 언젠가는 떠나야만 한다는 사실을 잊고 산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그들에게 영원을 가는 구도자의 순례를 얘기해 주어야 한다. 죽음이 없으면 종교도 필요 없을 것이라 한 어느 철인의 얘기대로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분명한 이해를 갖게 하는 것이 포교에 가장 중요한 핵심과제 중 하나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항상 얘기하는 부처님, 보살님, 신장님, 영가들의 세계, 그 어느 것도 눈으로 볼 수 있는 세계가 아니기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통찰을 끊임없이 심화시키는 길이 포교성공의 중요한 요건이다. 기도금, 재비 등이 절 수입의 대종이란 점을 상기한다면 기도하는 사람 하나하나에게 기도의 중요성을 깊이 각인시키고 스스로 부처님 세계에 대한 확신을 통해 영험의 세계로 인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포교성공의 주요 관문을 넘을 수 있다.

 

▲지광 스님
 

가족, 친지가 이 세상을 떠났을 때의 비통함 가운데 영원의 세계와, 죽음 다음의 세계에 대한 깊은 성찰이 가능하도록 유도할 경우 그들의 신심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현실의 갖가지 고통을 부처님 법문과 기도로 해소시킬 수 있도록 인도하는 한편, 각종 천도의식, 제사 등을 통해 산자와 죽은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하나라는 통찰을 깊이 할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할 것이다.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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