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에서 지난 20여년 간 금지됐던 불교 축제가 다시 열려 민간 정부 출범 후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미얀마의 옛 수도 양곤에 위치한 쉐다곤파고다에서 2월22일 수 천여 명의 스님과 불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 축제는 부처님의 성도와 쉐다곤파고다의 건립을 기념하는 전통 축제 가운데 하나다.
미얀마를 장기 독재해온 군사정부는 쉐다곤파고다를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잇따르자 1980년대 말부터 이 축제를 금지시켜 왔다. 특히 1988년에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찌 여사가 쉐다곤파고다에서 군부를 비판하는 대중 연설을 해 50만명이 결집하는 반군부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총선을 통해 민간정부가 수립된 후 군부가 ‘보안상의 이유’로 금지해왔던 이 축제가 제기된 것. 22일 쉐다곤파고다에는 화려한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수 천여 명의 불교신자들이 모여들었다. 불교학자이자 행사를 주관한 킨 마웅예씨는 “1989년에 태어난 내 아들은 스물 두살이 되도록 한 번도 이 축제를 보지 못했다”며 “수년 동안 이 축제가 다시 열리기를 꿈꿔왔지만 이처럼 큰 축제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감히 생각지 못했다”며 감회를 밝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