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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포교와 두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가피로 죽음 벗어난 뒤
불연 맺고 찾아온 인연
스포츠 불자 육성 계기


부처님과 인연은 초등학교 4학년 무렵, 죽음에 직면하면서부터 싹텄다. 심하게 ‘이질’을 앓았다. 당시 생각보다 병이 심각해 학교에도 나가지 못했다. 부모님을 따라 병원에 다니기를 반복했지만 차도가 없었다. 당시에는 다들 ‘죽는구나’하고 생각했지만 불교를 만나고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어머니 등에 업혀 집 근처에 있는 비구님 스님 사찰에서 불공을 올렸다. 땀과 눈물이 범벅된 어머니 모습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 기억이다. 어머니의 정성과 부처님 가피덕분이었던지 마침내 씻은 듯이 병이 나았다. 완쾌된 뒤로 어머니는 절에서 살다시피 하셨다.


불연은 종립 보문고로, 군종병으로 이어졌으나 생업전선에 뛰어들면서 불교는 삶에서 비켜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40대 중반에 찾아온 안면마미 증세가 내 삶을 부처님 앞에 무릎 꿇게 만들었다. 부처님 얼굴이 번뜩 떠올랐다. 어머니가 살다시피 한 곳이 충북 괴산 공림사였다. 탄성 스님 가르침을 따라 수행하면서 몸도 마음도 순일해졌고 안면마비는 어느새 사라졌다. “산 빛도 인아의 모습이요, 흐르는 물도 시비의 소리로다. 산 빛도 물소리도 떠난 곳에서 귀머거리, 벙어리로 평생을 살리라(山色人我相 流水是非聲 山色水聲離 聾啞居平生)”는 탄성 스님의 열반송은 항상 실상을 보고 부지런히 정진할 수 있게 하는 지침이 됐다.


그 무렵 체육계와의 만남은 부처님께서 ‘불사(佛事)’하라며 맺어준 인연이었다. 대한카누연맹 회장 재직 당시 조계종 전 총무원장 법장 스님이 체육인 불자모임을 조직해보라고 제안했다. 법장 스님은 수차례 스포츠 포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3년 간 전국을 찾아다니며 설립을 주도해 16개 시도 지부를 조직했다. 모임의 중심지 역할을 담당할 올림픽공원법당과 태릉선수촌법당을 세웠다. 스포츠 포교에 대한 원력은 2007년 결실을 맺었다. 엘리트 체육인과 생활체육인, 유관기관 관계자 등 회원 3000여명을 보유한 체육인불자회가 창립됐다. 불연이 체육계와 법장 스님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이뤄질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내 삶에 있어 또 다른 불연이 찾아왔다. 체구가 작은 한 스님의 말씀이 지금도 뇌리에 남아 있다. “처음도 포교, 중간도 포교, 끝도 포교다.” 조계종 전 포교원장 혜총 스님은 항상 포교의 현장에서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혜총 스님은 항상 포교 현장에 있었다. 포교원과 관련된 각종 신행단체와 직능단체 행사뿐만 아니라 여러 법회에도 스님은 늘 자리에 동참해 포교를 강조했다. 작은 체구가 무색하게도 여러 포교 현장에서 만난 혜총 스님의 원력은 수미산처럼 크게 보였다. 특히 혜총 스님은 내게 ‘보승(寶勝)’이라는 법명을 주시며 불자의 한 사람으로서 포교가 얼마나 중요한 불사인지 깨닫게 해줬다.


불교를 만나고 난 이후 인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것, 그것이야말로 부처님께서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독실한 불자였던 어머니 영향으로 나 역시 자연스럽게 불교와 인연을 맺게 됐다. 과분하게도 능력보다 많은 소임을 맡을 수 있었고, 무사히 그 일들을 하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이 같은 불교와의 인연 덕분이었다.


▲이기흥 회장
이처럼 지난 시간들은 불교의 품에서, 부처님과의 인연으로 살아온 길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걸어 가야갈 길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잊을 수 없는 스님들의 가르침을 늘 마음에 새기고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것이다.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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