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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외롭고 우울한 마음

기자명 법보신문

밝고 청결한 집안 분위기가 마음 속 고통도 치유

감정 교류할 친구 만들어야 
남편에겐 호소보다 대화를

 

 

▲히로나카 스님은 밝은 웃음과 따뜻한 분위기가 마음 속 고통을 치유한다고 강조한다.

 

 

Q. 혼자 집에서 아이들 키우니 우울증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어린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그런데 매일 매일 집에서 혼자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 너무나 힘들고 우울합니다. 마음에 여유도 점점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남편은 너무 바빠서 아이를 키우는 일이 완전히 제 몫이 되었습니다. 내가 하소연을 해도 일이 바쁘다고만 하고 들어주지 않습니다. 어제는 그런 남편의 태도를 무시한 채 계속 이야기를 했다가 결국 부부싸움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직장에서 일을 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집에 오면 저와 대화를 하고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길 바라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 속상합니다.


평소에는 잘해주는 남편입니다. 그런데 내가 힘들다고 하면 전혀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우는 나를 달래려고 하지도 않아서 더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친정어머니는 내가 이대로 가면 우울증이라도 걸리지 않을까 걱정하시는데, 어머니도 일이 바빠서 나와 천천히 시간을 내어 대화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만이라도 감사하며 열심히 아이들을 보려고 노력은 하지만, 잘 안 돼서 짜증날 때도 많습니다. 어떨 때는 아이들이 전혀 예쁘게 느껴지지 않고 심지어 미워보일 때도 있습니다. 또 아이와 놀아줄 마음이 생기지 않아 아이와 함께 놀기보다는 내버려두고 가사 일만 열심히 하기도 합니다.


요즘 텔레비전에서 아동학대 뉴스를 보면, 혹시 내가 그렇게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고, 너무나 무서워서 부엌에 있는 칼을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했습니다. 아무에게도 이런 고민을 털어놓을 수가 없고 너무나 불안하고 힘이 듭니다.
(일본, 33세 주부)


A. 하루 종일 혼자서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열심히 노력하는 당신에게 남편이 한마디라도 수고한다, 고맙다고 말을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친정어머니까지 바쁘시다니 혼자 견디기가 정말 힘들겠군요. 더욱이 항상 혼자 집안에서 아이들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 더 힘들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그런 당신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친구입니다. 내 편이 되어주는 친구를 만들어야지요.


친구를 사귀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당신이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통해서 친구를 사귀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요리교실도 좋고, 꽃꽂이도 좋습니다. 당신이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세요. 아직 아이가 어려서 여건이 안 된다면 나하고 문자를 주고받는 친구가 됩시다. 나는 항상 당신의 문자를 받으면 답장을 보내는 친구가 되겠습니다.


그럼 집안에서 남편이 당신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한 가지 물어보겠습니다. 당신이 집에서 요리를 할 때 앞치마를 두르고 합니까? 실은 요즘 요리를 할 때 앞치마를 두르지 않는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회 때 내가 항상 질문을 하는데,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한다고 대답하는 사람은 100명 중에 다섯 명 정도 밖에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앞치마는 정말 쓸모가 있는 도구입니다. 뜨거운 냄비를 잡을 때, 젖은 손을 닦을 때도 앞치마가 있으면 편리하지요. 하지만 이러한 기능은 단편적인 부분에 불과합니다. 중요한 것은 분위기입니다. 사소하지만 앞치마를 착용한다는 것은 가정적인 분위기를 한껏 내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앞치마를 두른 엄마의 모습은 집안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퇴근한 남편은 그런 당신의 모습을 보고, “오늘은 아내가 어떤 맛있는 음식을 만들었나보다”하고 관심을 가질 겁니다.


만약 사가지고 온 도시락을 집에서 먹는다고 해도 앞치마를 두르고 식탁에 도시락을 꺼내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항상 앞치마는 깨끗하게 빨아서 사용하도록 합시다. 어머니의 그런 마음 작은 씀씀이가 가정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것입니다.


가정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육(食育)’. 즉 식사교육입니다. 우리는 그저 배부르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닙니다. 주어진 음식에 감사하고, 가족이 모여앉아 따뜻한 정을 나누는 정서적인 시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식탁에 앉아서 맛있게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제일 소중한 시간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절에 오는 아이들을 보면 집에서 항상 혼자서 밥을 먹었다는 아이가 많습니다. 아무도 식사준비를 해주지 않아 매일 슈퍼에서 도시락을 사서 먹었다는 아이도 많지요. 혼자 밥을 먹는 외로움은 아이들 마음에 쌓이고 쌓여서 비뚤어진 행동으로 이어나갑니다.


함께 식사를 하며 쌓이는 마음의 교류는 아이들의 외로움을 치유해줍니다.
그리고 남편에게는 당신이 먼저 위로하는 말을 해주십시오.
집에 있는 당신의 고통을 울면서 남편에게 이야기 하는 것보다, 우선 가정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고 남편과의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남편의 공감을 훨씬 잘 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아침에 나가는 남편에게 꼭 밝은 웃음으로 오늘 추우니까 목도리를 꼭 두르고 다니라거나, 차를 조심하라거나 따뜻한 당부의 말을 한마디씩 전하는 마음의 여유를 갖도록 노력을 해보십시오. 당신의 그런 마음의 여유가 집안을 밝게 만들고, 밝아진 집안에서 남편과 당신의 마음도 따뜻해 져 점점 당신의 고통이 나아질 것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 부모가 지켜야할 일]

 

1. 생활속에서 청결함을 유지하자.
어머니가 신경을 쓰고 가족들의 청결함을 유지하도록 합시다. 어머니가 그렇게 마음을 쓰면 가족 모두가 기분이 좋아집니다.
2. 가계부를 쓰자.
오늘 무엇을 샀을까? 간단한 가계부를 쓰면서 일상생활을 뒤 돌아보면, 매일 똑같이 느껴졌던 생활 속에서 작은 변화를 알 수가 있습니다. 물론 그러는 가운데 아이의 변화도 느낄 수가 있겠지요.
3. 엄마의 손맛을 재현해보자.
당신이 어릴 때 먹었던 음식이 생각나나요? 당신 어머니의 손맛을 다시 생각하면서 그 음식을 만들어보세요. 요리법을 친정어머니에게 물어보고 아이에게 당신의 추억이 담긴 음식을 마련해주십시오.
그리고 당신이 어렸을 때 이야기를 아이와 아이 아빠에게도 해주십시오. 물론 외할머니의 이야기도 하면서. 손맛으로 이어지는 전통을 잘 지켜주십시오.

4.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자.
이것은 어머니만의 할일이 아닙니다. 아이 아빠도 짧은 글이라도 좋으니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습관을 가지십시오. 책 읽어주기를 초등하교 저학년에 끝내는 집도 많은데, 4~5학년까지 계속하는 것이 좋습니다.

 

▲히로나카 스님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이 아이들의 정서안정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됩니다. 뇌리에 남은 따뜻한 기억은 이 아이들이 청소년, 청년이 되어도 남아있을 것이며, 당연히 자라서도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할겁니다.


번역=도서출판 토향 도다 이쿠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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