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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불구덩이

기자명 법보신문

감각적 쾌락인 성욕
충족되지 못하면 고통
타는 불구덩이 보듯이
위험성 깨닫고 피해야


‘(시뻘겋게) 타오르는 불구덩이를 피하듯이’란 표현은 ‘숫따니빠다’ 제2품(Cūla vagga), ‘담미까의 경’에 나온다. 이 비유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성적 행위의 위험에 대한 것이다. 빨리어로 욕망을 나타내는 말은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서 성적 욕망을 나타낼 때는 까마(kāma)라는 말을 쓴다. 경전에서는 특히 성적 욕망에 대한 강렬한 추구를 나타낼 때 까마땅하(kāmataṇhā)라는 표현도 쓴다. 이 말은 (성적) 욕망의 대상에 대한 갈증(갈망)을 의미한다.


경전에는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성적 욕망의 위험을 말씀하신 내용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만큼 수행자에게 있어 ‘성’에 대한 욕망은 커다란 번뇌였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처님께서 만년에 암바빨리라고 하는 유녀(遊女)가 다른 유녀들과 당신을 방문하려는 것을 아시고는 제자들에게 “그대들은 마음을 바르게 하라. 어떠한 경우에도 관능적 욕망에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굳건히 마음을 제어하라. 뼈를 부수고, 몸을 태워도 악을 행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씀하셨다. 이는 아름다운 여인들이 수행처를 방문하였을 때, 수행자들이 자칫 욕망에 마음을 빼앗길 것을 염려하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단 수행자만이 아니라 재가자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성적 욕망이 갖는 위험을 ‘숫따니빠따’ 제4장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이제껏 그가 가졌던 명예와 명성을 다 잃게 됩니다. 이 일을 보고 성행위를 끊도록 공부해야 합니다.”


수행자에게는 성적 욕망 자체가, 재가자에게는 그릇된 성적 욕망이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하고 계신 것이다.


우리는 각종 매스컴을 통해 성직자나 유명한 인사들이 순간의 성적 욕망 때문에 평생에 걸쳐 쌓아 올린 명예와 명성을 잃고 세상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경우를 참으로 많이 본다. 이것은 성적 욕망이 커다란 쾌락을 가져다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욕망의 속성은 만족을 모르는데 있다. 만족을 모르는 것은 결국 고통을 유발하게 된다. 그렇기에 부처님께서는 성적 욕망을 포함한 모든 욕망이 고통의 원인이라고 보신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숫따니빠따’ 제4장 ‘욕망의 대상에 대한 경(kāmasutta)’에서는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감각적 쾌락의 길을 들어서 욕망이 생겨난 사람에게 만일 감각적 쾌락이 충족되지 못하면, 그는 화살에 맞은 사람처럼 괴로워한다.”


그리고 이어서, “발로 뱀의 머리를 밟지 않듯 욕망의 대상을 피한다”라는 비유를 통해서도 (성적) 욕망의 위험을 표현하고 있다.


‘타오르는 불구덩이를 피하듯이’나 ‘발로 뱀의 머리를 밟지 않듯이’나 같은 비유이다. 불구덩이를 보고 그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없을 것이며, 뱀을 보고 밟으려고 하는 자는 없을 것이다. 둘 다 나를 해치는 위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욕망을 보아야 한다.


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이러한 욕망을 부추기는 사회가 되었다. 우리가 욕망에 노출되면 노출될수록, 우리의 의식은 욕망의 대상이 앞에 나타나면 우리의 판단 기제를 거치지 않고 자동적으로 행동을 하게 된다고 한다. 즉 ‘강렬한 감정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생각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겨 버리면 아무런 자각 없이 자동적으로 반응’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필원 박사

그렇기에 우리는 욕망을 통제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와 욕망의 대상 모두를 불태워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이필원 동국대 연구교수 nikay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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