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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슬기로운 신하

기자명 법보신문

“무엇으로도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죽음”

▲부처님이 들려주신 이야기란다.

프라세나지트왕에게는 100살에 가까운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왕이 변방을 살피러 가게 되었는데, 궁궐을 비우고 어머니 곁을 떠나면서 신하들에게 어머니를 부탁하였습니다.


그런데, 왕이 변방에서 돌아오기 전에 왕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두머리 신하 불사밀(不奢蜜)이 왕대비의 장례를 준비하면서 궁리를 했습니다.


‘효성이 지극하신 우리 대왕님께 이 급보를 그대로 알려서는 안 된다. 대왕은 어머니를 부르며 소리칠 것이며, 그 충격으로 식사를 전폐하고 주무시지도 못할 것이다. 그러다가 병을 얻어 마침내 대왕까지 세상을 떠나신다면 나라가 위태롭게 된다.’


불사밀은 우선 왕을 살릴 궁리부터 하였습니다. 수레 5백 대에 5백 벌의 옷과 5백 가지 보배를 실었습니다. 그리고 색깔과 그림이 아름다운 비단으로 상여를 만들어서 앞세우고, 5백 마리 흰코끼리와 5백 마리의 말, 5백 명의 보병, 5백 명의 바라문을 거느리고 변방으로 왕을 찾아 나섰습니다. 얼마쯤 가다가 보니, 변방 순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왕의 행렬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대왕께서 순회를 마치고 돌아오시니 백성의 행운입니다.”
신하 불사밀은 왕을 반갑게 맞았습니다.


“불사밀 총리대신, 나라 일에 수고가 많았소. 어머님은 건강하시오? 이 화려한 상여는 누구의 죽음에 쓸 것이오?”
“어떤 바라문의 모친이 돌아가셔서 그 장례 행렬입니다. 그런데 대왕님, 그 바라문은 저승의 염라대왕을 만나서 저 5백 마리 코끼리와 어머니의 목숨을 바꿀 거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어머니를 살려낼 거라 합니다.”
왕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안 될 소리. 죽음은 아무리 많은 코끼리를 준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오.”
“대왕님, 그렇다면 저 천리마 500필을 가지고도 안 될까요? 그것이 안 되면 5백 명의 군사로 바꾸겠다 합니다. 안 되면 5백 명의 보병과 바꾸려하고 있습니다.”
왕은 더 웃으며 말했습니다.


“어리석은 소리요. 죽음이란 마가라(크기가 섬과 같다는 큰 물고기)의 입에 들어가는 것과 같아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가 없소.”
“대왕님, 그래도 저 바라문은 염라대왕과 흥정을 해볼 생각이랍니다. 안 되면 저 수레 5백대와 바꾸자 해보든지, 그래도 안 되면 의복 5백 벌, 보배 5백 가지와 바꾸자 해볼 거라 합니다.”
프라세나지트왕은 다시 웃으며 말했습니다.


“말도 안 될 소리요. 죽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며, 면할 수 없는 것이 죽음이오.”
불사밀은 죽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라는 왕의 말을 잡았습니다.

“누구에게나 죽음이 있다면, 죽음을 그다지 슬퍼할 것은 아니겠습니다?”
“그렇소.”

그때에야 불사밀은 왕에게 왕대비의 죽음을 알리려했습니다.


▲신현득

“대왕님, 아십시오. 왕대비마마께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어머님이?”
“누구에게나 죽음이 있다 하지 않으셨습니까? 너무 슬퍼하시면 안 됩니다.”
프라세나지트왕은 놀라서 어쩔 줄 모르면서도 신하 불사밀의 충성이 고마웠습니다.


출처:증일아함18권 제26사의단품(四意斷品)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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