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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칠조도법-종합

기자명 법보신문

대인관계 속 수행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
37가지 실천수행은 선한 심리상태 유발

우리는 앞에서 깨달음을 성취하는데 근본 바탕이 되는 37가지 실천수행을 대략적으로 살펴보았다. 여기서 대략적이라는 말은 37조도법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수행 항목이기 때문에 말로서 장황한 설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대부분의 우리들에게 37 조도법은 초기불교 수행법이라고 여겨왔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다소 생소하고 거리감이 느껴지는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수행법이 행해졌던 시기만으로 초기불교, 대승불교, 또는 여타의 불교전통을 구분짓는 것이 마음을 닦고 깨달음을 얻는 일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각각의 수행법을 어떤 자세로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목적과 방향으로 나아가느냐 하는 점이다.


깨달음을 돕는 37조도법을 수행할 때, 이들 수행법들을 개인내적인 일에 국한시켜서 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실제 인간관계 속에서 적용해 볼 것인지를 사전에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것은 수행의 효과를 엄청나게 다르게 할 수 있다. 즉 출발부터 일상의 삶으로부터 벗어나서 번거로운 관계를 최소화하고 단순화된 환경속에서 닦을 것인지, 아니면 사회생활속에서 복잡한 인간관계와 더불어 일어나는 신구의 삼업을 알아차리고 닦을 것인지를 어느정도 염두에 두고 시작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37조도법을 수행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대인관계 속에서, 다양한 인간관계 역동의 맥락안에서 이루어질 때이다. 대인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역동은 안중에도 없고, 그냥 혼자서 화두를 챙기거나 자신의 내면만을 열심히 들여다보는 것은 자칫 고정되고 극단적인 성향을 도리어 강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4념처를 예로 들면, 부부관계, 가족관계, 도반관계, 직장동료와의 관계 등 수많은 관계를 통해서 순간순간 일어나는 몸의 감각, 느낌, 생각, 그리고 생각의 대상들을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렇게 알아차리는 궁극의 목적은 각각의 관계를 보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어가며 성장시키는 일이라는 사실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 사정근을 예로 들면, 인간관계에서 오는 갈등, 불안, 긴장, 화, 질투 등과 같은 불건강한 심리상태를 유발하는 요소들을 재빨리 알아차려서 방지하거나 제거하고, 사랑, 연민, 용서, 화해 등 건강한 심리상태를 유발하는 요소들을 증장시키는 것이 개인과 사회를 그만큼 건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37조도법을 일상의 삶과 인간관계를 통해서 수행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깨달음의 궁극에 연기의 가르침이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것이 연기의 도리라면 처음부터 연기적 존재, 연기적 머무름의 한가운데서 그것과 직면하면서 알아가는 것이 실제적이지 않을까 싶다. 애써 관계를 접고, 인위적으로 고요함을 찾아서 머문다하더라도 고요함속에서 고요함은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과 같아서 미워하는 자를 사랑하는 일이나 시끄러움 속에서 고요하게 머무는 것과는 어쩐지 차이가 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흔히 어떤 일을 시작해서 끝을 맺지 못하고 중도에 그만두게 되면 애초에 시작하지 아니한 것만 못하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37가지 실천수행은 하다가 그만두어도 하지 아니한 것보다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유익하고 큰 공덕이 된다.

 

▲서광 스님

왜냐하면 이들은 모두 우리 내면에 있는 건강하고 선한 심리상태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나아가서 그러한 선한 심리상태는 주변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전환시키는 에너지를 발산하기 때문에 큰 공덕이 된다는 뜻이다.
 

서광 스님 동국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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