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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buruna.org’ 관리지기 서재영 씨

네티즌 10만 접속

‘설법 제일’ 부루나 존자,인터넷 속에 환생 하시다




인터넷 초심동자가 인터넷의 한 귀퉁이에 자신만의 공간가족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처음엔 하루에 한 두 사람 정도가 다녀갈 뿐 눈여겨보는 이는 없었다. 그러나 ‘인터넷 초심동자의 공간’은 다녀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져 금새 10여 명을 넘어섰고 그 수는 100명에서 1만 명으로, 다시 10만 명으로 늘었다.

인터넷 세상의 부루나 존자를 꿈꾸는 서재영(37·법명 경일) 씨가 98년 2월28일 문을 연 ‘따따따(www).buruna.org’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젠 흔해빠지다 못해 초등학생도 운용할 수 있게 된 인터넷 홈페이지에 관한 이야기에 왜 이리 호들갑이냐”면서 힐난하는 이도 없지 않겠지만 서재영 씨와 그의 부루나 홈페이지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하루 평균 100여 명의 네티즌 불자들이 ‘개미가 제집 드나들 듯 밀려드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홈페이지의 모양새야 그닥 깔끔하고 매끄럽지는 못하지만 초심 불자들이 부처님의 법을 바르게 신해행증(信解行證)할 수 있도록 이끄는 자상함이 곳곳에 배어 있어 ‘마음 푹 놓고 두 다리를 뻗고 누울 수 있는 고향’을 연상케 한다.

인터넷 세상에선 결코 많은 숫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홈페이지 개통 2년만에 10만여 명에 달하는 불자 네티즌의 눈길을 끈 서재영 씨와 인터넷과의 만남은 ‘정한 이치’라기보다는 ‘주체할 수 없는 시간을 쉽게 허비할 수 없다’는 ‘개운치 않은 몸부림’에서 시작됐다.

재정 악화로 허덕이던 불교텔레비전의 PD로 근무하던 98년, 그 역시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3개월 짜리 순환휴직’을 비켜갈 순 없었다.

“98~99년도만 하더라도 인터넷 홈페이지가 많지 않았어요. 시간도 많고 해서 인터넷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지요. 처음엔 인터넷이 뭐가 뭔지 도통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홈페이지를 개통하고 가족 사진과 부처님 말씀 중 누구나 좋아할 만한 구절을 하나씩 올렸지요.”들불처럼 ‘인터넷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인터넷을 가르치는 학원도 성황을 이루었지만 그는 독학으로 자신만의 인터넷 세상을 일구었다. 돈을 많이 들여 개설한 세련된 홈페이지에 비해 ‘부루나 홈페이지’가 유달리 투박한 것은 그에겐 웹 디자인에 관한 전문 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응은 기대이상이었다.

“우연히 부루나 홈페이지에 들렀다가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습니다. 절에 가면 스님들이 법문보다는 불사에 관한 이야기만 해 거북했습니다. 교리 공부를 위해 어떤 책을 보아야 하나요.” (aotlfwn48@jubu21.net)“답변 주시어 감사합니다. 지난 일요일 남편과 시골에 다녀오다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았습니다.…다음 생엔 어릴 때부터 출가해 부처님의 제자가 되고 싶습니다.” (초심 불자)‘부루나 사이트’를 다녀간 이는 변한다.

불교의 진면목을 참구하는 선재동자가 된다. ‘佛敎’의 ‘佛’자도 몰라 ‘출가가 대체 무엇이냐’고 물었던 한 초심자가 며칠 후 ‘보살행’과 ‘선’에 대해 묻는가 하면 불교의 근본 원리를 캐기도 한다. 모두가 잠든 새벽 2∼3시, 변화하는 불자들의 모습을 확인할 때가 바로 서재영 씨가 ‘부루나 관리지기’로서 가장 큰 보람을 음미하는 시간이다.

“저의 홈페이지는 초심 불자를 위한 길라잡이를 지향합니다. 불자라면 누구나 알 것 같은 ‘만’(卍)에 대해 부끄러움 없이 질문할 수 있는 ‘질문과 대답’(Q&A) 코너나 스님들의 잔잔한 수행을 엿볼 수 있는 ‘산사 이야기’ 등이 특히 인기를 끄는 이유도 초심 불자를 위해 만든 부루나 사이트의 특징일 것입니다.”티베트 불교 문화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라닥의 모습이나 영천 은해사에서 대중 생활을 하고 있는 스님의 수행담, 禪에 관한 논문, 현실에 알맞은 설법-포교 방법 등 살아 숨쉬는 불교가 망라되어 있는 ‘부루나 홈페이지’를 가꾸기 위해 서재영 씨는 밤을 새고 부인 오호선(36·아동동화비평가) 씨의 손을 빌었다.

‘2001년 2월 14일 현재 방문자 수 103,040명’. 밤을 낮같이 지새며 쌓은 ‘불심 공덕’은 네티즌 불자들의 ‘클릭 수’와 사찰, 불교 기관의 관심으로 나타났다. 한국선학회를 비롯한 도서출판 불교시대사, 서울 불광사 [불광법회], 월간 『불광』, ‘동곡당 일타 스님’ 등 5개 기관의 홈페이지를 직접 맡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수행에 진력하기 위해 세간의 온갖 때를 훌훌 털어 내기도 했다”는 서재영 씨는 인터넷 세상에서 보다 많은 네티즌들이 불교를 이해하고 맛보기를 꿈꾼다. 그래서 그는 2억3000만 명의 인류가 정보를 수집하고 제공하는 인터넷 세상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포교방법론’을 구상 중이다.

동국대 일반대학원 선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평범한 불자이기도 한 그의 머리 속이 항상 ‘부처님이 인터넷 시대에 적합한 법문을 어떻게 하셨을까’란 고민으로 가득한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이다.



그가 ‘인터넷 포교’에 집착하는 이유

“월 4만원이면 포교당 운영 거뜬 이만하면 수지 맞는 장사”

불교 텔레비전에서 5년간 근무한 후 3년째 ‘인터넷 포교사’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서재영 씨는 인터넷 세상에서의 포교 활동을 ‘가장 경제적인 사업’에 비유한다.

“매월 4만원이면 수천, 수만 명의 네티즌 불자들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인터넷으로 돈을 벌어 보겠다’거나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을 아예 접었다.

“부처님 말씀을 인터넷 세상에 펼쳐 보이겠다”는 초발심이 돈에 얽매여 자칫 흠집이 날 수도 있기에 그의 ‘인터넷 포교’를 향한 순수한 마음은 더욱 단단하다.

“설법제일 부루나 존자의 모습을 인터넷에 나투게 하겠다”는 그는 요즈음 성공의 잣대가 되는 ‘명예’나 ‘돈’과는 가깝지 않다.

선학과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시간을 아껴야 하지만 불교 기관이 의뢰한 홈페이지 관리를 소홀히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물론 5개 기관의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일이 큰돈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서재영 씨와 그의 부인 오호선 씨는 오늘도 방 한 켠에 자리잡은 컴퓨터 앞에서 끊임없이 클릭을 할 것이다. ‘수지 맞는 인터넷 포교 장사’를 위해.



글 남배현 기자·사진 황 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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