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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와 MB정부의 위기관리

기자명 법보신문

한 해가 저물어간다. 올해의 해 끝은 유난히 더 을씨년스럽다. 무역이 1조 달러를 넘었다지만 민생은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렵다. 정치는 더더욱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현 정부가 도덕적으로 완벽하며, 자신은 서민생각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고 했지만 국민들은 코웃음 칠 뿐이다. 한미FTA 비준안을 날치기 처리한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나라당은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사실이 드러나면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야당도 혁신을 바탕으로 통합하려 애쓰지만 아직은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우울한 세밑 풍경 속에서 새삼 평화를 생각해본다. 살롬(sa-lom;유대교), 에이레네(eire-ne-;그리스), 팍스(pax;로마), 화핑(和平;중국), 헤이와(平和;일본), 샹티(s、 a-nti;인도) 그리고 평화. 이 말들이 공통적으로 품고 있는 뜻은 정의, 질서, 친화, 평온, 편안한 마음 등이다. 평화를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정작 어떤 상태가 평화인지, 평화가 왜 필요한지, 평화를 위해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머릿속에 지식으로서의, 또는 추상적인 이념으로서의 평화와 일상 속의 평화와 평화운동은 서로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평화를 가장 단순하게 보면 전쟁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나라 사이의 갈등과 분쟁, 또는 전쟁이 없을 때 평화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쟁이 없는 상태가 바로 평화라고 하기는 어렵다. 한국전쟁이 끝났지만 한반도에 평화가 오지 않은 것처럼 전쟁이 끝났다고 바로 평화가 오는 것은 아니다. 전쟁은 왜 일어나는가. 많은 견해들이 있지만 전쟁수행이 ‘기업경영의 논리’를 따른다는 주장도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대이윤’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경영의 논리다.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전쟁은 결국 소중한 목숨을 해치고, 뭇생명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을 무너뜨리게 된다. 전쟁에 끌려 나가거나 휘말려드는 사람들은 고통을 겪지만 전쟁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이익을 얻기에 전쟁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전쟁을 결정하는 사람들 자신이나 자기 가족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있다거나 자신들이 먼저 죽어야 한다면 전쟁을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다.


한반도의 분단현실에 갇히지 말고 당위로서의 평화운동, 온 인류의 참된 삶을 위한 평화운동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평화는 한반도만의 과제가 아니라 온 인류의 염원이다. 그러나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들로서는 한반도를 덮고 있는 전쟁의 그림자를 걷어내는 것이 최우선과제이다. 동북아시아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보여주듯이 4대강국(미-일-중-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세계질서를 주도하려는 패권주의 미국, 군사대국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평화헌법 9조를 고쳐 재무장화 하려는 일본, 세계최강을 노리며 군비확충을 게을리 하지 않는 중국, 소련 해체 이후 다소 주춤했지만 최근 다시 부상하고 있는 러시아가 팽팽하게 맞서는 동북아는 세계에서 가장 군사적으로 뜨거운 지역이다. 이런 한반도의 평화,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를 뿌리내리는 일이야말로 인류평화를 위해 어느 것보다도 긴요한 일이다.


4년차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정책 성적표는 매우 불량하다. 한국사회 전반에 어두운 잿빛 그림자가 우울하게 드리워진 기간이었다. 나머지 1년만이라도 ‘혹시나’ 잘 해주기를 기대해보지만 ‘역시나’로 끝날 것으로 보여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남북관계는 악화되었고, 천안함, 연평도 포격사건 등 안보에서는 무능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죽음은 우리 정부가 정보관리와 위기관리, 안보에서 무능함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그 어느 때보다도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우리가 강조할 것은 한반도에 위기가 상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다. 이 위기를 잘 관리해서 평화의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것은 상당한 비용을 감수하면서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이다.


▲손혁재 상임대표

우울한 소식만 들려오는 해끝이지만 희망은 버리지 말자. 그래도 우리 앞에는 수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는 새해가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손혁재 풀뿌리지역연구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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