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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판에 새긴 고향, 지친 현대인 보듬다

기자명 법보신문

목판화가 김영만 전시회 ‘고향은 축복의 땅입니다’
11월25일~12월4일까지 화순 목판화체험전시관

 

▲천연염색천에 목판화를 찍은 김영만 作 ‘평화’.

 

 

삶이 녹록치 않을 때마다 소중하게 꺼내보던 어머니 품 같은 곳. 깨지고 까여도 결국 회귀해야 할 그곳. 과거 대다수의 한국인에게 고향은 소똥냄새 풀풀 풍기는 마을 어귀를 돌면 나오는 초가지붕이었다. 마을을 에워싼 산이었으며 산줄기에서 흘러나오는 강이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어느 순간부터 고향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산업화’의 물결은 도시를 넘어 농촌까지 넘실댔다. 초가지붕은 양철슬레이트로 변했고 산은 골프장이 됐으며 강은 댐으로 막혔다. 때마다 떠난 사람이 돌아오는 것은 매한가지였지만 마음만은 도시에 둔 채였다. 고향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


이렇듯 ‘고향’이라는 의미를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들을 위로하는 전시회가 개최된다.


목판화가 김영만씨는 전라남도 화순군에 위치한 고인돌마을 목판화체험전시관에서 11월25일~12월4일까지 목판화전 ‘그럼에도 고향은 축복의 땅입니다’를 개최한다.


작가의 고향은 전라남도 화순군 지동마을이다. 지동마을에서 보성재로 이어지는 산골짜기에는 580여기의 청동기 시대 고인돌이 있다. 채석장까지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 이곳은 지난 2000년 12월2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그러자 아스팔트가 깔리고 공원이 조성됐다. 사람들이 들어왔으며 경적소리와 먼지, 쓰레기를 남기고 빠져나갔다. 점점 변해가는 고향의 모습에 작가는 마음이 아팠다.


“현대인들에게 평화와 인정, 너그러움과 여유를 안겨주는 고향을 되찾아주고 싶다”는 김씨는 “우리가 딛고 서 있는 모든 것들은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전시목적을 설명했다.


‘자유’, ‘행복한 길’, ‘햇빛사냥’ 등 총 30여점의 작품들은 고향의 소중함과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하는 생명들의 꿈틀거림을 담고 있다. 그가 정성스럽게 찍어낸 작품 속 부드러운 선들은 자연이 고향을 품고 사람을 품듯, 고동치는 생동감을 품어내고 있다. 작품 ‘평화’에서는 황토로 물들인 천연염색천에 목판화를 찍는 기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김영만씨는 1989년 조선대학교 대학원 순수미술학과를 졸업했다. DMZ주제 통일염원목판화전, 광주 통일미술제, 고향가는 길 목판화전, 운주사 십리길 목판화 설치전, 한국불교미술인협회 창립전, 한국목판화의 오늘전, 6·10항쟁기념전 등 다양한 단체전·개인전 활동을 했다. ‘고향가는 길 목판화 모음집’, ‘2001 통일로 가는 길 목판화 글모음달력’을 펴내기도 했다.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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