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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례와 의식의 중요성을 일깨워라

기자명 법보신문
▲포교학 개론

현실과 영원의 접점은 어디일까? 엘리아데의 얘기가 아니더라도 종교에서 의식(ritual)은 속(俗)에서 성(聖)의 세계로 나아가는 중요한 통과의례다. 종교에서 의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종교자체가 의식을 바탕으로 성립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교인들 가운데 의식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이 현실과 영원의 접점이라면 종교의식을 통한 한 생각이 이쪽과 저쪽을 구분 짓는 분수령이라 규정지을 수 있을 것이다. 불교에 등장하는 갖가지 의식에 대한 연구는 이 같은 점에 있어 대단히 의미심장하다. 각종 의식으로 종교행위가 성립하고, 그 같은 의식이 종교의 존립을 가능케 하는 요인이라면 의식은 얼마나 중요한가. 부처님께서도 삼귀의례와 각종계율에 대한 의식, 자자·포살·참회 등 갖가지 의식을 시설하시면서 불교적 현실과 영원의 틀을 형성해 나가셨다.


불교 각종행사에 의례가 빠지는 법이 있는가. 새벽기도부터 삼경종이 울릴 때까지 사찰의 모든 생활은 의식으로 시작해 의식으로 끝난다. 세속의 삶은 아침에 눈뜨고 잠잘 때까지 의례라 할 만한 것이 별반 없다. 각종단체에서 조례 정도는 더러 있는 경우를 본다. 성(聖)과 속(俗), 절집 생활과 현실생활의 간극은 의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처님께서 “행주좌와어묵동정에 항상 위의를 갖춰야 한다”고 하신 말씀은 우리들의 현실생활 가운데 의례와 의식이 있어야함을 강조하신 내용이다. 말 한마디, 생각 하나, 행동 하나하나가 깨어 있을 때 사람은 속스러움으로부터 탈피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실과 영원이 하나라고 한다면 우리의 현실 가운데 어떤 삶의 의례가 있어야 할 것이고, 그 같은 삶의 의례가 삶을 항상 성스러움으로 인도할 것이다.


종교에서 의례·의식은 영원을 지향하는 종교,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중들이 모여 하나의 마음으로 영원의 길을 나아가려면 마음을 하나로 묶는 의례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수밖에 없다. 현실 생활의 혼돈을 한 생각 바로 잡아 영원으로 향하게 하는 종교의식은 종교를 종교답게 하는 첩경이라 할 것이다. 부처님 말씀대로 한 생각이 영원과 현실을 갈라놓고, 한 생각이 천당과 지옥을 갈라놓으며, 한 생각이 부처와 중생을 가른다고 할 때 포교사, 법사들은 한 생각을 다스려 영원을 향하게 하는 종교의례와 의식의 중요성을 진지한 자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흔히 허례허식이란 말을 쓸 때가 있는데 이는 의례와 의식 가운데 영원을 향하는 마음의 자세를 결여한 경우라 할 것이다.


신중기도의식, 지장기도의식, 관음기도의식, 아미타기도의식 등 불교 의식에 대한 투철한 이해와 부처님 가르침의 참뜻을 이해하고 불자들과 그 뜻을 함께하는 의식이 될 때 종교의식으로서 참된 의미와 가치를 가질 것이란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기도 일념이 진정 부처님 나라와 맞닿아 있는가, 아니면 그냥 입으로만 소리 내는 기도인가 하는 점이 기도 성패, 의식 성패의 큰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종교의례와 의식이 그저 허례와 허식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한 사람들의 마음을 영원으로 이끄는 정성과 간절함이 함께 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종교에 있어 의례와 의식이란 이렇게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포교사와 법사들은 항상 종교 의례와 의식의 실제에 모든 성실함을 다 할 것이며 평상시에도 의례의식의 중요성에 대한 개념을 확고히 정립해야 할 것이다. 의례의식의 중요성을 인식한 포교사, 법사들은 평상시에도 자신의 삶 자체에 대한 성스러움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며 영원을 함께 나누는 의식의 집전자로서 많은 신도들의 존경을 받는 등 생활을 성스럽게 해야만 할 것이다.

 

▲지광 스님

그 같은 평상시의 존경심이 의례집전자로서의 포교사, 법사들을 숭앙케 할 것이고, 그 의식을 한층 법답게 할 것이며, 대중들의 신심을 강화하는데 크게 기여 할 것이다. 


지광 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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