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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일념다념(一念多念)-4

기자명 법보신문

신란은 모든 것 모은 일념 강조
부처님 은혜에 감사하는 게 염불

신란의 사상 중 현저한 점은, 일념의 깊이에서 염불의 진정한 모습을 보았다는데 있다. 믿음에 충만한 일념에서 이미 왕생의 업이 이루어져 있음을 알았다. 정히 일념이라 하더라도, 염불의 모든 것을 모은 일념이다. 염불의 횟수가 아니라 질에서 그 의의를 보았던 것이다.


그러므로 제18원을 일반적으로는 ‘왕생의 원’으로 부르고 있으나, 신란은 ‘신락(信樂)의 원’으로 바꿔 불렀다. 염불은 칭명보다 먼저 신심을 의미했던 것이다. 칭명은 다만 보은과 감사(報謝)를 의미하는 수행으로 생각되었다. 일념에서 믿음을 결정하면 이미 성불의 지위를 얻은 것이어서, 그 후 염불은 보은을 위한 염불이라 말한다.


‘정신게(正信偈)’에서 “다만 항상 여래의 명호를 잘 외워서, 큰 자비와 큰 서원의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말하고, ‘구전초(口傳抄)’에서는 “진종의 핵심은 일념에 왕생하는 것으로써 그 연원을 삼는다. … 그렇다면 평소 일념에서 왕생을 결정한 뒤 부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다념의 칭명을 익히라 말한 것은 문증(文證)과 도리(道理)가 분명한 것이다. 만일 경전의 본문에 다념을 말했다고 한다면, 다념의 지극함은 어느 때라고 다시 정해야 하지 않겠는가.”운운.


‘탄이초’에서는 “일생동안 외우는 염불은 모두 여래의 자비로운 은혜를 갚고 여래의 덕에 감사하는 것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운운. ‘화찬(和讚)’에서는 “신심의 지혜에 들어가는 것이야말로,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몸이 될 수 있다.”운운.


‘어문장(御文章)’에서도 이르는 곳마다 이러한 가르침이 설해진다.


“…그런 뒤에 하는 염불은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고 감사하는 칭명임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다.”(1~7)


“왕생은 지금의 신력(信力)에 의해서 구제를 염원하는 것이 아니고, 그 옛날의 사무치는 은혜에 보답하고 감사하기 위해서, 내 목숨이 있는 한 보답하고 감사하기 위해서란 생각에 염불해야 할 것이다.”(1~3)


그러므로 진종의 가르침에 의하면 일념에서 왕생의 지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염불을 이어서 계속하는 것은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그 점에서 정토종의 다념과는 의미를 달리 해 온 것이다.


호넨 스님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수행과 믿음을 함께 중요하게 여겼지만, 그 중에서 ‘행’을 근본으로 했다. 그런데 신란 스님에게서는 그 위상이 바뀌어서 ‘신(信)’이 중심이 되었다. 그 결과 왕생을 위해서 행했던 칭명이 보은감사의 염불로 전환된 것이다.


그런데 염불이 보은과 감사를 위한 염불이 되어도 좋은 것일까. 염불 그 자체가 보답과 감사인 것은 아닐까. 억지로 믿음의 일념을 생각하기 위해서 다념을 보은과 감사만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올바른 것일까. 게다가 이 때문에 수행으로서의 염불이 소외되는 것은 아닐까.


무엇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 염불이 좋은 것일까. 보은감사라고 하는 목적을 앞에 두면 염불은 아직 순수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염불이 단지 염불로 좋은 것은 아닐까. 보은과 감사를 위한 염불을 염불이라 할 수 있을까. 일념 일념에 새로운 염불이 상속되는 때를 다념이라 불렀던 것은 아니었을까. 일념을 한 번의 염불로 보는 것은 올바른 것일까.

 

▲야나기 무네요시

일념은 숫자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닐 터이다. 숫자로 계산할 수 없는 세계에 있는 것이 진정한 일념이 아닐까. 이러한 물음에 대해서 잇펜 스님의 견해는 어떤 것이었을까.


 일본불교사연구소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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