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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탐욕

기자명 법보신문

마음에 꽂힌 욕망의 화살 뽑아버려야

식욕 등 오욕의 즐거움은
채우고 나면 다시 허기져
욕망의 그릇 차츰 덜어내
이타심 담는 지혜 갖춰야

 

당나라 때 현종과 안록산과 양귀비가 한자리에 앉아서 진실게임을 한 일이 있단다. 안록산이 현종황제에게 물었다. “천하가 모두 폐하의 것인데 폐하는 여기에서 더 바라거나 불만족스러운 일이 있습니까.” 황제가 답하였다. “천하가 비록 모두 내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무엇이든 나에게 가져오는 사람은 선하게 보이고 뭐든 달라고 하면 괘심하게 보인다.” 양귀비가 안록산에게 묻는다. “당신은 일인지하 만인지상에 있으면서 천하의 부귀를 다 누리고 있는데 그래도 아쉬운 것이 있는지요.” 안록산이 말하였다. “지금 내가 부귀와 영화를 마음껏 누리고는 있지만 그래도 언재나 내 위에 있는 한 사람이 거슬린다.” 당 현종이 양귀비에게 묻는다. “양귀비 당신은 황제의 총애도 받고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모두를 누리고 사는데 당신도 아쉬운 것이 있는가.” 양귀비가 말하였다.

 

“황제의 총애를 받고 부귀영화를 누리니 아쉬울 것이 없을 듯도 하지만, 그래도 젊은 장수들을 보면 한번 안아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의 욕망의 특성을 표현한 재미난 일화이다. 물론 역사적 사실은 아니지만 실제로 있을 법한 이 이야기에 비추어 우리를 되돌아 볼 수 있을 것이다. 황제는 천하가 모두 자기의 것인데도 탐욕을 일으키고 있다. 소유욕에 한계가 없음을 보여준다. 안록산은 부귀와 권세가 하늘을 찌르지만 그래도 더 높은 황제가 마음에 거슬린다. 권력욕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양귀비는 쉽게 만족하지 못하는 성욕의 특성을 보여준다. 우리는 여러 가지 욕망의 결핍과 충족을 반복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간다. 이정도면 만족할 줄 알았던 나의 마음에 욕망이 점점 커져서 계속 배고픔을 느끼게 한다. 충족을 통해 만족을 얻으려 하지만 계속되는 결핍감을 벗어날 수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경문을 보자.


“오욕의 즐거움을 느낄 때면, 중생들이 욕망의 화살을 뽑아버리고 영원히 안락하고 평화롭기를 발원해야 한다.”
‘오욕의 즐거움을 느낄 때면’에서 ‘오욕’이란 식욕, 재물욕, 명예권력욕, 수면욕, 성욕의 다섯 가지 욕망을 말한다. 욕망은 허기를 일으키고 허기는 고통을 느끼게 한다. 부처님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괴로움이 바다처럼 크고 많다는 뜻으로 ‘고해’라고 부른다. 우리는 배고픔 등의 만성적인 괴로움에 일시적인 진통효과를 갖는 음식 등을 공급하며 그 순간에 즐겁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즐거움은 고통의 진통효과일 뿐 진정한 행복은 아니다. 그리고 우리는 여러 가지 진통효과가 나는 음식이나 재물, 성, 명예, 수면 등을 이용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진통효과는 떨어지고 더 강력한 진통제를 찾는다. 욕망의 충족을 즐거움이라고 생각하고 추구한 삶이 충족에 의해 더 커진 욕망의 노예가 되어간다. 그리고 커져가는 욕망을 더 이상 충족시킬 수 없을 때는 고통과 함께 좌절을 느낀다. 더 커져가는 욕망은 욕망에 비례해 커지는 화살에 비유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욕망인 식욕과 재물욕에 대해 살펴보자.


식욕은 음식물에 대한 욕심을 말한다. 음식은 우리의 몸에 영양을 공급해 생명과 건강을 유지해 준다. 우리가 음식으로부터 얻게 되는 가장 크고 중요한 이익이 된다. 우리는 음식의 영양분으로 생명과 건강을 얻는 외에 맛, 포만감, 멋, 가격 등을 함께 생각한다. 가격 대비 맛, 포만감, 멋 등을 추구하는 현대의 음식재료는 대량생산 대량유통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짧은 시간 좁은 면적에서 적은 비용으로 대량생산을 하려면 생산품의 실질적인 질이 많이 떨어진다. 식물에는 화학비료, 화학농약, 성장촉진제 등을 써서 작물을 재배하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동물에는 성장호르몬, 항생제 등과 발육에만 도움이 되고 건강은 도외시되는 사료를 쓰는 비율이 늘고 있다. 이와 같은 성분은 식재료에 그대로 남아 있다가 우리의 몸으로 들어온다. 이런 음식에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우리는 생명과 건강을 해치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 우리의 생명과 건강을 도와주는 소박한 음식에 만족하는 상태로 돌아가기에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정으로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행위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재물욕은 재물에 대한 인간의 소유욕을 말한다. 소유욕의 한계는 없다. 백두산만한 황금덩어리로도 한사람의 욕망을 충분하게 채워줄 수 없다. 욕망은 채워주면 만족과 적응과정을 거쳐 다시 더 커져서 결국 부족함을 느끼는 단계로 순환을 한다. 그리고 더 커진 욕망과 마주한다.


화살에 맞아 고통이 발생되었으면 상처가 덧나지 않게 그 화살을 제거해야 한다. 커져가는 욕망의 화살은 그대로 두고 더 강력한 진통제만 투여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도암 스님

욕망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우리는 욕망의 크기를 줄이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자신의 욕망주머니는 작게 만들어가면서 타인에 대해서는 커다란 이타심을 키워, 자기 자신은 쉽게 만족할 줄 알고 타인과는 공생의 삶을 살아가는 지혜로운 현대인이 되어 ‘욕망의 화살을 뽑아버리고 영원히 안락하고 평화롭기를’ 희망한다.

 

도암 스님 송광사 강주 doam19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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