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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의 시대정신은 혁신과 변화

기자명 손혁재

이제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석 달이 채 남지 않았다. 4·11 총선을 앞두고 정당과 정치인들은 아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높은 건물의 벽엔 예비후보들의 커다란 펼침막이 내걸렸다. 새벽 약수터나 출근길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에는 어김없이 허리띠를 두른 예비후보들이 나타난다. 정치와 정당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어느 때보다도 큰 상황에서 각 정당들은 저마다 변화와 혁신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폭정으로 한나라당은 창당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 날치기 처리에 이어 선관위 누리집 디도스 공격 문제까지 겹쳐 한나라당은 흔들렸다. 다급해진 한나라당은 당헌 당규까지 바꿔가면서 박근혜 전 대표에게 매달렸다. 그러나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힘만으로 되살려내기에는 한나라당의 상처가 너무 크다. 안철수 바람에 흔들린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힘과 위상도 예전 같지 않다. 힘겹게 몸을 추스르던 한나라당은 돈 봉투라는 결정적 한 방에 다시 비틀거리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대통합을 추진하던 야당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으로 뭉쳤다.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가 모여 통합진보당의 깃발을 내세웠으나 진보신당이 합류하지 않아 진보대통합은 이루지 못했다. 게다가 진보정치세력의 설 자리가 그다지 넓지 않아 총선과 대선에서의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의 정세는 ‘MB 대 반MB’ 또는 ‘한나라당 대 반한나라당’의 구도로 움직여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민주통합당이 반MB 반한나라당 전선의 주도권을 쥘 것이다.


민주당은 시민정치운동세력, 노동운동세력, 복지운동세력 등과 손을 잡고 민주통합당으로 합쳤다. 민주통합당의 정당지지도가 한나라당을 앞지르기도 했다. 민주통합당의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흥행에 성공했다. 처음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국민이 참여했다. 당원이 아닌 수십만 명의 국민이 참여했고, 정당 사상 처음으로 모바일투표를 실시했다.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정치실험으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전당대회에서 선출한 한명숙 대표와 5명의 최고위원 구성도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일단 변화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다만 비정치권과 비민주당 진영에서 더 많은 최고위원이 배출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야당이 하나로 합쳤다고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의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반MB반한나라당’이라는 구호만으로는 국민 지지를 끌어들일 수 없다. 반MB연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이념, 새로운 가치, 새로운 정책, 그리고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야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혁신이 뒤따라야 통합이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민주통합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새로운 인물의 수혈이다. 안철수 바람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등장에서 보듯이 국민은 새로운 인물에 목말라하고 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조국 서울대 교수에 대한 지지도 같은 맥락이다. 낡고 썩은 정치에 물들지 않은 새로운 인물들을 얼마나 많이 끌어들이느냐가 민주통합당 혁신의 우선과제이다. 인적 혁신은 민주통합당을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으로 국민에게 비칠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국민들에게는 ‘도로 민주당’으로 비치고, 낡은 정치세력의 분장이라고 낮춰 볼 것이다.


인물의 혁신과 더불어 민주통합당이 해야 할 일은 정책의 혁신이다. 민주주의와 민생, 남북관계를 파탄시킨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에 그쳐서는 안 된다. 개발성장주의와 신자유주의를 토대로 움직이는 국정운영의 틀 자체를 바꿔야 한다. 노동이 존중되고, 생태의 가치가 실현되는 복지국가, 평화국가의 비전을 만들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 정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손혁재 상임대표
2012년의 시대정신은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다. 여전히 정치에서 한 걸음 물러서 있는 안철수 교수에 대한 지지가 해가 바뀌어도 식지 않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변화와 혁신에 성공하는 정당이 올해 치를 두 차례의 선거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손혁재 풀뿌리지역연구소 상임대표 nurison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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