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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조도법-칠각지

기자명 법보신문

올바른 선택으로 지혜 증장시키는 방편
칠각지는 마지막 단계인 팔정도의 근간

칠각지(七覺支)는 삼십칠 조도법 가운데 여섯 번째 실천수행법이다. 앞에서 네 번째와 다섯 번째에서 닦은 오근과 오력을 통해 수행의 뿌리와 그 뿌리의 힘이 커지면서 무엇이 깨달음에 유익하고 유익하지 않는지를 살펴 옳은 것을 선택함으로서 지혜가 더욱 더 자라나는 7가지 수행법이다.


첫째는 택법각지(擇法覺支)다. 이는 수행함에 있어 건강한 심리상태와 불건강한 심리상태를 유발하는 경우를 잘 알아차리고, 올바른 것을 선택하는 능력과 관련되어 있다. 비단 수행뿐만이 아니라 우리는 일상에서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선택에 부딪치게 된다. 그리고 그 선택의 순간들은 우리의 정신건강과 현실의 삶을 바꾸어 놓는다. 수행에 있어서는 영적성장을 돕고 지혜를 증장시키기도 하고 반대로 퇴보시키기도 한다.


둘째는 정진각지(精進覺支), 즉 자기조건에 맞는 효과적인 수행법을 통해 올바르게 정진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신체적 조건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고행을 한다든지, 건강을 헤쳐가면서 과도하게 특정한 신념, 행동, 태도를 유지하고 고집하는 경우다. 셋째는 희각지(喜覺支), 즉 그릇된 법이 아닌 참된 도의 기쁨을 얻는 것이다. 참된 기쁨은 앞의 단계에서 중도에 입각한 올바른 정진의 자연스런 열매다.


넷째는 제각지(除覺支), 즉 불건강한 심리상태를 유발하는 그릇된 견해나 번뇌를 끊고, 건강한 심리상태를 유발하는 올바른 견해를 증장시키는 것이다. 다섯째는 사각지(捨覺支), 마음이 특정한 대상에 집착하거나 치우치지 않고 평등하기 때문에 과거의 특정한 기억을 치우치게 기억해서 추억하거나 반응하지 않는다. 여섯째는 정각지(定覺支), 마침내 고요한 선정의 상태에 들어감으로서 번뇌망상으로부터 자유롭다.


일곱 번째는 염각지(念覺支), 선정(定)과 지혜(慧)가 고르게 내재화된다. 수행자는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상태를 잘 자각하기 때문에 마음이 고요하고 평화롭다. 또한 외부세계, 즉 살면서 부딪치는 현실의 모든 문제에 대해서도 명료한 자각과 인식을 갖게 된다.


칠각지는 우리가 앞에서 사념처, 사정근, 사여의족, 오근, 오력의 수행과정을 통해서 깨달음을 돕는 37가지 수행법 가운데 이미 22가지를 거쳐서 온 단계다. 그러기 때문에 앞의 과정들을 제대로 잘 닦아 왔다면, 올바른 법과 정진을 선택하고 참된 기쁨을 맛보는 일이나, 견해망상을 끊어버리는 일이 그리 어려운 작업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과정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부처님이 깨달으신 연기의 이치를 완전하게 아는 것이 아니라 알아가고 있는 단계다. 그래서 칠각지의 5번째 단계인 사각지에서는 한쪽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도적 입장에서 수행을 계속한다. 그 결과 마음이 이 극단에서 저 극단으로 산란하게 소용돌이치지 않고 갖가지 생각과 정서, 감정의 파도가 잠잠해지는 고요함에 들게 된다(정각지). 그리고 그러한 마음상태에서 직면하는 현실의 문제는 자연히 왜곡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비추어지게 되는 것이다(염각지).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37조도법의 마지막 단계인 팔정도(八正道, 8가지 올바른 깨달음의 길)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된다. 팔정도는 사성제의 마지막 단계로서 고통의 소멸을 실현하는 8가지 올바른 방법이다.

 

▲서광 스님
37조도법의 과정들을 처음부터 잘 실천하게 되면 팔정도는 따로 수행을 해야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수행의 결과로서 올바르게 보고(정견,正見), 생각(정사,正思), 말하고(정어,正語), 행동하고(정업,正業), 생활수단을 유지하고(정명,正命), 정진하고(정정진,正精進), 알아차리고(정념,正念), 흔들리지 않는 마음(선정,正定)에 이르게 된다.
 

서광 스님 동국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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