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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대회 선수단 이기흥 단장

“감동 휴먼 스토리로 국민께 희망 전할 것”

“금10개·종합10위 목표…선수·스텝 모두가 영웅”

 

 

▲이기흥 단장

 


“제30회 런던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감동의 드라마를 불자와 국민들에게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기량을 선보여 본인은 물론 국가의 명예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을 아까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땀과 열정에 많은 격려와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선수단을 이끌며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종합 2위의 성적을 달성, 국민들에게 환희와 감동을 선사한 이기흥 대한수영연맹 회장이 다시 런던올림픽대회 대한민국선수단장에 선임됐다. 조계종 중앙신도회 수석부회장인 이 단장은 지난 2007년 체육인불자연합회 창립을 주도하는 등 활발한 신행·포교활동으로 지난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불자대상을 수상할 만큼 독실한 불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만큼 교계의 자부심과 기대도 상당하다.


런던올림픽 개막 2개월여를 앞두고 만난 이기흥 단장. 트레이드마크인 온화하면서도 부드러운 미소는 변함없었다. 그러나 힘찬 어투에서 이번 소임에 임하는 굳은 의지가 전해졌다. 제30회 런던올림픽에는 204개국 약 1만여명의 선수들이 25개 종목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겨룬다. 한국선수단이 내건 목표는 ‘10-10’.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내 종합 10위권 내에 든다는 것이다.


이 단장은 이번 올림픽의 테마를 ‘휴먼스토리’로 삼았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모두 혼신의 힘을 다해 한계를 극복하며 온갖 시련을 이겨낸 영웅들이고, 그 속에 국민을 감동시키는 휴먼 드라마가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때문에 메달의 색깔, 유무에 관계없이 모든 선수들은 박수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는 행정직원이나 물리치료사, 주방요원 등 음지에서 선수들을 뒷바라지해 온 사람들도 포함된다.


체육인불자聯 창립…불자대상 수상


“불가를 흔히 사부대중 공동체라고 합니다. 불교교단은 승가의 수행과 전법, 그리고 이를 외호하는 재가의 하나 된 노력으로 발전돼 왔습니다. 선수단 운영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선수와 감독, 코치는 물론 선수단을 지원하는 모든 구성원이 합심할 때 그동안 쌓아온 기량을 100% 발휘할 수 있고, 그 이상의 기적도 낳을 수 있습니다.”


이 단장은 체육계와의 만남을 “부처님께서 ‘불사(佛事)하라’며 맺어준 인연”이라고 했다. 그가 부처님을 만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죽음에 직면해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치료방법조차 찾지 못하자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 어머니는 아들을 둘러업고 집 근처 사찰로 달려갔다. 그러기를 며칠,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 덕분인지 간신히 목숨줄만 붙잡고 있었던 그의 몸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머니의 기도시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몸도 조금씩 회복돼 몇 달 뒤 병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후 어머니는 절에서 살다시피 하게 됐고, 그도 자연스럽게 불자의 연을 맺게 됐다.


불연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종립 보문고에 입학해 청담, 운허 스님으로부터 부처님의 가르침을 접하게 됐고, 군대에서는 군종병으로 3년간 부처님을 모시고 살았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생업전선에 뛰어들면서 불교는 그의 삶에서 조금씩 비켜갔다. 시간이 갈수록 쌓이는 세월의 간극만큼이나 부처님과의 거리도 멀어졌다. 그 즈음 또 다른 사건이 발생했다. 40대 중반의 그에게 안면마비 증세가 찾아온 것이다.


부처님 얼굴이 번뜩 떠올랐다. 곧바로 충북 괴산으로 향했다. 죽음의 문턱에서 아들이 살아난 후 어머니가 살다시피 한 곳이 바로 괴산 공림사였다. 당시 공림사에 주석 중인 탄성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내려놓는 수행에 집중했다. 쉽지 않았다. 마음 이곳저곳 불쑥불쑥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분노의 불길이 일었다. 비우고 닦고 낮춰갔다. 조금씩 평화가 찾아왔고 마음이 순일해지면서 몸도 가벼워졌다. 안면마비는 어느새 사라진 상태였다.


“가피죠. 부처님께서 두 번이나 제 목숨을 살려준 셈입니다. 그 때 원을 하나 세웠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불교발전에 헌신하는 참된 불제자가 되겠다는 것입니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현업에 복귀할 즈음 체육계로부터 대한근대5종연맹 부회장 소임을 맡아달라는 부탁이 들어왔다. 실은 열악한 단체운영을 지원해 달라는 구원 요청이었다. 고민 없이 승낙했다. 보시를 실천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를 시작으로 대한카누연맹, 대한수영연맹 회장을 연이어 맡았다. 모두 비인기종목에 메달과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항상 관심과 지원이 부족한 단체였다. 보시는 물론 인욕, 정진 등 육바라밀 실천의 기회로 삼고 단체운영과 선수육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체육인불자연합회가 창립하게 된 것도 이 같은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카누연맹 회장 재직시 전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으로부터 체육인 불자모임을 조직해 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3년여간 직접 전국을 순회하며 설립을 주도해 16개시도 지부를 조직하고 모임의 중심지 역할을 담당할 올림픽공원법당과 태릉선수촌법당을 세웠다. 그 결과 2007년 엘리트 체육인과 생활체육인, 유관기관 관계자 등 회원 3000여명을 보유한 체육인불자회가 창립됐다. 그가 체육계와의 만남을 부처님이 맺어준 인연이라 소개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체육인불자연합회 창립을 계기로 전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 스님으로부터 ‘보승(寶勝)’이라는 법명을 받았습니다. 2009년에는 중앙신도회 부회장으로 선출되면서 불교와의 인연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인연 따라 지은 일들로 포교대상에 최고의 영예인 불자대상까지 받게 됐으니 오히려 더 큰 가피를 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눔문화재단 설립 등 보시 실천도


그의 불사는 비단 체육계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소외된 이웃을 향한 자비행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03년 ‘청소년을위한나눔문화재단’을 설립해 소년소녀가장과 조손가정, 기초생활수급가정 청소년들의 교육 및 의료, 생활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체육인불자연합회에도 장학회를 설립해 유망주 발굴과 지원에 나서 현재까지 220여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부처님께서는 내가 있음으로 네가 존재하고, 네가 있음으로 내가 존재한다고 하셨습니다. 혼자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낮은 마음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행하니 주변에 도반이 모여들었습니다. 체육인불자연합회도 나눔문화재단도 모두 함께하는 도반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이 단장은 이번 런던올림픽 선수단장도 부처님이 주신 불사로 생각하고 낮은 자세로 심부름꾼을 자청하고 있다. 그는 이번 올림픽이 갖는 특별한 의미를 전하기도 했다. 런던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전인 1948년 처음으로 태극기를 앞세우고 출전한 올림픽대회 개최지였다.


“당시 선수단은 부산을 출발해 일본, 중국, 태국, 인도, 이라크, 이탈리아, 네덜란드를 거쳐 21일만에 런던에 도착했습니다. 60여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IT, K-POP 등을 통해 세계 문화강국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에 재방문하는 런던에서는 달라진 위상만큼 경기력은 물론 선수단 운영, 매너 등 외적인 면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선보여야 합니다. 또 대한민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역할에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 모든 일은 선수단의 힘만으론 한계가 있습니다. 불자와 국민 모두가 올림픽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낼 때 가능해집니다.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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