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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간화선(看話禪)

기자명 윤창화

화두를 주시해서 번뇌 망념 제거하는 선
깨달음은 청정함이 내 마음에 있음 인식

화두 즉 ‘무(無)’, ‘간시궐’, ‘마삼근’, ‘정전백수자’ 등 화두 참구를 통하여 깨달음에 이르는 선 수행법(공부법)을 ‘간화선(看話禪)’이라고 한다. 간화선은 중국 남송 때의 유명한 선승 대혜 종고(大慧宗, 1089~1163)에 의해 성립되었다. 그 이전엔 보리 달마 이후 중국의 전통적인 선(禪)인 조사선이 있었고 같은 시대에는 굉지 정각(宏智正覺, 1091~1157)선사가 만든 묵조선이 있었다.


그런데 간화선과 묵조선은 그 수행법이 상반되어 서로 대단히 비판했다. 그 문제는 ‘간화선과 묵조선’ 항목에서 쓰기로 하고 여기서는 간화선의 핵심과 그 참구법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간화선을 이해하자면 먼저 ‘간화(看話)’ 두 글자에 대한 이해가 급선무이다. 명칭은 내용을 압축하고 있기 때문에 명칭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없이는 내용에 대한 이해도 대충일 수밖에 없다.


먼저 ‘화(話)’는 화두를 말한다. 그리고 ‘간(看)’은 ‘주시하다’, ‘직시하다’, ‘바라봄’, ‘지켜봄’ 등을 뜻하는데, 대충 관찰하거나 주시하는 것이 아니고 예의주시하는 것, 주의(注意)하여 각찰(覺察)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간화선(看話禪)’이란 화두를 주시, 직시하는 방법으로 번뇌 망념을 제거하여 깨달음에 이르는 것인데, 흔히 ‘화두를 들다(擧話)’, ‘화두를 참구(究)하다’라고 한다.


‘간(看)’은 최근 위빠사나 수행에서 말하는 사띠(念, sati)와 같다. 사띠를 마음챙김, 알아차림, 주의집중, 깨어있음 등으로 번역하고 있는데, 원래 의미는 ‘잊지 않음(不忘)’ ‘억념(憶念, 기억하고 있음)’을 뜻한다.
어떤 것에 집중함으로써 번뇌 망상 등 잡념을 제거하는 것을 말하는데, 간화선 역시 화두를 주시, 직시 또는 화두에 집중, 몰입, 올인(all in)함으로써 괴로움, 증오, 분노, 욕망 등 번뇌 망상 등 잡념을 물리치고 마음의 평온을 얻는 것이다.


간화선을 만든 대혜 선사는 화두의 기능에 대하여 ‘대혜서장’ 답(答)부추밀 장(章)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어떤 납자가 조주에게 물었다.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조주 선사가 무(無)라고 답했는데, 이 한 글자(즉 無)야말로 허다한(수많은) 잘못된 지견, 지해(惡知, 즉 분별심, 알음알이), 망념(惡覺)을 꺾어버리는 기물(器物)이고 무기이다(僧問趙州. 狗子還有佛性也無. 州云, 無. 此一字者 乃是許多惡知惡覺底器仗也)”


또 답(答)진소경 장에서도 역시 “조주 선사가 무(無)라고 했으니, 이 한 글자는 곧 번뇌 망상의 생사심과 잡념을 잘라 버리는 칼이다(狗子還有佛性也無. 州云, 無. 遮一字者, 便是箇破生死疑心底刀子也)”라고 역설하고 있다.


요컨대 대혜 선사는 근심 걱정과 괴로움, 욕망, 분노 등 모든 번뇌 망상과 이것저것 따지는 분별심과 차별심 등 잡념이 일어나면 그 즉시 ‘무(無)’ 한 글자를 떠올려 직시, 주시, 집중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갖가지 분별심 등 잘못된 견해(惡知惡覺)와 번뇌망상(生死疑心) 등은 모두 쫓겨 달아나거나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머릿속에 항상 무자를 생각, 기억(記憶)하고, 오래도록 반복 되풀이하다보면 머리(생각)속에 ‘무’가 각인되어, 모든 번뇌 망상이 침범하지 못하게 되고, 더 나아가 번뇌 망념이 제거된 청정한 마음, 즉 불성을 되찾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깨달음이란 본래 청정한 마음이 내 마음속에 있었음을 확연히 인식하여 다시는 번뇌에 물들지 않음을 뜻한다. 다만 주의할 점은 ‘무’, ‘간시궐’, ‘마삼근’ 등 화두를 상념만 할 뿐, 절대 ‘왜 무라고 했을까’하고 분석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윤창화
화두를 예의주시, 주의 주시할 뿐 논리적, 학문적으로 이리저리 따지거나 분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무자화두’를 들고 있지만 기타 다른 화두의 참구법도 같다.
 

윤창화 changhwa9@hanmail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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